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의군주메디치가문에바쳐진문제작,마키아벨리의《군주론》
16세기에는금서,21세기에는지도자뿐아니라우리모두가읽어야할필독서
“리더는관대해야할때와단호해야할때를알아야한다!”
‘목적을위해서라면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는,파렴치한권모술수’로오해받았던책.‘세상에신의섭리구현따위는없고권력쟁탈전의승패만있을뿐’이라는발언으로교황청의분노를샀던금서(禁書).저자에게‘마키아벨리같은machiavellian(권모술수에능한,비열한)’이라는불명예스러운신조어까지안긴문제작.하지만아는사람들은알음알음으로다찾아읽었고,지금은지도자들은물론이고‘내삶의주인’인우리모두의필독서가된《군주론》!
아닌게아니라《군주론》은오해받기딱좋은말들이넘쳐난다.‘인간은은혜를모르고,인내를모르고,배은망덕하고,기회주의적이며,이익에밝고,제멋대로행동한다.그러니지도자는필요하다면얼마든지여우처럼속이고사자처럼공격하고약속을어기고악덕을행해도된다.’오해하지않으려면다음말을꼭덧붙여읽어야한다.‘지도자의목표가공동체의평화와안정이라면!’사실《군주론》은,강한리더의강한통치로평화가오기를간절히염원하는충직한책인것이다.
그렇다면마키아벨리는왜,선뜻입밖으로꺼내말하기힘든불편한진실들을쏟아내서오해를자초했을까?그는당시통치력이부재한피렌체의외교관으로서풍전등화인제나라신세를구하려고강대국사이를필사적으로오가며,냉정하기그지없는국제정치의민낯을낱낱이목격했다.그러면서체사레보르자,루이12세,막시밀리안1세,루도비코스포르차등을곁에서지켜보았고,군주가현실을정확히보지않고막연한낙관이나연민혹은‘내가선하고옳다’는자만으로결정을내릴때국가와국민에게큰화가닥치는것을수없이보았다.그래서그는인간의본성을‘선악’으로규정짓지않고있는그대로보며‘공동체에바람직한결과를끌어내려면어떻게해야하는가’를고찰했고,그성찰을《군주론》에담아서피렌체의새군주에게바쳤다.
1~14장(총14장)은군주국들에대해서,15~26장(총12장)은군주에대해서설명했고,“이탈리아를외세로부터해방시켜줄위대한시기,위대한군주가바로지금,피렌체의로렌초!”라고칭송하며글을맺었다.하지만안타깝게도로렌초는《군주론》을읽지않았고,그때문인지이탈리아는19세기말까지통일되지못하고내내다퉜다.
체사레보르자,알렉산데르6세,로렌초일마니피코,레오10세,일모로……
1494~1513년,그20년간이탈리아에선대체무슨일이있었나?
피렌체외교관마키아벨리는대체무엇을목격했나?
16세기전후이탈리아반도는최강국들이격돌하는파워게임의격전지였다.로마제국쇠락이후실로오랜만에맞은중흥기에5강(피렌체공화국,베네치아공화국,나폴리왕국,밀라노공국,로마교황령)은반도의주인이되려고다퉜다.문제는이들세력이너무비등하게강해서어느누구도상대방을제압하지못했다는점인데,대결양상이길어지자그틈에이미통일을이룬외세들(프랑스왕국,에스파냐왕국,신성로마제국)이반도를노렸다.1494년프랑스의샤를8세의침입을시작으로,그후대왕인루이12세,에스파냐의페르난도2세,독일막시밀리안1세의이탈리아침범이쉴틈없이이어졌다.
피렌체가가장시달렸다.반도의남북을잇는길목에있었고,엄청나게부유한데군대가없어서만만한데다가,통치자가부재했기때문이었다.그때상대국눈치를보며줄타기하듯살아남아야했던외교관의경험에서나온조언이기에《군주론》의조언은지독하게냉정하고사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