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말고 지지 말고 사랑해 (양장)

죽지 말고 지지 말고 사랑해 (양장)

$12.00
Description
운문과 산문의 형식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신인다운 문학적 개성과 새로운 서정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민하영 시산문집 『죽지 말고 지지 말고 사랑해』는 화자의 심연 속에서 자연스레 작동하고 있는 내재율에 의해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사랑을 잃어버린 황홀한 단독자의 고독, 사랑 생존자가 느끼는 독한 외로움과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는 절대적 실존자로서 느끼는 정한을 타인에 대한 그리움과 상존할 수밖에 없는 모순과 자학을 거느린 역설의 형이상학으로 포착하는 시편들을 수록하고 있다.

2부에서는 사랑과 그리움. 잃어버린 것, 갖지 못한 것, 지키지 못한 것, 다다르지 못한 것에 대한 강렬한 선망과 그리움, 그리고 자책과 격렬한 이별의 고통을 시적 화자가 가보지 못한 절대적 아상에 대한 판타지로 대상화하며 섬세한 서정으로 길러낸 시편을 수록했다.

3부에서는 고통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 자의 용서와 화해, 고독과 사랑 사이에서 번민하고 방황한 모든 시간에 대한 성찰과 이해, 상처를 안긴 모든 대상에 대한 용서, 관조와 응시가 빚어낸 인사이트를 거쳐 마침내 절대적 세계와 대면하는 실존적 풍경을 묘사한 시편을 수록했다.
저자

민하영

저자:민하영
한국에서태어났고건축과디자인,미학을공부했다.삶이유한하다는것과빛나지만짧은진실의순간들로채워진다는걸깨닫고는모든것을예외없이소멸시키고마는강고한시간을거스를수있는것이사랑이라고믿게되었다.그불멸과궁극의가능성에가닿고싶어사랑을찾아헤매고,문학적언어와음악에의몰입을통해자신에게왔다가사라진사랑을애도하고있다.문화콘텐츠와건축기획자로일하고있다.‘나’라는현신은모든곳에존재할수없으므로어디에도존재할수없다는허무의철학을신봉한다.

목차

작가의말4

|1부|
적멸을가르치는꽃13
십일월14
슬픔은사람의일입니까15
고독의원적지16
아이다호에서17
지워진노래,숨어버린이야기18
십이월19
묘비를쓰다듬으며20
혼술21
성터에서22
증발된사랑23
창밖이라는당신24
빨간벽돌집이층25
불행의시놉시스26
들여다본다27
아픈칼28
북부역29
잠시라도30
나는그사람이다31
슬픈노래32
견디는것에대하여33
마지막시34

|2부|
당신과나39
사라져버린빛41
당신의배후42
여름은매번돌아왔지만43
한마디말도없이44
침묵과문장45
눈과눈사이46
무너진다47
거룩한속도48
반성49
동해비치506호50
피하는건사랑이아니다52
안아줘53
어떤사태54
무정을말하다55
무슨일이일어났나요56
메모57
이별과이별58
검게탄혀59
눈물이뭐냐고60
8월61
슬픔이다가온다62

출판사 서평

사랑을하면서살아남은일은부끄러운일이다!

시산문집『죽지말고지지말고사랑해』는이와같은시대적맥락에서나온로맨티시즘으로의회귀선언이라고도할수있다.저자민하영은서문에서이렇게말하고있다.“사랑을하면서살아남는것은부끄러운일입니다.더욱이살아남은일을쓰는일은더부끄러운일입니다.그러나,저는부끄러움을감내하는것으로사랑의전모를,우리가사는동안한번쯤목숨을걸어도좋았을사랑의면목을털어놓기로했습니다.우주의한점,일시적으로점유하고있는이작은시공에서내존재의빚을갚고싶었습니다.”신인작가의이고백은우리시대가통째로잃어버린감수성으로의복고를그가의도하고있다는것을분명히증명하는텍스트로읽힌다.

“몸서리치게고독할때가끔이국의공동묘지를배회했다
난슬픔을알지못해삼아놓은경계가사라지는것을
잘알아차리지못했다
이미지워진그자리에넋을들여놓기도했다
발걸음이떨어지지않았다
사랑하다죽어버린이의묘비를쓰다듬었다
내머리칼을쓰다듬듯이
차가운생을어루만지듯이”
-「묘비를쓰다듬으며」중에서

“사랑생존자가들려주는87편의사랑노래”라는부제가암시하듯작가민하영은자신이치르거나겪은사랑과이별의정한과슬픔을1인칭화자의가장적실한문체로가감없이묘사하는데그언술들은어디에도감염된흔적이없는고유하면서개성적인감성의지배를받고있는것처럼보인다.“사랑하다죽어버린이의묘비를쓰다듬었다”라는레토릭은그렇기에섬뜩하리만큼투명하고시사적이다.이를,사랑은목숨과바꿔도좋을만한것이라는작가의신앙고백으로읽어도무방하리라.여기서눈에띄는것은작가의언술들이정교한미학적통제와라임의지배를받고있다는것이다.책에수록된자유로운형식을꾀하고있는작품들이행간을통해한결같이노출하고있는것은격정과회한,갈망,외로움,고독같은격렬한감상(感傷)이지만작가는표피적인릴리시즘의유혹을적절히제어하면서문학이요구하는객관적거리두기를통해독자들과의교감과소통의여지를확보한다.

