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책방 골목

환상의 책방 골목

$12.00
Description
햇살 쨍한 오후, 길을 헤매다 들어선 골목에서 발견한 환상의 책방들

상상 그 이상의 미래를 보여 주는 사차원 책방,
선택받지 못하고, 잘 팔리지 못한 책들이 모인 무덤 책방,
인생에서 의미 있는 것을 찾게 돕는 심야 책방,
책들 속에 갇힌 저주를 풀어야 하는 유령 책방,
마음속 깊이 숨은 용기를 끌어올려 주는 덕후 책방.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모험이 시작된다.

평범하고 따분하기까지 한 동네 골목 어딘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환상적인 책방들! 입시에 쫓겨 책방과의 추억을 잃은 우리 청소년들을 위해 뛰어난 필력을 자랑하는 5명의 작가들이 독특한 이색 책방을 그려냈다. 사차원 책방, 무덤 책방, 심야 책방, 유령 책방, 덕후 책방… 어느 문을 열든지 놀라운 모험과 함께 새로운 꿈과 희망, 따스한 위로가 당신을 감싸고 얼어붙은 심장을 뛰게 할 것이다.

저자

김설아,이진,임지형,정명섭,조영주

2004년「현대문학」신인추천단편소설부문으로등단했다.지은책으로는장편소설『공작새에게먹이주는소녀』,단편소설집『고양이대왕』,『안드로메다구하기』가있다.그외에앤솔러지『피크』,『캣캣캣』,『당신의떡볶이로부터』,『환상의책방골목』,『마이너스스쿨』,『은하환담』에참여했다.

목차

작가의말

사차원책방과빙글빙글괴물_김설아
모노크롬하트를찾아서_이진
핑크래빗백과심야책방_임지형
어느날갑자기책방유령_정명섭
크리링을훔치는가장완벽한방법_조영주

출판사 서평

우리모두의비밀아지트!
소중한꿈과따뜻한위로를선물한
환상의책방으로당신을초대합니다
미국의시인이자사상가인랄프왈도에머슨은“가장발전한문명사회에서도책은최고의기쁨을준다.독서의기쁨을아는자는재난에맞설방편을얻은것이다.”라고하였다.그러나미디어의발달과급변하는사회분위기속에서책은그자리를점점잃어가고있다.요즘청소년들중에서점에찾아가서읽고싶은책을고르는경우가얼마나있을까.모르긴해도교재나참고서를살때를제외하고서점에가는경우는드물것이다.
이에청소년문학을대표하는다섯명의작가들이의기투합했다.각자의추억과꿈,상상을담은책방이야기를써서기쁨과위로를선물했던그비밀아지트를청소년들에게들려주기로한것이다.책방주인의개성이곳곳에스며들어아기자기하게꾸며진동네책방들,거기엔기다림이있고,희망과기적이있다.알수없는내일에불안하고,반복되는지루한일상에생기를잃어가는우리청소년들에게이정표가되어주고,깜깜한밤하늘의별처럼희망을심어줄세상에하나뿐인책이기다리고있을것이다.이렇듯거창하지않더라도책방이라는공간이주는아늑함과신비로운분위기에잠시취하고훗날추억할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

시간이흘러도잊히지않는공간,
우리모두의이야기가있는그곳
파리를사랑하는사람들에게이제는성지가되어버린셰익스피어앤드컴퍼니,100년의역사를지닌이서점은헤밍웨이,피츠제럴드,앙드레지드등많은작가들에게사랑받았던곳이다.흥미로운것은이서점은겉으로만보면우리나라의흔한동네책방과같다는것이다.
책방은단순히책을사고파는공간이아니다.작가와독자가일차적으로이어지고,사람과사람이이어지고,꿈과꿈이이어진다.〈사차원책방과빙글빙글괴물〉에서는자발적아웃사이더인미지와미래에서온사차원책방이등장한다.질문충이라불리며친구들사이에서도놀림받던미지에게는자신도몰랐던숨겨진재능이있었다.마음껏상상할수있는힘이그것이다.〈모노크롬하트를찾아서〉에서는누구도기억해주지않는책들이모여있는무덤책방이라는공간이나온다.부모의이혼으로상처입은슬언은버려진책들의신세가꼭자기와같아우울해하지만,비관하지않고스스로이야기를써내려갈힘이있음을알게된다.〈핑크래빗백과심야책방〉은친구들사이에서따돌림받지않기위해무리해서핑크래빗백을구하러다니던주인공이심야책방에찾아왔다가삶의귀중한지혜를얻는이야기다.친구들무리에서벗어나지않으려는마음에자기의지를포기한다면,결과적으로더소중한것을잃어버리게되리라는것이다.〈어느날갑자기책방유령〉은책을끔찍하게싫어하는아이이든에게책읽는기쁨을선물하고,〈크리링을훔치는가장완벽한방법〉은자신에게실망하고어긋난마음을가진해환이좌절감을극복하고다시꿈을간직하게되는이야기다.
《환상의책방골목》은우리주변에서흔히만날수있는친구들의이야기이다.누군가는여기에서희망을품고,누군가는위로를얻고,누군가는추억을담을것이다.우리의삶과일상이품고있는다채로운이야기를주고받는책방의역할이여기에있음을기억하자.햇살좋은날,환상의책방골목을함께거닐다자신만의환상책방을꼭만나길바란다.


