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불편한 관계

매우 불편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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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소설은 사랑 얘기이다. 동시에 한계 상황에 지배받는 인간의 얘기이다. 신과 인간, 성과 속, 초월과 욕망이라는 대립항 속에서 세속의 무게를 뛰어넘고자 안간힘을 쓰는 인간의 노력이 사랑을 통해 어떤 식으로 굴절되어 나타나 성취 혹은 좌절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시도는 송헌수 다두 신부(神父)를 통해 탐색되어지는데, 사제가 있어야 할 자리는 인간의 오욕칠정에 지배받지 않는 인간 밖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고뇌가 더 클 것이라는 생각에서 착안되었다. 인간과 신의 중간자적 입지에서 오는 정체성의 모호함, 그 안에서 치러야 했던 자기와의 싸움은 예상외로 컸으며 뛰어넘어야 할 벽 또한 높았다. 그 구도자적 삶의 여정에 고향 친구인 윤오와 성당 신자인 보나가 함께 하는데, 우정으로 시작되었던 헌수와 윤오와 보나의 삼각 구도는 그 위에 사랑이라는 옷을 한 겹 더 껴입음으로써 미묘한 관계로 얽힌다. 양보 없는 팽팽한 줄다리기 같던 그들의 사랑은 정당하지 못한 사랑이라는 데서 오는 죄책감, 틀을 지키려는 자아, 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쉽사리 겉으로 표현되지 못하고 혼자만의 내분 속에서만 끝없이 소용돌이치다가 끝내는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이 소설은 인간이면서 인간 밖에 서 있어야 하는, 그러나 결국은 인간일 수밖에 없었던 한 슬픈 상(像)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

황혜련

저자:황혜련

강릉출생.숙명여대대학원국문학과졸업.2011년진주가을문예에「우리염소」가,2014년경상일보신춘문예에「깊은숨」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시작.2013년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수상,2016년경기문화재단창작지원금수혜.소설집『불면클리닉』,장편소설『너에게무슨일이있었니』발간.

출판사 서평

줄거리

작은바닷가소읍에서함께유년시절을보냈던헌수(다두신부)와윤오는성년이되어인근의소도시에서재회한다.한사람은신부(神父)로또한사람은교사(敎師)가되어만났지만자라온환경과기질이달랐던탓에처음엔친해지지못하고겉돈다.그러다가송헌수신부가음악교사인함윤오에게성가대지휘를부탁하는것을계기로두사람은급속도로가까워진다.

그렇게1년여를지낸어느날,아무런예고도없이송헌수신부가새벽미사를펑크내고잠적해버리는사건이발생한다.그일은미궁에빠진채새신부를맞으며종결되지만윤오에겐풀리지않는숙제로남는다.

빈농의가정에서무식하고괴팍한아버지밑에서자란헌수는일찌감치신부가될준비를한다.그러나아버지의완강한반대에부딪혀신부로의길은잠시주춤하나아버지의죽음으로헌수는사제가된다.
그러나사제가되고나서치러야할고통은더컸다.사제가되면인간적인고역에서놓여날줄알았는데오히려정체된삶과금기된생활속에서사제의본분만을강요할뿐헌수가추구하던진정으로자유로운삶은쉽게오지않는다.그래서차라리인간속에풍덩빠져버림으로써초월에이르고자하나번번이인간적인면에지배만받을뿐이를뛰어넘는데는한계가있음을절감한다.그럴때마다신에게의탁해보지만하느님역시그해답을쉽게주지않는다.

헌수가사제가되고나서맨처음정면으로부딪쳐야했던문제는여자였다.처음엔신부라는역할에충실하고자애써그감정의정체를외면한다.그러나시간이흐르면서차츰그정체가사랑이라는걸알고빠져나오려하나이미금지된구역안으로성큼발을들여놓은후라인간적인욕망에사로잡혀쉬헤어나질못한다.

그때때를같이하여헌수의친구윤오역시헌수가사랑하고있는보나를사랑하게된다.성가대에서보나를처음본순간사랑에빠져버린윤오는그녀의사랑만을갈망하나윤오의사랑은보나에게가닿기도전에번번이상처라는이름으로되돌아온다.보나의가슴엔이미송헌수신부가가득차있어윤오가들어설자리가없었기때문이다.

우정으로시작된헌수와윤오와보나의삼각구도는그위에사랑이라는옷을한겹더껴입음으로써미묘한관계로얽힌다.그러나그들의사랑은금기된법규,정당하지못한사랑이라는데서오는죄책감,틀을지키려는자아,신에대한막연한두려움등으로인해쉽사리표현되지못하고혼자만의내분속에서만끝없이소용돌이친다.

그러던어느날,만취한헌수가보나의집을윤오의집으로잘못알고찾아가그곳에서밤을보내게됨으로써세사람은파국을맞이하게된다.
헌수는만취한상태에서무의식중에벌어진일이라일의진위여부를몰랐으나보나가잠적하고,그녀의잠적사유가임신때문이며,그임신이헌수자신때문이었다는것을알고헌수는지옥과같은나날을보낸다.그러나이미현실은엎질러진물이되어버렸으며그사실을인정할수밖에없었던헌수는인간에대한책임감과신에대한죄책감에시달리다가결국은사제복을벗을결심을하고사제관을나간다.
그리고잠적해버린보나를어렵게찾아낸헌수는다두신부라는이름을버리고송헌수라는평상인으로살고자작은바닷가마을에둥지를튼다.
이사실을뒤늦게안윤오는배반당한우정과사랑에오열하지만곧평정을되찾고그들의관계를받아들인다.

그러나사제복을벗은헌수는현실생활에적응하지못하고결국또다른파국을맞는다.신에대한자신의소신과믿음이인간이파놓은사소한현실의벽앞에서너무도무참히무너지는것을본헌수는또다른방법으로초월에이르고자자신만의코드를선택한다.성(聖)을버리고속(俗)을취하는삶에서도실패한헌수는양쪽을다버리는선택을함으로써영원히자유로운길에이르고자한다.

작가의말
처음이소설을구상할때는사제의인간적고뇌에대해서쓸생각이었다.그러다차츰한계에부딪혔다.내가안다고믿고있는것들이사실이기는한가.스스로확신이없었다.소설이니까작가마음대로해도된다는발상은안통했다.버리기시작했다.검증안된종교적견해와다소장황하게느껴질수있는주인공의가정사,그리고깊이를가늠할수없는주인공의고뇌를최소화시켰다.그러고나니사랑이남았다.그래,사랑만하자.사랑만하기에도얼마나벅찬가.그러나그도쉽지는않았다.우리가사랑이라고믿고있는것들이진짜사랑이아닐수도있으며왜곡된사랑조차사랑이라는말로덮어버리는경우를종종봐왔다.모호함속에서정의를내리는일이어려워질때마다나는원고를줄여나갔다.자꾸만줄이다보니원고의반이훌러덩날아갔다.
-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