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리 산192 : 숲으로 간 사람들, 사람에게로 온 숲

소호리 산192 : 숲으로 간 사람들, 사람에게로 온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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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50년의 시간, 숲이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 『소호리 산192』
실화를 바탕으로 한 권비영 작가의 장편소설 『소호리 산192』는 50년 전, 울산시 울주군 소호리의 이야기입니다. 한독산림사업의 첫 삽이 땅에 놓였을 때, 소호리는 그저 민둥산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나무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솜털 같은 아기나무들은 그들에게 꿈이었고, 미래였습니다. 자식을 키우듯 나무를 심고, 나무가 자랄 때마다, 사람들은 더 나은 내일을 꿈꿨습니다. 나무는 숲이 되었습니다. 그 숲은 단순한 나무의 집합이 아니라, 사람들의 희망이 담긴 터전이었습니다. 그들의 땀과 희망은 오늘날 대한민국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품숲이 되었습니다.
당시 소호리를 떠올려봅니다. 황량했던 산자락에 사람들이 심기 시작한 것은 단순히 나무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숲을 가꾸며 사람들은 희망을 키웠고, 나무가 자라며 그들 또한 나무처럼 자라났습니다. 50년을 살아온 나무들은 거대한 그늘을 만들어 사람들을 품어주고, 수많은 생명을 키우며 자연의 어머니로 나이 먹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갑니다.

저자

권비영

저자:권비영
2005년첫창작집《그겨울의우화》출간후2009년세상에내놓은장편소설《덕혜옹주》는독자들의과분한사랑을받았다.덕혜옹주는영화화되었으며러시아외5개국어로번역되었다.이어다문화가족의이야기《은주》,일제강점기세여자이야기《몽화》와중단편집《달의행로》,이시대어머니들의이야기《엄니》를펴냈다.2019년말에《택배로부탁해요》라는동화도한권냈다.2021년여름여성독립운동가《하란사》를출간하고,가을이깊어가는시점에창작집《벨롱장에서만난사람》으로소설쓴흔적을더보탠다.2023년,청포도가익어가는계절에대한제국황족들의비사(悲史)를다룬장편소설《잃어버린집》과조선의독립운동가‘김란사’의이야기를소재로한어린이장편소설《란사이야기》를펴냈다.현재한국소설가협회와소설21세기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1부
난시골살기싫어!9
삼목집24
홍두깨와이장38
어머니마음55
미선이72

2부
할랑교101
고정석과노정석126
외딴집135
그의이름147
명주168
정크아트가뭐랴?181
진심199

3부
숲길을걷다213
미선이나이스물셋에225
문재의일기248
소호로유학온아이267
이크에크274
오십년전의기록288
나무들이하는말303

출판사 서평

나무를닮은사람들이서로를품으며숲처럼살다

『소호리산192』는이런이야기를담고있습니다.숲이품은생명들처럼달복달복서로의온기를나누는사람들의이야기.각자의이유로떠났던사람들이다시고향으로내려와숲과함께미래를준비하는이야기.그들의삶은참나무숲과함께변해갔고,숲은그들의삶의중심이되었습니다.숲은그들에게숨이되고,또쉼이되었습니다.

『소호리산192』는단순히사람과자연의공존만을다룬이야기가아닙니다.참나무한그루가자라기까지의시간,그시간속에담긴사람들의노력과희망,그리고함께산다는것의의미를생생하게전하고있습니다.소설속주인공들은각자의이유로떠났지만,결국어떤형태로든그리움에이끌려돌아옵니다.그들이다시모인소호리에서참나무숲은단순한나무의집합이아니라,그들의과거와현재,그리고미래를이어주는매개체가됩니다.숲은그들에게아늑한쉼터가되어주고,그들은숲을통해다시금삶의의미를알아갑니다.

끝나지않은이야기,자연과사람이함께쓰는이야기

소호리의참나무숲은이제명실상부한명품숲으로자리잡았습니다.50년전사람들의땀과눈물이맺힌그숲은오늘날많은이들에게쉼과치유를선사합니다.이숲은단순한자연의일부가아닌,사람들의삶과밀접하게연결된공간입니다.이곳에서사람들은자연의소중함을느끼고,자신들의뿌리를돌아보며미래를향한새로운꿈을꾸게됩니다.

소호리의이야기는끝나지않았습니다.참나무숲과함께성장한사람들은여전히그곳에서새로운이야기를써내려가고있습니다.그들은자연과함께살아가는법을배웠고,그숲을지키며미래를준비하고있습니다.소호리의참나무숲은그들에게언제나돌아갈수있는고향이자,새로운도전의시작점입니다.이소설을통해우리는50년이라는시간동안변화해온소호리의모습을다시금돌아볼수있습니다.자연과사람,그리고시간의흐름속에담긴우리들의이야기.

『소호리산192』는우리의지난날이얼마나처절하게아름다웠는가를,살아내는삶이얼마나가치있는지를다시금깨닫게합니다.때로는사람보다자연이,그자연을가꾸는사람이,나무를닮은사람들이숲처럼기대어사는곳.그곳이바로우리가살고싶은곳이아닐까요?

책속에서

“나무는혼자만햇볕을독차지하지않고바람이지나갈길도만들어주죠.함께산다는거는사람들만이가진고귀한가치가아닌거지요.서로서로,다독다독,자연은자연스럽게공생하는거라생각해요.사람도자연의일부분이니까.”
고개를끄덕이며앞서걷던은미가갑자기나무를가리키며소리쳤다.
“나무가엄마가한말을알아들었어.그래서고개를끄덕거려.”
은미의천진스런말에고정석이물었다.
“나무가하는말을어떻게알아들었어?”
“저기봐요.나무가고개를끄덕거리잖아요.”
은미가가리킨손가락끝에소나무의푸른가지가바람에흔들리고있었다.
---p.316

“음,나는사람들이잘키워주면많은선물을준단다.”
“무슨선물을줘요?”
은미의눈동자에는호기심이가득했다.
“우선맑은공기를주고내살을주기도해.그걸로의자도만들고책상도만들지.나를잘돌보아주어서아주오래살게되면큰집을지을수있는재목이되기도한단다.하지만나를못살게굴면벌레를키우기도하지.그러면나도병들고사람들도병들게돼.”
---p.310

“처음부터잘생긴소나무는없어.잘가꾸어야지멋진소나무가되지.난에크소나무를심으마.”
“잘가꿀거여요.”
문재가주먹을불끈쥐고입술을꽉다물었다.
“그래,내년봄에나무를많이심자.나무들도또래친구가많아야행복해.”
고정석의표정도행복해보였다.
“잘생긴어른소나무옆에심으면안될까요?”
문재가고정석의얼굴을빤히쳐다보며물었다.
“그건안되지.그러면어린나무가클수가없단다.햇볕을많이받아야하고바람길도만들어줘야하고,땅속의영양분도충분히빨아들일수있어야하는데큰나무옆에있으면제대로자랄수가없단다.”
---p.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