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톨로지:데이터과학과인문학의접점찾기
데이톨로지datalogy’는‘데이터data’와‘로지logy’의합성어로,데이터를통해세상을읽고이해하는공부를말한다.데이터에대한지식과의미와가치를함께담았고,데이터를과학과인문학의관점에서동시에바라보며그접점을찾아본다.디지털기술이라는점에서데이터는과학의영역이다.동시에기록물이라는점,기술의의미와가치를성찰한다는점에서인문학의연구대상이기도하다.
기술은일상에편리함을가져다주지만거기에는양면성이있게마련이다.그런데어떤첨단기술이등장하면,그위험성을숙고하거나사회적합의를이루어내기도전에새로운기술이개발되고있다.사람들은진보된기술에환호하면서도막연한두려움을느낀다.실제로디지털기술을활용하는능력에따라정보격차현상이일어나기도하고,로봇이과거인간이수행하던일자리를상당수대체하고있다.저자는미래사회를향한지나친낙관과비관을모두경계하면서,인문학과과학을연결한균형잡힌시선을가지고세상을읽어야한다고말한다.그리고‘데이터는정보가포함된자료’라는사전적의미에서나아가,‘데이터에서정보를찾고그안에서새로운가치를발견하는’분석과정으로이야기의폭을넓힌다.동서고금의모든정보는‘편리성과확장성’을추구한다는특징을들며,김정호의대동여지도나오늘날의별점평가도‘데이터’에속한다고말한다.또한역사속의과학자와공학자,사상가들을데이터라는관점에서비추어보며그들이자료를수집·연구·분석하여가치있는정보를창출하고전파한과정을살펴본다.
과거-현재-미래를따라읽는데이터이야기
데이터에대한‘거의모든지식’을흥미롭게전하기위해이책은과거와현재,미래라는시간의흐름에따라내용을구성했다.1부에서는역사를변화시킨데이터이야기와데이터연구의발전사를다룬다.인류는아라비아숫자,구텐베르크의금속인쇄술,디지털코드0과1의발명이라는세차례데이터혁명을통해문명의전환을맞았다.전쟁과전염병으로고통받던19세기유럽에서나이팅게일,존스노우,존미나드등은데이터분석을통해재난을극복할길을제시했다.통계학·평균개념·하인리히법칙·파레토법칙등은근대산업사회를진단하는데이터연구방법들이었으며,이개념들은계속발전해오늘날빅데이터분석의근간이된다.
2부에서는현재진행형인디지털신문명의여정을따라가본다.우리가일상적으로사용하는별점평가에서시작해알고리즘서비스,메타버스플랫폼으로이야기가전개된다.우리는디지털기술을통해가상인간과가상현실,아바타를만나며스스로의‘존재감’을경험하고자한다.‘또다른나’라는존재와세상저편에있는다른존재들을만나기를희망하는것이다.하지만기술이삶의질을높이고인간의욕구마저도해결해주리라는믿음에는과연얼마나개연성이있을까?저자는커즈와일의‘특이점논쟁’을환기하면서,우리가인공지능개발의한계를인정하며그위에엄격한윤리적잣대를적용한다면인공지능을안전하게관리할수있으리라고말한다.
인간과기술이공존하려면:딥러닝에서딥필링으로
3부에서저자는인공지능개발의새로운기술‘딥필링’과함께다가올미래사회를예측해본다.1984년에개봉한「터미네이터」에서인간과기계는대립하고있지만,최근작「그녀Her」에서는인간이인공지능로봇과교감하고사랑을나눈다.인공지능로봇은그만큼우리곁에가까이다가왔다.그동안로봇에‘지능’을이식하는데주력했던인공지능기술은이제‘감정’을불어넣으려는시도를하고있다.즉‘딥러닝’에서‘딥필링’으로향하고있는것이다.저자는인간과기술이공존하려면인간의복잡한감정계를이해하는노력이우선해야한다고하며,고대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철학과과학이감정의관계를어떻게정의하고논쟁해왔는지들려준다.소크라테스와데카르트,니체,다마지오등감정을탐구한사상가·과학자들의이야기를펼치며기술과가치의조화를강조한다.그리고기술의측면에서딥러닝과딥필링이어떤메커니즘으로작동하고있는지,딥필링을구현하기위한이론들과극복해야할과제들이무엇인지말한다.
그어떤기술과사회제도도모든인간을다포용할수는없다.『데이톨로지』를읽으며우리는기술만능주의로기울어진현대사회를비판적으로성찰하고,기술의가능성과한계를동시에바라보며미래를준비할수있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