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의주요특징은다음과같다.
첫째,산스끄리뜨어원문직역하며해제했다는점이다.
둘째,티벳역과한역7종을대조하며,그의미를명확히밝혔다는점이다.
셋째,반야부의공사상이등장한이유를역사적인맥락에서살펴보았다는점이다.
옮긴이의말
법회때마다한글『반야심경』을독송해도하지않는것보다는낫다.그렇지만이경이‘지혜의정수를담은경’임을알고일체무자성을강조하는삶을살면붓다의가르침에한걸음더가까워질수있을것이다.삶의변화를위한불교,나와남이더불어함께사는삶을강조하는것이대승불교이고,그출발을연것이반야부경론이니,그핵심을담고있는이책의내용을숙지하여삶의이정표로삼기를바란다.
“색즉시공(色卽是空)”
―인식대상은연기적인것이다.
한마디로『반야심경』은‘지혜의정수를담은경’이라는뜻이다.‘쌓고부수는작업’인불교교학의특징을제대로파악하지않으면,즉오온ㆍ십팔계ㆍ사성제ㆍ십이연기등에대한정확한이해와‘그렇지않다!’라는데까지나가지않으면,‘괴로움의바다’를건너피안으로갈수없음을보여주는경이다.스스로‘부처님의자식’인‘불자(佛子)’라고여기는이들에게는이책을통해불교적으로생각하고불교적으로살지않는게문제라는점만자각해도의미있는계기가될것이다.또한‘창문밖’에서불교를들여다보는이들도불교의바탕이무엇인지알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에밤마야슈르땀!
경(經)과경이아닌것은첫문장을‘이와같이’를뜻하는‘에밤’으로시작하느냐와그렇지않으냐에따라나눠진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한역의여시아문(如是我聞)을우리말로‘이와같이내가들었다’로번역한다.피동(被動)표현을자제하고능동(能動)으로표현하는것이대세라,‘이와같이내가들었다.’라고옮기는것이오늘날에는‘좋은글’이다.그렇지만산스끄리뜨어로‘나(I)’를뜻하는‘아스마드(asmad)’의주격인‘아함(aham)’대신에도구격인‘마야(may?)’를쓴것은집경자의의도인부처님의말씀을높이고자기자신을낮추기위한장치다.그리고이어지는‘들린것’인‘슈르땀(?rutam)’은‘이와같이’를뜻하는불변사인‘에밤(eva?)’과같은격을취하고있다.즉,자기자신을최대한낮추고피동적인존재로만들려고일부러쓴것이다.
---p.44~45
‘오온조차도공하다.’라는언급이뜻하는바는오온적존재인,즉‘인식대상(色)을파악하는식(識)을가진존재’인일체유정(有情)이연기적존재라는것을강조하기위한것이다.그러므로‘조견오온개공(照見五蘊皆空)’의의미만이라도제대로파악하면,그안에들어있는인식주체의연기성은자연스럽게강조된다.
---p.58
부처님의반열반이후등장한구사론자들이부처님의말씀을세세하게분석하여불교를복잡난해한것으로만들었다면,그에대한안티테제로등장한반야부는‘그런게아니다!’라고강조했다.그리고이미‘연기’라는더럽혀진불판을‘공’이라는새불판으로바꾸었다.
---p.68
‘깨달음의길’은조건의변화를위한실천행인자애와연민과떨어질수없다.이와같은이어짐속에서지혜를함양할수밖에없음을교학적으로가다듬은것이곧대승의교학이고,이가운데그핵심을이루는‘지혜의정수’는어떤것도고정된것이없다는것이다.이것만제대로파악하면교학의핵심을부정하는??반야심경??을조금이나마이해할수있을것이다.
---p.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