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저벨 : 듀나 연작소설집 - 포션 5

제저벨 : 듀나 연작소설집 - 포션 5

$16.80
Description
“외톨이들을 얕잡아 보지 마십시오.”
탈출이 불가능한 변비 행성 ‘크루소’에서
베일에 싸인 인물 ‘시드니’의 거대한 음모를 추적하는
함선 ‘제저벨’ 사람들의 기기묘묘한 네 편의 이야기
단테의 지옥문에 이렇게 새겨져 있다지 않나. “이곳에 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내 생각엔 이게 오히려 친절한 안내문처럼 들린다고.
그러니 너희들도 희망을 버려.
-P. 57

읻다 출판사의 포션 시리즈 5권. 한국 SF의 기수 듀나의 연작소설집 《제저벨》이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되었다. 소설과 영화 비평을 넘나들며 한국 장르 문학의 마중물이 된 작가 듀나가 선보이는 낯선 모험기, 그 첫 장을 여는 순간 독자는 방대한 레퍼런스와 정밀한 설계로 엉켜 있는 미래의 시공간에 불시착하게 될 것이다. 이번 개정2판의 출간을 기념해 책의 끝에는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선장’과 ‘제저벨’의 운명적인 첫 만남의 순간이 추가되었다.
이 책은 ‘링커 우주’가 도래한 먼 미래, 함선 ‘제저벨’의 선의인 ‘플래그’가 ‘크루소 알파b’ 행성에 ‘아자니’가 떨어트리고 간 ‘빨판상어’에 탄 사람들을 배 위로 구출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다른 행성으로 떠나기 위해서는 ‘올리비에’를 통해야 하지만 대부분 기약 없는 묵상에 들어가 있다. 불시착하는 이들은 많지만 쉽게 떠날 수 없는 곳. 링커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후손을 남길 수도 없는 곳. 유형지 행성 혹은 변비 행성이라고도 불리는 이 고립된 행성에 불시착한 우주 여행자들 앞에는 이제 어떤 항로가 펼쳐질까. ‘플래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의 신참들에게 익숙한 듯 인사를 건넨다.

“제저벨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내 인사는 늘 이렇게 시작돼.

링커 우주는 여행자들에게 온갖 종류의 모험을 안겨주는 곳이기도 했지만 그만큼이나 노골적인 허풍을 허용하는 곳이기도 했다. 아무리 우주가 넓고 다채롭다고 해도 어떻게 한 사람이 그처럼 많은 일들을 겪을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의사 선생의 이야기에 반론을 제기하지도 않았고 적극적으로 의심하지도 않았다.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 그 이상일 필요는 없었다.
-P. 61

《제저벨》을 먼저 읽은 독자들이 증언하듯 “이 책은 종종 불친절하다는 말을 듣는다”. 느닷없이 크루소에 떨어진 우주 여행자들이 마주하게 된 현실처럼 《제저벨》에는 친절한 안내자나 지침서가 없다. 누군가 듀나의 첫 책으로 이 책을 골랐다면, 어쩌면 소설을 모두 읽고도 처음 떠올렸던 질문을 지울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링커’란 무엇인가.
링커(linker)는 듀나의 단편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자신과 숙주와 새로운 환경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수억 종의 바이러스들의 집합이다.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아자니’, ‘올리비에’, ‘쿠퍼’ 등도 행성에 침투하여 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기계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을 통제하거나 파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링커들의 세계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때문에 링커 바이러스의 간섭으로 변형된 유전자를 갖게 된 사람들은 ‘인류’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모두 다른 가치관과 생김새를 지닌 ‘다른 종’으로 개조된다. 《제저벨》은 링커 바이러스가 우주 전역으로 퍼진 먼 미래, 바이러스에 의해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새로이 통합된 ‘링커 우주’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이야기 속에는 작가가 숨겨놓은 문화적 레퍼런스와 우주적 디테일들로 가득하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즐거운 독서가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작가의 질문에 응답하듯, 제저벨은 거대 함선의 위협에 정면으로 맞서고(〈로즈 셀라비〉), 섹스 인형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전쟁놀이’가 삶이고 역사이고 우주인 대륙으로 향하거나(〈시드니〉), 잠을 잃어버린 섬의 비밀을 밝혀내는(〈레벤튼〉) 이야기를 개척하며 나아간다. 그리고 각 모험의 끝에는 늘 ‘시드니’의 흔적이 묻어 있는데. 보이지 않는 조타수처럼 이 배를 이끄는 ‘시드니’는 과연 누구이며, 그의 음모는 과연 무엇일까.

망망한 은하를 방황하는
준비되지 않은 우주 여행자들

눈물 많은 곰돌이 ‘선장’, 대형 육식동물 같은 ‘항해사 아가씨’, 녹은 유리를 뒤집어쓴 갈색 악마처럼 생긴 ‘엔지니어’와 월리 월러스의 복제판 같은 ‘요리사 아줌마’ 그리고 〈스윙 타임〉의 흑백 필름에서 막 오려낸 것 같은 선의 ‘플래그’와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파트너의 모습을 한 ‘42호’까지. 출신도 과거도 묘연하지만 한 배에 올라탄 사람들. 미래가 보이지 않는 미래에서, 광활한 우주에 엉켜 있는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과거의 흔적을 되짚으며 예측 불가능한 곳으로 계속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듀나의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 《제저벨》이다.
저자

듀나

저자:듀나

소설가이자영화비평가.1990년대초,하이텔과학소설동호회에짧은단편들을올리면서경력을시작했다.이후로각종매체에소설과영화평론을쓰면서왕성한활동을이어오고있다.장편소설『평형추』『아르카디아에도나는있었다』『민트의세계』,소설집『대리전』『태평양횡단특급』『그겨울,손탁호텔에서』,논픽션『옛날영화,이좋은걸이제알았다니』『장르세계를떠도는듀나의탐사기』『가능한꿈의공간들』등을냈다.

