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 그림의 침묵을 깨우는 인문학자의 미술독법 (개정증보판)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 그림의 침묵을 깨우는 인문학자의 미술독법 (개정증보판)

$20.00
Description
“그림은 침묵의 시이고, 시는 언어로 표현된 그림이다.”
인문학으로 읽는 루브르의 깊고 장대한 이야기
그림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는, 새로운 미술독법을 제시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가 6년 만에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개정 작업은 ‘작품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에 초점을 두었다. 도판의 크기는 최대한 키우고,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할 때만 포착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보여주고자 했다. 상대를 이해하려면 먼저 거리를 좁혀야 하듯이, 그림을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폴 들라로슈의 〈젊은 순교자〉는 손이 묶인 채 강물에 던져진 소녀를 몽환적이고 아름답게 그린 작품이다(412쪽). ‘젊음의 희생’을 묘사한 이 그림은, 모두가 지나쳤던 배경의 어둠에 집중하면 다른 해석의 길이 열린다. 소녀의 죽음에 무너져 내린 두 사람이 어스레한 빛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소녀의 부모로 짐작되는 실루엣에 주목함으로써, 우리는 소중한 이를 잃고도 생을 이어가야 하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책무를 상기하게 된다.
조각은 정면, 후면, 측면 등 여러 각도에서 바라본 모습을 담았다. 익숙한 사람의 뒷모습에서 새로운 인상이 발견되듯이, 작품을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지면 감상의 지평이 넓어진다. 〈죽어가는 노예〉는 미켈란젤로가 끝내 완성하지 못한 작품이다(154쪽). 그러나 완성도 높은 정면만 봐서는 ‘미완’이라는 데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죽어가는 노예〉는 전후좌우 모습을 모두 담았다. 거친 뒷면과 측면으로 보이는 덜 다듬어진 원숭이 형상을 통해, 우리는 미켈란젤로가 앞에서 뒤쪽 순으로 조각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미술 작품은 예술가가 표현해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것만큼, 읽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한 정성이 필요하다. 명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일수록 그 속엔 신화와 종교, 철학, 역사, 문학, 예술은 물론 인간의 삶까지 담겨 있다. 그림의 침묵을 깨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문학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서로 맞닿아 있는 관계나 역사·문화적 배경 등 텍스트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보를 ‘콘텍스트(context)’라고 한다. 인문학은 예술 작품의 콘텍스트를 헤아리고 작품과의 소통을 돕는 가장 탁월한 도슨트다.

저자

안현배

예술사학자로서예술을사회학및역사의관계속에서살피는‘예술수업’을통해예술을보다넓은콘텍스트안에서인문학적으로접근하는시야를열고자노력하고있다.
파리1대학교에서역사학과정치사를공부했고,사회주의와아나키즘을주제로석사학위를받았다.프랑스국립사회과학고등연구소에서‘예술과정치의사회학’을연구했고,예술사학과순수예술사분야에서석사학위를받은뒤같은분야로박사과정을수료한다...

목차

개정판머리말_OneStep,UnPas.한걸음더가까이

Chapter1.신화와종교를비춘미술
01.신화로읽는‘키스’이야기:프시케를깨우는큐피드의키스_카노바
02.전염병을막아주던수호성인:성세바스티안_만테냐
03.‘평화의신’은‘풍요의신’을어디로데려간걸까?:풍요를데리고가는평화_비제-르브룅
04.세례자요한의입가에모나리자의미소가!:세례자성요한_다빈치
05.신화속비련의아픔을조각하다:디도의죽음_카이요
06.성스러움이결여된어느성화이야기:성모의죽음_카라바조
07.그림의이면을살펴보다:안젤리크를구하는로저_앵그르
08.예수의부활을그린‘빛의화가’:엠마우스의순례객들_렘브란트
09.승리의간절함이빚어낸결정체:사모트라케의승리의여신상_작자미상
10.여신은반드시아름다워야만하는가?:삼미신_크라나흐
11.세상어디에서도죽음을피할수는없다!:아카디아의목동들_푸생
12.회개와용서를비추는등불:등불앞의막달라마리아_(조르주)라투르
13.천사가차려주는식탁:천사들의부엌_무리요
14.물을술로만든예수의첫번째기적:카나의결혼잔치_베로네제
15.근대회화의아버지가위대한성인에게보내는오마주:성흔을받는프란치스코_조토
16.독서와교육의상징이된예수의외할머니:성안나와함께있는마리아와예수_다빈치

Chapter2.역사를비춘미술
17.화가,저널리스트가되다:키오스섬에서의학살_들라크루아
18.시대의위선에맞선‘낭만주의’라는난파선:메두사호의뗏목_제리코
19.그림으로역사와문학을읽는다:에드워드4세의아이들_들라로슈
20.‘공화’란무엇인가?:호라티우스형제의맹세_다비드
21.혁명의피를그만멈추어라!:사비니의여인들_다비드
22.프랑스왕실의치정을엿보다:가브리엘데스트레와그의자매비야르_작자미상
23.정복자교황의전리품:죽어가는노예_미켈란젤로
24.‘조각같은미모’의기원:안티누스의흉상_작자미상
25.철학자를닮고싶었던어느로마황제의초상:하드리아누스의흉상_작자미상
26.권력을그린화가:아일라우전투의나폴레옹_그로
27.이집트에서발굴된죽은여인의초상화:여인의초상(유럽여인)_작자미상
28.‘정신적생존권’을위하여:민중을이끄는자유의여신_들라크루아
29.루브르에서놓치기쉬운‘숨겨진명작’:체르베테리부부의관_작자미상
30.권력은소멸하지만예술은영원하다!:마리드메디치의대관식_루벤스
31.베르사유궁전의동방여인?:오달리스크_부셰
32.“찾아라,발견할것이다!”:앙기아리전투_루벤스
33.이슬람을바라보는삐딱한시선:사르다나팔왕의죽음_들라크루아

