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18.80
Description
노예, 탈출 전문가, 살인자, 테러리스트, 스파이, 연인, 어머니……
세 개의 국적, 여덟 개의 얼굴
살기 위해서는 잊어야만 하는 것들이 있었다
한 요양원의 치매 환자 구역에 흙을 먹는 걸로 악명 높은 노인, ‘묵 할머니’가 입원해 있다. 묵 할머니는 요양사에게 부고를 써달라고 부탁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요약하는 “여덟 단어”를 들려준다. 노예, 탈출 전문가, 살인자, 테러리스트, 스파이, 연인, 어머니. 요양사가 여덟 개가 아닌 일곱 개뿐이라고 되묻자, 묵 할머니는 비어 있는 숫자를 채우기 위한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난 일본 사람으로 태어나서 북한 사람으로 살았고 이제 남한 사람으로 죽어가고 있지.”(29쪽) 묵 할머니는 살면서 가졌던 세 개의 국적과 살아남기 위해 바꿔야 했던 여덟 가지 정체에 관해 고백한다. 일제강점기 평양 근처의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일상적인 폭행을 견디며 지낸다. 영어 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아버지는 어머니를 때려 눈을 멀게 만든다. 묵 할머니는 어머니의 눈을 고쳐주겠다는 말에 속아 인도네시아 스마랑의 ‘위안소’로 끌려간다. 미군의 개입으로 탈출했지만 이내 한국전쟁이 터진다. “티끌 없는 집들이 있는 곳”이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쟁고아들의 종착지”(90쪽)인 부산으로 가서 미군 부대 근처 ‘낙검자’ 수용소인 멍키하우스에서 일하게 된다. 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 아내이자 어머니가 되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10년 동안 실종되었다가 어느 날 돌아와 일본어에 영어까지 유창하게 하는 묵 할머니의 모습을 본 누군가가 국가에 신고한다. 묵 할머니의 국가, 삼팔선 이북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묵 할머니를 남한에 공작원으로 파견한다.

일제강점기, 해방과 한국전쟁, 분단된 두 나라의 이념 갈등
삶이 사치였던 어두운 시대
피해자로 기록되기를 거부했던 한 여성의 타오르는 인생
최고령 탈북자 중 한 명인 저자의 이모할머니, 고(故) 김병녀 님의 인생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된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은 ‘한의 정서’의 발원지인 우리 역사상 가장 아픈 한 세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꿈만 같았던 해방을 지나 느닷없이 들이닥친 전쟁, 분단되어버린 두 나라의 계속되는 이념 갈등. 이 소설은 일본군의 거짓말에 속아 끌려간 ‘위안부’ 여성, 생계를 위해 미군 부대 근처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성병 보균자로 지목되어 갇힌 멍키하우스의 여성, 전쟁통에 가족과 생이별하고 떠돌며 겁탈당할 위험에 밤낮으로 노출되었던 여성 등 폭력적인 현실 속에서 역사의 변두리로 밀려나며 착취당했던 여성들을 무대에 세운다. 그들은 피해자로 기록되느니 전부 불태워버리기를 선택한다. 소설 속에서 여성들은 스스로 세상을 속이는 사기꾼이자 살인자가 되고, 테러리스트이자 게릴라이며 스파이가 된다.
또한 작고 연약한 소녀가 살아남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미스터리 장르의 문법으로 드러낸다. 소설 속 여덟 개의 챕터는 시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뒤섞인 채로, 화자인 ‘나’가 누구인지조차 결말에 다다를 즈음이 되어서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마치 주인공의 삶을 이어주었던 트릭스터(Trickster)의 방식처럼 끝없이 다른 사람인 척을 하고 거짓말을 하며 독자들을 목숨 건 속임수 게임으로 끌어들인다.

저자

이미리내

저자:이미리내(MirinaeLee)
서울에서태어나고자랐으며홍콩에거주하고있다.첫장편소설인《이름없는여자의여덟가지인생》을영어로집필했고,미국의대형출판사하퍼콜린스로부터억대선인세제안을받으며데뷔했다.이작품으로한국인최초영국여성문학상Women’sPrizeforFiction후보에올랐다.연이어윌버스미스모험문학상WilburSmithAdventureWritingPrize후보,윌리엄사로얀국제문학상WilliamSaroyanInternationalPrizeforWriting후보에오르며차세대코리안디아스포라문학의새로운방향으로주목받고있다.

