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힘세고 사나운 용기 :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10개의 시선
저자

배윤민정,보란,윤은성,은수,이상현,이은지,이충열,장수정,최지원,희음

희음이기획해신여성작업실에서2022년10월부터2023년2월까지진행한세미나.이후아르코공공예술사업의지원으로더깊은읽기와쓰기를수행했다.세미나에서는자본주의의기원을비롯해,자본주의체제가어떻게여성과사회적소수자에대한불평등과능력주의를토양화하며기후위기를초래했는지를주로살폈다.

목차

서문:다음의기록을요청하는‘함께’의기록

[여는시]이기후의사랑_최지원

1.곁의존재들과함께뿌리내리기―기후생태위기

농가에는슬픔의영들이떠돌고_윤은성
발딛고선모든자리의돌봄_희음
이것은결국인간의이야기다_은수
물러서지않도록,풀뿌리바리케이드에서_이상현

[사이시]바깥을벌리는목소리들_희음

2.부분적이고불안한희망일지라도―개인과일상

내손에쏙들어오는세상_배윤민정
기적의아침_최지원
우리,함께,오래,잘,살아요_이충열

[사이시]돌봄수업_보란

3.지금내가있는곳을시작으로―공동체와공존

누구도남기고가지않는다_이은지
우리에게는더많은연결이필요하다_보란
하지만신념은스몰토크,취향,그리고농담처럼단단하지_장수정

[사이시]둑과빛과물의시_윤은성

필자소개

출판사 서평

지금여기닥친기후생태위기앞에서
사유하고실천한‘함께’의기록

지금여기에도래한기후생태위기앞에서소위전문가들이쏟아내는말들이홍수를이루는시대다.하지만우리곁의존재들이어떤감정을느끼고무엇을고민하며어디를바라보는지에대한이야기는만나기어렵다.《우리힘세고사나운용기》는한국사회에서기후생태위기를살아가는다양한동시대여성시민의구체적인고민과삶에대한부분적인해법을나누고전하는책이다.

이책은각기다른위치에서있는열명의여성및젠더퀴어필자가자기자신에게서시작해‘함께’의한가운데로나아가고거듭나는사유의실천의고백록이라할수있다.지금여기의기후생태위기앞에서,생존,생계,일상의존속이철저하게각자의몫으로맡겨진삶의위기앞에서,멈춰서서자신의앞과옆과뒤를돌아보고사회전체를돌아보는글이다.필자들은이세계의보편가치로자리잡은자본주의,능력주의,각자도생,타자화의논리가어떻게필자들의삶에도뿌리내려왔는지를각기다른구체적인경험을통해고백한다.또한이같은논리가지금의기후생태위기를불러온원인과도다르지않음을성찰하면서,다시함께서로를일으키며공동으로살아가기위한방법과방향이무엇일지를모색한다.

또한“곁의존재들과함께뿌리내리기”,“부분적이고불안한희망일지라도”,“지금내가있는곳을시작으로”라는세개의장으로나누어진본문에는사이사이에네편의시가실려있다.공부하고토론하고사유하는삶을지탱하는것은타자와공감하는예민하고예리한마음의태도에서비롯됨을필자들의시에서느낄수있다.열명의여성과젠더퀴어로구성된필자들이함께만들어온기록인이책을읽으며,독자들은이시대를어떻게살아가야할지에대한용기의조각을얻을수있을것이다.

시인,교사,미술가,연구자,활동가,공동체미디어대표…
기후위기시대를살아가는여성들의10개의시선

<농가에는슬픔의영들이떠돌고>는자본주의적추출이팽배한한국사회에서살아가는한여성농민의삶을딸의시각을통해다루는글이다.한국사회에서여성농민이중층적소외를경험해왔던자리는고스란히기후위기를가속화한성장주의와가부장제적사회질서가은폐해온자리였다는점이이글에서아프게성찰된다.저자는자신이뿌리내리려한도시에서의삶이타자와경쟁하며살수밖에없는구조였다는점을기후재난그리고농촌현실과겹쳐보며,사회시스템전환에대하여소망해본다.

지난2~3년간기후운동을경험한필자는<발딛고선모든자리의돌봄>에서지금-여기,기후생태위기앞의싸움에는모두에대한보편적돌봄이전제되어야한다는점을강조한다.이주장을뒷받침하기위해,각자도생과개인의능력,경쟁을보편화한현세계의단단한믿음체계가실은지극히인위적이고역사적인자본주의를토양삼아자라난것임을분석한다.아울러개인의삶과생존이철저하게각개인에게맡겨진사회에질문을던지면서이같은믿음체계를대신할보편적돌봄의인식론을제시하고,‘보편적돌봄소득’이라는사회적장치를제안한다.

