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은불교의정법(正法)과무관하다?”
불교부적의원류와우리불교전통부적의
이해를돕는단하나의책!
중국당나라이래우리나라에전래된불교부적의원류와
돈황자료및대장경에실린불교부적,그리고
고려·조선시대에통용된우리불교전통부적에관한거대한여정
일반적으로‘부적’은미신또는민간신앙의산물로여겨진다.대부분의사찰은물론이거니와불자가운데서도‘부적은불교정법(正法)과무관한것’이란인식도확산되어있다.그런데현존하는고려·조선시대불교유물중불복장등에서출토된다라니에서다양한형태의부적이실려있음을확인할수있다.그럼이부적의정체는무엇일까?
돈황에서조선까지,불교부적의역사를따라가는다섯여정
불교부적의연구에있어저자는돈황자료및대장경에실린부적을점검하고한국불교의식집을검토하던중,기존의연구에많은자료가누락되어있으며,우리나라의경우고려시대부적과근현대에사용된부적에관한연구가전무함을알게되었다.이책은그러한점을보완하여불교부적의연원이되는『오명론(五明論)』의의미와중국전래의고찰에서부터고려,조선,나아가일제강점기와근현대에이르는광범위한시공간속의불교부적연구를시도한다.
한편저자는고려시대간행다라니에실린부적을연구하던중,고려때사용된부적의동일한형태가돈황자료에서발견됨을알게되었다고말한다.그래서일까?저자정각스님의연구는돈황에서부터고려·조선시대까지현존하는불교부적의비교분석을통해그전래양상에대해서도이해하기용이하도록구성하고있다.
이책의여정은첫째,돈황에서시작된다.앞서이야기한것처럼『오명론』의의미와중국전래에대한고찰을시작으로돈황문서중부적이실린12종의사본을분석함으로써각각의구성차이와사본간부적의형태및내용변화양상을알수있다.
두번째발걸음은‘대장경’을향한다.저자는《대정신수대장경》과도상부(圖像部)중불교부적이실린총18종의문헌을대상으로각부적의내용과의미를검토한다.여기에서재미있는것은『불설북두칠성연명경』에실린부적은도교부적과의관련속에생성된것임을언급한다는점이다.
세번째여정은우리나라로향한다.
먼저고려시대에간행된부적을정리하고그변화과정을분석하는데,저자는고려시대에사용된불교부적은돈황사본에실린부적에기인한것임을밝히고자하였다.한편조선시대간행부적에관한연구에있어서도교문헌인『태상비법진택영부』나『옥추경』,『태상노군설익산신부묘경』등의도교부적유입양상이엿보인다는점이주목된다.그리하여불교부적이다양화될수있었던과정에대해그려볼수있다.한편일제강점기및근현대에이르러불교부적이기형화된형태로변화된모습을진단하기도한다.
저자는마지막으로고려와조선시대간행다라니에불교부적과함께실린불인(佛印)과탑인(塔印)등다양한인(印)의수용과전개에대해서술하며이여정을마무리한다.
정토왕생과성불의염원을담은불교전통부적의의미
이책은비록저자의연구결과등을일목요연하게정리한학술서이지만,지금까지그존재를부정해왔거나알지못했던,‘부적’이라는또하나의불교문화에관해이해할수있는좋은기회를제공해준다.
특히불교전통부적에담긴의미에관한내용에이르러,옛사람들의염원이지금을살고있는우리의염원과다르지않다는점을발견하게되면공부의기쁨은배가된다.
불교전통부적에담긴의미에관한해설에따르면,부적이실린각각의문헌에기록된바,특정부적을지닐경우정토(淨土)에태어나거나성불(成佛)을하게되며,또는만겁에걸친생사(生死)를받지않거나모든죄를능히멸하게된다고한다.한편현재의소망을성취하거나행복한삶,부유한삶을기원하는부적도있다.
이책에언급된불교부적들이과거에신비롭고도기적같은결과를실제로일으켰는지는알수없다.하지만부적이라는생각지못했던매개체를통해아주오랜과거의어느때부터지금까지이어진역사의끈을발견하는일은그자체로신비롭고기적같은일이라할수있다.
이책의추천사를쓴송광사방장현봉스님은다음과같이말한다.
우리의오래된부적문화가식민시대를거치며폄하되고,서구문물이유입되면서우리의전통문화를전근대적인미신으로치부하는경향이있었으나,요즈음은국내외에서우리의미묘한부적에관심을가지는사람들이늘어났다.
부적은단순한미신이아니라우리조상들의소박한염원을담은소중한문화유산임을제대로알고,이부적문화를새롭게일구어간다면한류(韓流)의흐름에아름다운꽃잎을더하게될것이다._‘출판에부쳐’중에서
사찰근처불교용품점에서도노란용지위에붉은주사로인쇄된불교부적상품을더러발견할수있다.그것을구입하는대중의마음을속속들이읽을순없지만그근저엔현봉스님의말처럼‘단순한미신’이아닌‘소박한염원’이있음을이책의여정을통해조금이나마이해할수있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