역자:정해영
성균관대학교불어불문학과와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을졸업했고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리버보이》《빌리엘리어트》《올드오스트레일리아》《곰과함께》《데카메론프로젝트》《우주를듣는소년》《좋은엄마학교》《길위에서하버드까지》《이폐허를응시하라》《회계는어떻게역사를지배해왔는가》《정상은없다》《묘사의기술》《떠나는것은어려운일이아니다》세계를읽다시리즈등을번역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프롤로그

다섯번째인생
북한접경지대의처녀귀신
첫번째인생
내가흙먹는것을멈추었을때
세번째인생
하우스를뒤집어놓다
두번째인생
이야기꾼
네번째인생
나,나자신,그리고볼록한점
여섯번째인생
노란색글씨의공작원
일곱번째인생
평범한결혼에대한고백
여덟번째인생
이름없는여자의여덟가지인생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한국인최초영국여성문학상노미네이트
★미국의대형출판사하퍼콜린스억대선인세계약
★전세계10여개국출간확정

세계가먼저주목한우리의이야기,
한국인이영어로쓴K-문학의새로운계보

영미권에서출간되자마자언론기사를통해국내에소개되며화제를모았던《8LivesofaCentury-oldTrickster》가《이름없는여자의여덟가지인생》으로번역되어위즈덤하우스에서출간되었다.서울에서태어나고자라20대초반까지한국에서보낸저자이미리내는홍콩에거주하기시작하며한국어가아닌영어로소설을썼다.국제공용어인영어로소설을쓰자“K-문학”의압도적인서사에세계가주목했다.이작품은미국의대형출판사하퍼콜린스와파격적인선인세계약을맺으며영미권출판시장에등장했고,《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등주요매체에서극찬을받았다.연이어미국,영국을비롯해홍콩,이탈리아,스페인,루마니아,덴마크,그리스,호주,스위스등전세계10여개국에서번역출간이확정되었다.또한저자는첫번째장편소설인이작품을통해한국인최초로영국여성문학상롱리스트에이름을올렸으며,연이어해외유수문학상에도다수노미네이트되었다.저자는이전에아무도시도하지않았던일의가능성을증명하며“K-문학”의새로운계보를열었다.

노예,탈출전문가,살인자,테러리스트,스파이,연인,어머니……
세개의국적,여덟개의얼굴
살기위해서는잊어야만하는것들이있었다

한요양원의치매환자구역에흙을먹는걸로악명높은노인,‘묵할머니’가입원해있다.묵할머니는요양사에게부고를써달라고부탁하면서,자신의인생을요약하는“여덟단어”를들려준다.노예,탈출전문가,살인자,테러리스트,스파이,연인,어머니.요양사가여덟개가아닌일곱개뿐이라고되묻자,묵할머니는비어있는숫자를채우기위한긴이야기를시작한다.

“난일본사람으로태어나서북한사람으로살았고이제남한사람으로죽어가고있지.”(29쪽)묵할머니는살면서가졌던세개의국적과살아남기위해바꿔야했던여덟가지정체에관해고백한다.일제강점기평양근처의농촌마을에서태어나아버지의일상적인폭행을견디며지낸다.영어공부를한다는이유로아버지는어머니를때려눈을멀게만든다.묵할머니는어머니의눈을고쳐주겠다는말에속아인도네시아스마랑의‘위안소’로끌려간다.미군의개입으로탈출했지만이내한국전쟁이터진다.“티끌없는집들이있는곳”이자“헤아릴수없이많은전쟁고아들의종착지”(90쪽)인부산으로가서미군부대근처‘낙검자’수용소인멍키하우스에서일하게된다.전쟁이끝나고고향으로돌아가아내이자어머니가되어평화로운시간을보낸다.하지만10년동안실종되었다가어느날돌아와일본어에영어까지유창하게하는묵할머니의모습을본누군가가국가에신고한다.묵할머니의국가,삼팔선이북의‘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묵할머니를남한에공작원으로파견한다.

일제강점기,해방과한국전쟁,분단된두나라의이념갈등
삶이사치였던어두운시대
피해자로기록되기를거부했던한여성의타오르는인생

최고령탈북자중한명인저자의이모할머니,고(故)김병녀님의인생에서영감을받아완성된《이름없는여자의여덟가지인생》은‘한의정서’의발원지인우리역사상가장아픈한세기를고스란히보여준다.일제강점기,꿈만같았던해방을지나느닷없이들이닥친전쟁,분단되어버린두나라의계속되는이념갈등.이소설은일본군의거짓말에속아끌려간‘위안부’여성,생계를위해미군부대근처에서성매매를하다가성병보균자로지목되어갇힌멍키하우스의여성,전쟁통에가족과생이별하고떠돌며겁탈당할위험에밤낮으로노출되었던여성등폭력적인현실속에서역사의변두리로밀려나며착취당했던여성들을무대에세운다.그들은피해자로기록되느니전부불태워버리기를선택한다.소설속에서여성들은스스로세상을속이는사기꾼이자살인자가되고,테러리스트이자게릴라이며스파이가된다.

또한작고연약한소녀가살아남아어른이되어가는과정을미스터리장르의문법으로드러낸다.소설속여덟개의챕터는시간의흐름을따르지않고뒤섞인채로,화자인‘나’가누구인지조차결말에다다를즈음이되어서야짐작할수있게한다.마치주인공의삶을이어주었던트릭스터(Trickster)의방식처럼끝없이다른사람인척을하고거짓말을하며독자들을목숨건속임수게임으로끌어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