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제 함부로 사소해지자 - 달아실시선 75

우리 이제 함부로 사소해지자 - 달아실시선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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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성애

저자:강성애

시인강성애는강원도속초에서태어났으며,경기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2017년『시로여는세상』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sungae_21@hanmail.net

목차


시인의말

1부.우리는먼곳을생각한다
이불은오래된새보다가벼워서|액자의시점|교과서이해하기|의욕적인명상법|식물성언어|검은꽃을피우는시간|스카이댄서|봄꽃엔딩|아무생각안하는방|브레이크타임|기울어진골목|우리는잘모르던사람|생활의편리성

2부.생각연습
번데기에관한편파적사유|바닥의특권|카레라이스|엄마가말했다|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자의품격|스크린도어|뿌리에게요구할수있나?|히치하이킹|꽁초의생각|생각연습|동물의왕국|동물원입장에관한보편성|귓속말

3부.오늘의개인적취향
종횡무진|라면을끓이는동안|휴일의개인적인취향|드레스코드|전야제|묵비권|지나간다|경계에뜨는별|피노키오도와줘!|파프리카|오늘의하이라이트|지하엔무럭무럭매점|다소낙관적인조문

4부.플래카드걸기좋은날
바람의어원|뉴욕or뉴욕|태양극장1997|라디오퀴즈쇼|호스의방향성|미술시간|슈퍼마라톤|밤으로의티켓팅|굿텐탁씨의보람찬하루|구부러진다는것|플래카드걸기좋은날|우측보행|폭우의자세

해설_깊고광활한슬픔의너머,비로소당신에게도착한?박성현

출판사 서평

깊고광활한슬픔의너머,비로소당신에게도착한
―강성애시집『우리이제함부로사소해지자』

강원도속초출신으로2017년『시로여는세상』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한강성애시인이첫시집『우리이제함부로사소해지자』를펴냈다.달아실시선75번으로나왔다.

강성애의시편들(「스카이댄서」,「식물성언어」,「전야제」,「기울어진골목」,「오늘의하이라이트」)을2017년『시로여는세상』신인상당선작으로선정한이유를다시심사위원들(이영주,유희경)은이렇게얘기했다.

“강성애의「스카이댄서」외9편은시의구조에대한이해가탁월하다.불필요한언어는부리지않으며,간략한이미지를사용하지만,그내용이보여주는바는깊고생생하다.시행간의간격이넓으면서도그거리가지나치지않아난해하지도않다.“너의혀가밤새조금씩자라나고/자라다멈춘네혀와같은맛을내는/말들이날마다태어났다”와같은차분한문장이보여주는이미지는얼마나단정하고또새로운가.다소아쉬운것은지나치게안정적이라는것이다.신인이가지고있어야할마땅한패기,때로는치기로보이기까지하는개성이보이지않는다.(…중략…)심사위원들은어렵지않게강성애의시들을당선작으로합의하였다.앞서언급한대로단점이있지만,앞으로시를써가며충분히극복할수있다고믿는다.완벽한시작이어디있겠는가.우려보다깊은기대를갖는것이새로등장할시인에대한예의라고믿고당선자의시를뽑는데더는주저하지않았다.”

등단후6년의시간이지나마침내첫시집을펴냈다.당시심사위원들이우려했던‘개성의부족’이한갓우려에지나지않았음을증명이라고하듯강성애만의개성이돌올한시집이다.

강성애시인에게“첫시집을내소회가무엇인지,이번시집을통해독자와나누고싶었던메시지는무엇인지,그리고시를왜쓰고어떤시를쓰고싶은지”이메일로물었더니이런답변을보내왔다.어쩌면이번시집을읽어내는매우중요한단서가될지도모르겠다.

“나의첫,드디어내게도시집이처음왔습니다.오래기다려내게온나의시집을보면서‘주인을잘못찾아온것아닐까?’낯설기도합니다.나는언제나첫,에는약한편이지만집요해서끝장을보는사람입니다.드디어그끝장이여기인가하는심정!!나의첫,시집에게오히려감사합니다.견뎌줘서버텨줘서….”

“서툴지만일상에서의기억을공유화시키는일에집중하고싶었습니다.일상은순조로운것같지만언제나역동적이고그중심에나는항상존재합니다.내가존재해야하는이유를말하고싶었습니다.여기의나는힘의존재가아닌평범한시선의나입니다.평범한시선의내가없는세상은이미존재하지않습니다.나는그저그시선으로주변의사실들을공유하며함께살고있음을보여주고싶었습니다.때로는노골적으로….”

“우리는매우낙관적인꿈을꾸지만,매우낙관적인꿈은나만비껴갈때가대부분입니다.과거의기억을떠올려보거나미래를그려볼때,나는오로지낙관적인꿈을꾸고싶었습니다.세상이나와같은사람투성이여서그래서나의위로가잠시괜찮아보일수도있겠다는생각을가끔시로적고싶습니다.아직기억저편에머물러있는꿈의모서리도밝히고싶습니다.그것이단지환상일지라도….”

시집의해설을쓴문학평론가이자시인인박성현은이번시집을한마디로“깊고광활한슬픔의너머,비로소당신에게도착한”문장들이라며이렇게얘기한다.

“강성애시인의문장은,난파된기억의잔해이지만또한그‘기억’을이끌어내고고양시키는주술이기도하다.이미형체를잃어버렸거나먼지처럼산산이부서졌어도시인의문장은‘떨어지고날아가고펄럭이는낭떠러지’(「이불은오래된새보다가벼워서」)를날아가는,그리하여‘한번도가보지못한꿈속에도달한’(「액자의시점」)‘오래된새’의의지를결코잃지않는다.그의문장은기억에속박된채살아가야하는인간의숙명에집중되어있지만,‘열대우림에내린눈’(「교과서이해하기」)과같은경악의순간이반드시찾아온다는사실을우리에게충분히보여주고있다.”

“강성애시인의동력은기억에대한저항이다.그런데그저항이보통우리가생각하는것과는전혀다른양상을띤다.무엇보다그는기억과마주하면서도물러선다.스스로적막해짐으로써사태를폭넓게수용하고,흥분과긴장을없애버림으로써서늘하게만든다.”

그리고이번시집을편집한시인박제영은이렇게얘기한다.

“그러니까그는생각을생각하는나들과너들의숨바꼭질속에서나는생각한다고로존재한다는코기토를뒤집는사람이다.생각하지않는다고로존재한다는코기코를물고늘어지는사람이다.아무생각안하기를통해무럭무럭키가자라고부피가커지는생각들은그가키우는애완동물들이다.하여세상의모든생각들을뒤집어보이는사람이다.제임스랜디가생전에세상의모든초능력자들이결국사기꾼임을밝혀냈듯이그는세상의모든말과생각이사기임을밝혀내고있다.그는우리가감각한세계를일순뒤집어버리고감각너머의세계를건넨다.그리고묻는다.안녕?그게그의인사법이다.”

생각너머의생각과감각너머의감각을마주함으로써마침내더풍부한삶을살고싶은독자라면강성애시집『우리이제함부로사소해지자』를일독하기를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