추천사
그곳엔비밀이있다.발을딛는순간모험이시작되는곳.어떤이는빨리등을돌리지만,
어떤이에게그곳은세상의전부다.평범하게위장된겉모습에많은이들이스쳐지나가지만
비밀을캐는자,사랑을얻고인생을깨닫게되리.오래된책들의집과그골목에서.
다섯명의작가가차례대로건네는힌트를따라환상의미로를걸어보길권한다.
책을덮은후에는진짜로길을나서보길,우리동네환상의책방들을찾아서.
_백창화숲속작은책방대표



<책속으로

기묘한공간이었다.겉으로봤을때작은방이겠지했는데들어서자예상보다넓었다.걸음을옮길때마다방이조금씩밝아졌다.하얀바닥에하얀벽.그뿐이었다.미지가물었다.
“진짜책방맞아요?”
예은이말했다.
“음,여기는복합공간이랍니다.독서실에서책을읽고식당에서식사도하고응접실에서쉬다가작업실에서글을쓸수도있죠.책을모아둔서가도있어요.작가한사람을위한공간으로꾸며진책방이에요.
-본문27쪽,〈사차원책방과빙글빙글괴물〉중에서

실망한채돌아서려던슬언의눈에문득어슴푸레한불빛이보였다.오래된상가건물이흔히그렇듯계단이있는1층입구는열려있었다.불빛은지하로이어지는계단아래쪽에서새어나오고있었다.슬언은가로등옆에자전거를세워놓고건물지하로슬금슬금내려가봤다.
계단은길고깊었다.얼마내려가지않은것같은데갑자기사방이동굴속처럼어두워졌다.당황한슬언은걸음을멈추었다.그러자저만치앞에다시희끄무레한불빛이나타났다.
-본문65쪽,〈모노크롬하트를찾아서〉중에서


“미안해,해미야.이번에는이해해주라.다음번에해줄게.”
“싫어.그건부탁이아니잖아.”
심장이쿵쾅거리는것을숨기며,쥐어짜듯용기를내서해미의말을거절했다.그랬더니어느새나는아이들의경계선밖으로밀려나있었고,혼자가됐다.그제야정신이번쩍났다.내가무슨짓을한걸까?
해미와화해하기위해서몇번이나대화를시도했지만잘되지않았다.어른들은고등학생의삶을우정과꿈,낭만으로표현하지만,실제는정글이었다.무리에서밀려난개체는정글에서살아남지못한다.그런생각을하니저밑바닥서부터서운함과억울함,그리고분노가치밀어올랐다.해미에게잘보이기위해서애쓰는나자신에게혐오감도일었다.
딸랑!
아까보다더경쾌한풍경소리가책방안으로울려퍼졌다.그소리가나를퍼뜩깨웠다.
-본문119쪽,〈핑크래빗백과심야책방〉중에서

“뭐지?진짜유령이있나봐.”
부들부들떠는예진누나의혼잣말을들은이든은배를잡고웃었다.그러면서팔로책장을흔들자책들이우수수떨어졌다.파랗게질린예진누나가황급히휴대전화를챙겨밖으로도망치듯나갔다.그모습을본이든은신이나서방방뛰다가갑자기어지러움을느꼈다.양손으로머리를움켜쥔이든이중얼거렸다.
“영혼한테빈혈이웬말이야?아니면두통인가?”
책장에서훌쩍뛰어내려서이든의옆에살짝안착한알리나가꼬리를흔들며말했다.
“그건빈혈이나두통이아니야.”
“그럼?”
“영혼의힘이약해지는거지.”
말도안된다고대꾸하려던이든은무릎에힘이빠지면서바닥에풀썩주저앉고말았다.
-본문150~151쪽,〈어느날갑자기책방유령〉중에서

해환은반성했다.다시는아무것도훔치지않겠다고생각했다.결심은쉽게무너졌다.이사를오자마자크리링을훔쳤다.엄마의입원과아빠의대성통곡을봤다.진심으로반성했다.돌려주기로마음먹었다.그래놓고지금또건프라로손을뻗고있었다.이러면안된다고생각하는데도손이가는것을막을수없었다.마치무엇에홀린것처럼손이저절로움직였다.결국해환의손은건프라를집어캔버스가방에넣어버렸다.
‘대체왜이러는거야.꺼내.다시제자리에돌려놔.'
해환은바들바들떨면서손을움직이려고해봤으나손은꼼짝도하지않았다.해환과다른의지를가진것처럼가방안의건프라를꽉쥐고거부했다.
-본문201~202쪽,〈크리링을훔치는가장완벽한방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