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 한국 사회는 이 비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 한국 사회는 이 비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15.07
저자

김승섭

연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서울대학교보건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하버드대학교보건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조지워싱턴대학교보건대학원과고려대학교보건과학대학보건정책관리학부에서일했고,2022년부터서울대학교보건대학원환경보건학과부교수로재임중이다.

의학과역학을이용해차별경험과고용불안등사회적요인이장애인,성소수자,비정규직노동자와같은사회적약자의건강을어떻게해치는...

목차

책머리에자신이옳다고생각하는일이있으면꼭용기를내주세요7
전주천안함침몰후58명의장병이사건현장에서구조되었다21

1부PTSD,세상어디에서나일상누구에게나31
부기“너희가원할때상담할수있어”67
―단원고전스쿨닥터김은지선생과의만남
2부패잔병은잘못된호칭입니다79
부기미래의피해자들은이겼다113
─피우진전보훈처장과고(故)변희수하사
3부한국사회에서피해자가된다는일133
부기우리가인간으로서살아남을수있는길181
4부천안함은산업재해사건입니다193
부기실은우리모두알고있습니다237

후주‘이야기’할수있다면,슬픔은견뎌질수있다257

출판사 서평

1.
차별과사회적고립이소수자의몸을어떻게아프게하는지질병의원인을개인이공동체와맺는관계의맥락속에서연구하며우리사회에새로운시각을제시한보건학자김승섭교수의신작『미래의피해자들은이겼다』가출판사난다에서출간되었습니다.『아픔이길이되려면』『우리몸이세계라면』에이은그의세번째단독저서이기도합니다.크게이책은‘트라우마생존자의이야기’를주제로하고있습니다.천안함생존장병의‘이야기’를필두로세월호생존학생이야기를동시에하고있는,아주어려우면서도몹시힘든책이기도합니다.‘한국사회에서피해자가된다는일’에대해생각해볼수있는여러사례의연구도함께들여다볼수있는아픈책이기도합니다.

2.
2020년11월김승섭교수는한생존장병으로부터이메일을받았습니다.상이연금을받기위한행정절차를진행중인데자신의상태를증빙할자료가없어2018년진행했던천안함생존장병실태조사보고서를받아보고싶다는이야기였습니다.당시아무런재정적지원없이사비로급하게연구를진행해야했기에연구결과를담은공식보고서를작성하지못했다는사정을답장으로쓰며,이연구를담은책이세상에나와야하지않을까생각했다고합니다.그러나이는어떤말을하건비난을피할수없을것같아두려운작업이기도했습니다.그러다세월호7주기에참사로오빠를잃은한여학생의말을듣게됩니다.“사람들이옳다고생각하는일을하지않아서저희오빠가죽은거잖아요.여러분들은자신이옳다고생각하는일이있으면꼭용기를내주세요.”

3.
이책에서들려주는생존장병의이야기들은천안함을둘러싼정치적공방과진영논리에휩싸여정작이후의시간을살아가야했던재난생존자의고통에무관심했던것은아닌지,나와너는다른사람이라고선을긋고서그들의이야기를듣지않았던것은아닌지우리를돌아보게합니다.여기동료를잃고살아남은사람들이있습니다.그들과함께살아가려면어떻게해야하는지그고민을나눌출발점에우리는서있습니다.김승섭교수는말합니다.천안함사건은폭침당일에한정된용어가아니라,그이후천안함을대하는한국사회의태도를모두포괄하는단어가되어야한다고.이이야기를함께만나달라고.천안함사건에서출발한이요청은소방공무원,세월호생존학생,성소수자,쌍용차해고노동자등우리사회의가장취약한부분들과교차하며쉽게답할수없지만“포기하기엔너무도절실한질문”을만나게해줍니다.아파도아프다고말할수없고그목소리가들리지않았던이들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는일은한국사회가어떠한곳이고우리가누구인지를그들의눈을빌려바라보는일이될것입니다.