<이것은결국인간의이야기다>는산책을하며하천에살아가는새들을관찰하는게취미였던필자가인간중심적인개발로야기된기후위기앞에서,탄압과배제의대상이된새들의삶을다시바라보는글이다.필자는특히오랜시간인간과공생하며살아왔으나70~80년대이후로급격한도시화로인해‘골칫덩이’로전락하여서식지파괴의피해를입은백로의삶에집중한다.이들을골칫덩이로만묘사하는인간중심의이기주의,공생을도모하기보다토건산업을우선으로한개발중심주의를이야기하며,결국은이문제가과연누구로부터기인한것인가를묻고자한다.

<물러서지않도록,풀뿌리바리케이드에서>의필자에게‘풀뿌리’와‘지역’이란더이상물러날곳이없는오롯한서식지이기도하고,곁의존재들과함께뿌리를내리고서로얽어가는관계의공간이기도하다.필자는기후위기에대응한체제전환이일상적이고구체적인생활영역에서분리되고동떨어진어떤곳이아니라발디딘삶의공간에서부터만들어가는것이라고여기며행동한다.자본주의,기후위기,불평등을넘어서는정치적삶은바로‘우리’라는현장에서시작된다고말한다.

<내손에쏙들어오는세상>은2023년서울에서문화예술업에종사하는한사람의일상이얼마나괴상하고분열적인지를보여주는글이다.끊임없이밀려오는정보,돈을벌어야한다는압박감,성공에대한매혹,세련된존재가되고싶다는욕망,윤리적삶에대한동경,낙오될지도모른다는불안함사이에서우왕좌왕하는모습.그러나이한사람의일상은자본주의와각자도생을내면화하도록강제된사회를살아가는누구나의이야기일지도모른다.필자는자신의이이상한일상에대한고백을통해실은이사회가얼마나이상한지를묻는다.

<기적의아침>은'미라클모닝'이라는현상을계기삼아자본주의의폭력적인구조하의개인이얼마나스스로에게가혹한잣대를들이대는지를돌아본다.저자의우울과불안,완벽주의에서시작된취약성에대한고민은자본주의체제아래의아픈몸들과아프게될몸들의새로운관계에대한셈으로이어진다.나아가페미니즘이론가이자생물학자인도나해러웨이의논의를살펴보며응답과실뜨기,즉새로운관계성의가능성을이야기한다.이를통해<기적의아침>은부분적이고불완전한희망에대해함께상상하는것을멈추지않아야한다고주장한다.

<우리,함께,오래,잘,살아요>는‘아픈몸’에서시작하는이야기다.노동자계급여성으로태어나가치관과신념을지키고이상을실현하며살기위해고군분투하며자기착취에열중하던필자가코로나와함께찾아온집중돌봄과경제위기를겪으며‘아픈몸’을경험하게된것이다.필자는그지점에서멈추어성찰한다.자신이가부장제×자본주의의모순을가리고기후위기를촉진시키는데기여하고있었음을깨닫고,그동안행해온열심과노력의방향바꾸기를실천할것을말하며속도와효율을중요시하는우리사회에도유효한질문을던진다.

자본주의체제에서는성장과발전을위해자연을파괴하고,노동에적합하지않은이들을가려내고축출한다.이체제는사람에게는불평등을,우리가기대어살아가는땅에는기후생태위기를가지고온다.<누구도남기고가지않는다>는‘누구도남기고가지않기위해’분투하는장애인인권운동의가치를통해,모두가존중받는삶을고민하는것이기후생태위기를비롯한현재의삶의위기를막기위해할수있는일임을말하고자하는글이다.

<우리에게는더많은연결이필요하다>는필자가자신의어머니의울퉁불퉁한손을애도하면서학교청소노동자,급식노동자의손과도새롭게만나는과정을그리는이야기다.필자는기후위기의최전선에서일하는학교내노동자의위태로운삶과만나게되면서위험한노동환경과불안정노동의관계를직면하게되었고,자본주의가학교와사회에서어떻게여성과노동을타자화하고차이를서열화하고노동하는몸을규율및통제하며착취하는지를증언한다.또한이같은여성노동에대한차별과불평등이자본주의적시초축적의선행과정임을,그리고이것이생태학살과기후위기를가속화하는원인이자결과임을진술한다.

<하지만신념은스몰토크,취향그리고농담처럼단단하지>는현장에대한고민을시작으로무엇이‘나’의현장이어야할까에대한고민이확장되는과정을담은글이다.필자는30대내내이어진“내가있는곳을현장으로만들자”라는고민을‘공동체’라는키워드로풀어놓는다.기후위기로인한재난에대응하고공동체의변화에함께동참해나가는저마다의자리에서의실천을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