사랑없는시대를살고있는이별없는세대에게바치는노래

불행하게도21세기한국사회를살고있는이들은예외없이‘사랑없는시대를살고있는이별없는세대’다.아무도목숨바쳐사랑하려하지않고그렇기때문에이별의고통에몸부림치는이도없다.사랑하지않는것은유죄라는말도있거니와인간은진정한사랑을통해서만영혼을성장시킬수있고세계와타자를동질화하면서존재의본질적숙명을받아들일수있다.사랑은그러므로존재의가장베이직한언어인동시에노래인셈이다.번역할이유가없는,번역이안되는언어가곧사랑이다.민하영은언어는곧음계이고라임이다.시와산문의경계를허물면서화자를끊임없이교란시킨사랑의정체를치열하게뜨겁게탐문한다.그과정에자신을거울에비춰보는성찰과회한이진행되고원초적인동경과우수가끼어든다.마치격렬한감정이모래속에스미면서서로를씻기는것과같은문학적정수(淨水)의경험에동참하면서독자들은격렬하면서도순정한카타르시스를느낄수있을것이다.『죽지말고지지말고사랑해』가사랑없는시대를살고있는불행한동시대인들에게바치는노래로읽혀야하는까닭이여기에있다.이책을읽는것은그러므로새로운서정에의참여이며경험이다.

어디에도감염된적이없는독자성을갖춘신인작가민하영의탄생

작가민하영은자신의사적정보를제한적으로만제공하고있는신인작가다.그는의도적으로나이와성별을밝히지않았다.그가밝힌것은서울에서태어났고건축과디자인및미학을공부했으며문학과음악을꾸준히애호한것이전부다.한국문학체제가오랫동안유지하고있는시스템인등단제과정을거치지않았지만오히려그렇기때문에그가구사하는언술과레토릭은날것그대로의풋풋함과자연스러운초월성및독자성을확보한다.일찍이롤랑바르트는1960년대에‘작가의죽음’이라는한징후를예견했다.고전적인의미에서문학지상주의나예술의권위를입은작가의영향력은후기자본주의,대중주의시대로나아가면서소멸할수밖에없다는것이‘작가의죽음’이라는명제가말하고자하는것인데,민하영이라는대담하면서도발칙한신인작가의비체계적탄생은이를역설적으로증명하고있다.

작가가개별적지위나사회적위계에기대지않고전작주의에입각한텍스트를출판한것은쇄신의요구에도오랫동안한곳에고인채동종교배라는비판으로부터자유롭지못한한국문학의풍토에서격려받아마땅할것이다.더욱이그의첫책에서문학의가장정통적인제재인사랑과이별의파토스를이처럼솔직하면서도담대하게쏟아냈다는것은그만큼한국기성문단의태만과직무유기가가볍지않다는방증이기도할것이다.그리하여사랑은죽어도죽지않는것이며져도지지않은것이라는전언은얼마나애틋하고갸륵한가.

책의구성

운문과산문의형식을자유롭게넘나들며신인다운문학적개성과새로운서정의가능성을모색하고있는민하영시산문집『죽지말고지지말고사랑해』는화자의심연속에서자연스레작동하고있는내재율에의해총3부로구성되어있다.

1부에서는사랑을잃어버린황홀한단독자의고독,사랑생존자가느끼는독한외로움과아무도대신해줄수없는절대적실존자로서느끼는정한을타인에대한그리움과상존할수밖에없는모순과자학을거느린역설의형이상학으로포착하는시편들을수록하고있다.

2부에서는사랑과그리움.잃어버린것,갖지못한것,지키지못한것,다다르지못한것에대한강렬한선망과그리움,그리고자책과격렬한이별의고통을시적화자가가보지못한절대적아상에대한판타지로대상화하며섬세한서정으로길러낸시편을수록했다.

3부에서는고통을자기것으로받아들인자의용서와화해,고독과사랑사이에서번민하고방황한모든시간에대한성찰과이해,상처를안긴모든대상에대한용서,관조와응시가빚어낸인사이트를거쳐마침내절대적세계와대면하는실존적풍경을묘사한시편을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