4.
한국사회에서정치적으로가장예민한사건이자‘너는어느편이냐’라고묻는진영논리의리트머스지로작동하던세월호와천안함사건은김승섭이라는학자의몸을통과하며생존자한명한명의살아있는목소리이자이야기가되었습니다.저자는믿습니다.우리가이예민한질문들을직시할때더나은사람이될수있다고요.복잡한문제는단순하게해결되지않고해결과변화를향해나아가는모든싸움은승리보다는지난한실패와고통스러운시간을예비하며가까스로한발짝앞으로나아갔다가뒤로두걸음물러서기마련이니까요.그러나김승섭은부족하나마자신의위치에서할수있는분석과대안을제시하는일을포기하지않습니다.이는이렇게하면다시는이슬픔이되풀이되지않는다는낙관적인전망이아닙니다.그것은오히려아주깊고어두운물속에우리가빠지게되었을때어떻게하면힘겹게수면위로올라갈마음을먹을까,하는태도에가까운이야기입니다.김승섭은‘공부’하고글쓰는사람으로서할수있는최선의답을찾아보려합니다.

5.
이쯤에서이책의제목『미래의피해자들은이겼다』를다시금곱씹게됩니다.“세월호참사와천안함사건은거대한희생을겪고도그경험으로부터배우고바꾸지못해발생한미래입니다.언젠가이글을읽는누군가의삶을앗아갈,아직은그이름을알지못하는또다른참사의과거일수도있습니다”라는저자의간절한문장역시다시금떠올리게됩니다.한국사회에서우리는누구나피해자가될수있고,어쩌면지금도어떤피해속에살아가고있는지도모릅니다.무엇보다모든인간은어찌할바없이자신의과거와함께살아가야한다는사실의중요성이요.이책으로우리가가질수있는아름다운근육,그힘을어디에서찾을수있을까하는데이페이지에오래머물던기억이났습니다.나눠봅니다.

“저는사람들사이의이해관계에따른대립이더욱첨예해지기를바랍니다.다만그대립이정치적선동으로인한공허한충돌이아니라,구체적인얼굴을가진사람들이살아가는생생한현실에뿌리박은갈등이기를바랍니다.그런갈등이더많아져야합니다.그런진통을겪지않고생겨나는대안은현실에서힘을가질수없기때문입니다.”(261쪽)

6.
더불어이책의표지얘기를꼭드리고싶어집니다.표지는재생펄프를사용하여환경부의환경표지인증을받은친환경종이에,코팅은하지않았습니다.물이닿으면젖고손때가묻고언제라도쉽게찢어질수있는취약함을그대로몸으로삼았습니다.다칠수있음,울수있음,이야기할수있음이결국하나이며우리가살아가는방식임을모르지않기때문에요.김승섭은자신이라는연구자에게당도한한국사회의아픈부분들을이책에서하나하나짚어냅니다.이책의소개글이부득이하게길어진것은한문장한문장힘을주어눌러쓴그의당부같은글에서어떤한부분도덜어내기어려웠던까닭입니다.김승섭이라는연구자가마주하고있는현장이,그라는사람을통과한이야기들의무게가하나같이묵직해그만욕심을부렸습니다.

표지로꼭삼았으면하고바란앤드루와이어스의작품은이책의초고를받았을때부터이책의편집자가눈앞에그렸던그림입니다.글과그림이하나의몸으로왔습니다.이그림앞에서책이더확장되어읽혔습니다.표지로삼은작품의제목에서부터책의소재와주제가상징으로들어차있었습니다.한국의세월호와천안함,모두‘바다’로부터불어오는‘바람’이었으니까요.‘바다로부터불어오는바람’이우리의창을열게하고우리의커튼을펄럭이게합니다.바다를바라보게하고바다로부터불어오는바람의냄새를맡게하는일,그렇게우리를견디게하고딛게하고나아가살게하는‘희망’이란메시지를주는것이아닐까요.창이라는경계를두고삶과죽음을오가는바람,그바람이바다로부터올적에우리는얼마나먼데를오래보아야할까요.이그림으로말미암아우리의책은미래로갈수있다안도할수있었습니다.모쪼록살아있는사람처럼‘이야기’를가진이책을읽어주시는내내따뜻하게만져주시기를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