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16.80
Description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서윤빈의 첫 장편소설
100년의 기억을 가진 트랜스휴먼들의 짧은 러브 스토리
“존재통에 관한 환상적이고 더없이 지적인 이야기” _문보영(시인)

2022년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SF”(김보영)라는 심사평을 받았던 서윤빈이 첫 장편소설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래빗홀, 2024)을 출간한다. 앞서 출간한 《파도가 닿는 미래》 《날개 절제술》 두 권의 소설집을 통해 기술의 발달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자신만의 청사진을 내놓았던 작가는 이번에는 긴 호흡으로 트랜스휴먼들의 러브 스토리를 선보인다. 기술의 발전 덕택에 생명과 젊음을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한 세계, 젊음마저 충전 가능한 자본으로 취급하는 작품 속 미래상은 놀라울 만큼 정교하고 현실적이다. 작가는 이 참혹한 세계 속에서 연결되고 사랑하는 인간들을 통해 “‘사랑보다는 생존이 먼저인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의심 없이 사랑할 것인가?”(문보영) 묻고, 또 이에 대한 작가의 낭만적 특장이 돋보이는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

서윤빈

저자:서윤빈

고려대학교에서전기전자공학을전공했다.〈루나〉로제5회한국과학문학상중단편부문대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파도가닿는미래》《날개절제술》이있다.

목차


영원한저녁의연인들
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가장젊은SF작가가선보이는
가장먼날의사랑

개인적으로나사회적으로나언제나늙음을의식하고사람들이좋게나이들공간을마련해줘야한다고생각해요.그래서기회가될때마다제가속한코호트에서멀리떨어진사람들에관해생각하기위해노력합니다.이번소설도그연장선이라고생각하시면될것같아요.(저자인터뷰중)

제5회한국과학문학상대상수상작가서윤빈이첫장편소설《영원한저녁의연인들》을선보인다.이소설의주인공유온은100년이상의삶을살아왔으나,임플란트장기덕분에신체적노화를거의겪지않은트랜스휴먼이다.1997년생,현재한국문단에서활동중인작가들중가장젊은세대에속하는소설가서윤빈은100여년의기억을가진인물의사랑이야기를그리며,자신이경험하지못한시공간을향해과감한발걸음을뗀다.

심장임플란트1년플랜:105억원
정교하고현실적인의료디스토피아

작품의배경은이론적으로는영생이가능해진미래다.사람들은몸속의장기를임플란트로대체하고새피부를얻어젊고건강한신체를유지한다.단,문제는여기에적지않은비용이든다는것이다.장기임플란트를유지하는비용은개인의나이와건강상태에따라달라지고,특정한시점에이르면천문학적으로불어난다.이를결정하는주체는바로국가인데,국가는개개인에게‘건강점수’를부과하여생존의값을매긴다.그렇게결정된비용을감당할만큼충분히부유하지않은사람들은임플란트구독종료로인하여죽음을맞아야하는것이다.작품속세계에서이는이상하거나드문일이아니다.“‘생명은존엄한것이며그무엇도사람목숨보다소중할수는없다’같은말”(pp.225~226)을누구도믿지않는세계,생명을유지하려면대가를치르는것이당연한상식으로받아들여지는디스토피아가도래한것이다.

주3회이상음주하거나한번음주하더라도과음하면-1점.하루30분이상운동하지않으면-1점······수많은리스트가끝도없이이어져있다.이나라는전통적으로가점은적고감점만수두룩하다.부당한생명정치라고반발하는이들이없었던건아니나,늘그렇듯그건반발하는이들이바르게살지않은탓이라고비난하는목소리도만만치않게컸다.(p.54)

사실작품속의세계는2024년의한국과그리동떨어져있지않다.세계최저출생률을기록중이며,이에대한대책을마련하지않는정부,낮아지는출생률마저개인의이기심혹은불성실함에서원인을찾는한국사회의풍조는작품속세계가“정말로가능한미래중한가닥”(작가인터뷰중)임을여실히보여준다.

모든것을빼앗긴인간들에게마지막으로남은것
망가진세계에대한낭만적회복

주인공유온은‘가애’라는방식으로삶을연장해온인물이다.가애란,임플란트장기유지비용때문에죽음을목전에둔이에게마지막연인이되어준다음,이들이죽으면유산을얻어내는일을뜻한다.천문학적인비용이필요한장기임플란트구독시스템,길어진수명과고립된개인들이빚어낸,미래형직업혹은관계인셈이다.그러나직업적냉정함을유지해왔던유온의가애인생에뜻밖의장애물이나타난다.자신의진솔한모습을거리낌없이내비치는‘성아’에게서예기치못한끌림을느낀다.성아는유온과마찬가지로가애이며유온보다젊은인물이므로,유산을남겨줄사람을찾아야하는유온에게이감정은치명적이다.그러나한번자신의내면으로시선을돌린유온은좀처럼예전의“사랑받는재주가있”(p.35)는남자로돌아가지못한다.유온은비로소자신이과거의“모든순간,나는내가아니었”(p.248)음을깨닫는다.

나는그녀의눈동자에녹색이살짝섞여있다는사실을발견했다.성운이별빛을머금었다가내보내듯한시절을지나온눈이었다.나는내가지금의나에관해서는단한번도이야기해본적없다는사실을깨달았다.(p.258)

고령화와자본화된의료시스템,개인의신체마저자신의노력과관리의영역으로만치부하는사회가빚어낼수있는고요한디스토피아를구현한이소설은그와함께가장낭만적인방식을통한인간성회복을보여준다.이는한국SF문학장의새로운기수서윤빈이자신의문학세계를조형하는방식이기도하다.그는세계를바라보는날카로운시선과인간에대한믿음과긍정을통해자신만의미래상을완성시키며,독자들에게새로운과학소설의가능성을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