Chapter3.예술을비춘미술
34.루브르에서만난원숭이:원숭이화가_샤르댕
35.프랑스최초의누드화에관하여:에바프리마판도라_쿠쟁
36.예술과외설을나누는기준은무엇일까?:전원합주곡_티치아노
37.연극을그림으로감상하는묘미:두대의마차_질로
38.그림의2차원성을극복한과학원리:산로마노전투_우첼로
39.고전읽어주는화가:시인의영감_푸생
40.예술의진정한가치는무엇으로평가해야하는가?:뮤즈의두상_라파엘로
41.벽속에서발견한미의여신들:젊은여인에게선물을내놓는비너스와삼미신_보티첼리
42.고정관념에갇히면더이상예술이아니다!:발팽송의목욕하는여인_앵그르
43.스승의그림자를벗어나기위한몸부림:두명의기증자에게경배받는십자가의예수_엘그레코
44.미술이곧일상인삶이란?:오후4시의살롱_비아르
45.어느낭만주의자들의허무했던사랑:쇼팽의초상화_들라크루아
46.초현실주의자들이칭송한16세기의‘위트’:봄_아르침볼도
47.비유와상징을읽는즐거움:풍요_부에
48.세상에서가장길고아름다운허리?:그랑드오달리스크_앵그르
49.그림의배경까지감상하는묘미:세례자요한과함께있는마리아와예수_라파엘로

Chapter4.인간을비춘미술
50.프랑스사교계최고미인의초상화:마담레카미에_다비드
51.삶과죽음의경계를보다:도살된소_렘브란트
52.초상화에성모마리아가등장한사연:재상롤랭의성모상_에이크
53.루브르의작품해설이불편했던기억:흑인여인의초상화_브누아
54.소중한순간을영원히간직한다는것:노인과어린소년의초상_기를란다요
55.4500살먹은인간석상을만나다:이집트서기상_작자미상
56.도난당한〈모나리자〉자리에걸렸던그림:발다사르카스틸리오네의초상화_라파엘로
57.‘가족’을그리다:아침식사_부셰
58.어느위대한인문학자의인생을그린다는것:글을쓰는에라스무스_홀바인2세
59.지적으로보이고싶었던한여인의초상:퐁파두르후작부인_(모리스)라투르
60.‘광기’에관하여:도박에미친여인_제리코
61.‘죽음’을조각하다:죽음의알레고리_작자미상
62.꿈과현실의경계를넘어:몽유병에걸린맥베스부인_푸셀리
63.파리에서가장아름다웠던여류화가의자화상:마담비제-르브룅과그녀의딸_비제-르브룅
64.그림에포착된인간의불온한속성:사기꾼_(조르주)라투르
65.미술관에걸린슬픔:젊은순교자_들라로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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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림은보는것이아니라읽는것이라는,새로운미술독법을제시하며큰사랑을받았던『미술관에간인문학자』가6년만에달라진모습으로돌아왔다.개정작업은‘작품에한걸음더다가가기’에초점을두었다.도판의크기는최대한키우고,가까운거리에서관람할때만포착할수있는것들을더많이보여주고자했다.상대를이해하려면먼저거리를좁혀야하듯이,그림을한걸음가까이다가가바라보는것만으로도더깊이이해하게된다.

폴들라로슈의<젊은순교자>는손이묶인채강물에던져진소녀를몽환적이고아름답게그린작품이다(412쪽).‘젊음의희생’을묘사한이그림은,모두가지나쳤던배경의어둠에집중하면다른해석의길이열린다.소녀의죽음에무너져내린두사람이어스레한빛에묻혀있기때문이다.소녀의부모로짐작되는실루엣에주목함으로써,우리는소중한이를잃고도생을이어가야하는살아남은자의슬픔과책무를상기하게된다.

조각은정면,후면,측면등여러각도에서바라본모습을담았다.익숙한사람의뒷모습에서새로운인상이발견되듯이,작품을바라보는방향이달라지면감상의지평이넓어진다.<죽어가는노예>는미켈란젤로가끝내완성하지못한작품이다(154쪽).그러나완성도높은정면만봐서는‘미완’이라는데고개를갸웃할수밖에없다.<죽어가는노예>는전후좌우모습을모두담았다.거친뒷면과측면으로보이는덜다듬어진원숭이형상을통해,우리는미켈란젤로가앞에서뒤쪽순으로조각했다는새로운사실을알게된다.

미술작품은예술가가표현해내기위해심혈을기울였던것만큼,읽어내기위해서는그만한정성이필요하다.명작의반열에오른작품일수록그속엔신화와종교,철학,역사,문학,예술은물론인간의삶까지담겨있다.그림의침묵을깨우는가장효과적인방법은,인문학의도움을받는것이다.서로맞닿아있는관계나역사·문화적배경등텍스트를해석하는데도움이되는모든정보를‘콘텍스트(context)’라고한다.

인문학은예술작품의콘텍스트를헤아리고작품과의소통을돕는가장탁월한도슨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