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으로 가다 : 사소한 일상의 세밀한 기록

책방으로 가다 : 사소한 일상의 세밀한 기록

$14.50
Description
레이먼드 카버, 어슐러 K. 르 귄, 프란츠 카프카, 앨리스 먼로 등 10명의 전설적인 작가와 그들의 책 이야기, 그리고 곧 사라져 버리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일상을 담은 독서 에세이.
동이 트는 장밋빛 새벽하늘, 갓 내린 뜨거운 커피의 향기, 잠깐 눈을 돌려 바라본 투명한 풍경,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책을 읽는 시간. 우리는 위대하고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지만, 아무런 의미 없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들도 있다.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친구와 함께 말없이 바라보고 싶어 했던 어느 겨울날의 눈 내리는 풍경처럼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순간들이다.

우리는 삶의 공허함을 타인과의 진실한 관계로 채우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삶은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충만해진다. 《나를 상하게 하는 일은 그만하기로 했다》, 《혼자라서 좋은 날》을 쓴 에세이스트 전지영은 책을 통해 레이먼드 카버, 어슐러 K. 르 귄, 프란츠 카프카, 로맹 가리 등 우리에게 익히 알려지는 전설적인 작가들과 그들의 책을 매개로 오늘도 무수하게 지나치는 작지만 아름다운 순간을 선명한 인상으로 그려내고 있다. 에피소드마다 삽입된 10컷의 섬세한 수채화 일러스트가 여운을 더한다.
저자

전지영

오랫동안출판사편집디자이너로일했다.《나를상하게하는일은그만하기로했다》(2019)를비롯한여러권의에세이를썼다.

목차

PROLOGUE
우리가말할수없는것들《제발조용히좀해요》레이먼드카버
그림자를보며걷다《어둠의왼손》어슐러K.르귄
아무것도달라지지않겠지만《일리아스》호메로스
사랑하는나의삶에게《그로칼랭》로맹가리
책방으로가다《소송》프란츠카프카
손에잡힐듯선명하게빛나는《위대한개츠비》F.스콧피츠제럴드
지금이순간에대한애정《나는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소세키
관계의이면《안티고네》소포클레스
더는바랄것없는《순수의시대》이디스워튼
삶의표정《디어라이프》앨리스먼로
EPILOGUE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아무도없는혼자인데오히려완전한시간이있다.외로움은누군가와함께인가아닌가의문제가아니다.이상적인가정을이루며친구들과좋은시간을보내는사람도외로움을느낀다.우리는삶의공허함이타인과의진실한관계에의해서채워지기를기대하지만아이러니하게도온전하게나혼자일때,정확하게말하면혼자일수밖에없는정신활동을할때삶은충만해진다.…(중략)문학에는그런기능이있다.누구라도책의마지막페이지를덮을때혼자가아니게된다.그것은우리가삶을이해할수있도록해준다.무가치한위대함을위해자신의모든것을내던진남자의죽음에대하여,세상이정해준자리에서벗어나고집스럽게오빠의시체를매장하는소녀의선택에대하여,파리의아파트에서220센티미터의비단뱀
을키우는남자의고립감에대하여.”
---「프롤로그」중에서

누구라도삶의한순간,뜻하지않은급류에휩쓸려절망할때가있다.그순간이되면자신을둘러싼환경의방향성과타인의방향성과물리적인방향성으로꼼꼼하게작성된거대한운명의계획을고쳐보겠다는시도가얼마나무모한지알게된다.바꿀수있는것은오직한가지,자신의방향성뿐이다.비극은그앞에서있는사람의방향성,다시말해그태도를선택한자신이누구인지를극명하게보여준다.
---p.50

관계는곧성장을의미한다.우리는때로는(우리자신을포함해서),관계에대한성장을거부하는사람을흔하게만난다.그들은커다란체스판같은자신의세상에서친구들과가족,그리고동료를자신이원하는자리에배치한다.
---p.127

삶은대개악착같은것으로채워지게마련이지만느린기차안에서창밖을바라보는것같은느낌을받을때가있다.시시각각다른모습으로지나가는풍경은비슷하게익숙하면서황량하다.그잠깐의사이에신기하면서도아름답게비치는것을발견한다.하지만나는아무렇지않은삶의표정이세상의어떤탁월한이야기보다왜이토록깊은인상을남기는지아직설명할수없다.
---p.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