2022년하반기,「브로콜리평원의혈투」외의여러단편과장편『제저벨』이함께수록된소설집『Everythinggooddieshere』이미국에서출판될예정이다.

목차

로즈셀라비·9
시드니·59
레벤튼·155
호가스·221

기타등등·297
개정판작가의말·307
부록·311

출판사 서평

“외톨이들을얕잡아보지마십시오.”
탈출이불가능한변비행성‘크루소’에서
베일에싸인인물‘시드니’의거대한음모를추적하는
함선‘제저벨’사람들의기기묘묘한네편의이야기

단테의지옥문에이렇게새겨져있다지않나.“이곳에오는자,모든희망을버려라.”내생각엔이게오히려친절한안내문처럼들린다고.
그러니너희들도희망을버려.
―P.57

읻다출판사의포션시리즈5권.한국SF의기수듀나의연작소설집《제저벨》이새로운장정으로출간되었다.소설과영화비평을넘나들며한국장르문학의마중물이된작가듀나가선보이는낯선모험기,그첫장을여는순간독자는방대한레퍼런스와정밀한설계로엉켜있는미래의시공간에불시착하게될것이다.이번개정2판의출간을기념해책의끝에는그간밝혀지지않았던‘선장’과‘제저벨’의운명적인첫만남의순간이추가되었다.
이책은‘링커우주’가도래한먼미래,함선‘제저벨’의선의인‘플래그’가‘크루소알파b’행성에‘아자니’가떨어트리고간‘빨판상어’에탄사람들을배위로구출하는장면으로시작한다.다른행성으로떠나기위해서는‘올리비에’를통해야하지만대부분기약없는묵상에들어가있다.불시착하는이들은많지만쉽게떠날수없는곳.링커바이러스의영향으로후손을남길수도없는곳.유형지행성혹은변비행성이라고도불리는이고립된행성에불시착한우주여행자들앞에는이제어떤항로가펼쳐질까.‘플래그’는어리둥절한표정의신참들에게익숙한듯인사를건넨다.

“제저벨에오신걸환영합니다.”
내인사는늘이렇게시작돼.

링커우주는여행자들에게온갖종류의모험을안겨주는곳이기도했지만그만큼이나노골적인허풍을허용하는곳이기도했다.아무리우주가넓고다채롭다고해도어떻게한사람이그처럼많은일들을겪을수가있겠는가.하지만그들은의사선생의이야기에반론을제기하지도않았고적극적으로의심하지도않았다.이야기는이야기일뿐그이상일필요는없었다.
―P.61

《제저벨》을먼저읽은독자들이증언하듯“이책은종종불친절하다는말을듣는다”.느닷없이크루소에떨어진우주여행자들이마주하게된현실처럼《제저벨》에는친절한안내자나지침서가없다.누군가듀나의첫책으로이책을골랐다면,어쩌면소설을모두읽고도처음떠올렸던질문을지울수없을지도모른다.‘링커’란무엇인가.
링커(linker)는듀나의단편집《브로콜리평원의혈투》에서처음등장한용어로,자신과숙주와새로운환경을유기적으로통합하는수억종의바이러스들의집합이다.작품에반복적으로등장하는‘아자니’,‘올리비에’,‘쿠퍼’등도행성에침투하여이바이러스를퍼뜨리는기계들을일컫는말이다.이들을통제하거나파괴하는것은사실상불가능하므로,살아남기위해서는링커들의세계에적응하는수밖에없다.때문에링커바이러스의간섭으로변형된유전자를갖게된사람들은‘인류’라는단어가무색하게모두다른가치관과생김새를지닌‘다른종’으로개조된다.《제저벨》은링커바이러스가우주전역으로퍼진먼미래,바이러스에의해하나의거대한네트워크로새로이통합된‘링커우주’에서펼쳐지는이야기다.
이외에도이야기속에는작가가숨겨놓은문화적레퍼런스와우주적디테일들로가득하다.“모르면모르는대로즐거운독서가가능하지않을까”라는작가의질문에응답하듯,제저벨은거대함선의위협에정면으로맞서고(〈로즈셀라비〉),섹스인형을찾아달라는부탁을받고‘전쟁놀이’가삶이고역사이고우주인대륙으로향하거나(〈시드니〉),잠을잃어버린섬의비밀을밝혀내는(〈레벤튼〉)이야기를개척하며나아간다.그리고각모험의끝에는늘‘시드니’의흔적이묻어있는데.보이지않는조타수처럼이배를이끄는‘시드니’는과연누구이며,그의음모는과연무엇일까.

망망한은하를방황하는
준비되지않은우주여행자들

눈물많은곰돌이‘선장’,대형육식동물같은‘항해사아가씨’,녹은유리를뒤집어쓴갈색악마처럼생긴‘엔지니어’와월리월러스의복제판같은‘요리사아줌마’그리고〈스윙타임〉의흑백필름에서막오려낸것같은선의‘플래그’와그가그토록찾아헤맸던파트너의모습을한‘42호’까지.출신도과거도묘연하지만한배에올라탄사람들.미래가보이지않는미래에서,광활한우주에엉켜있는미스터리를풀기위해과거의흔적을되짚으며예측불가능한곳으로계속나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듀나의스페이스오페라작품《제저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