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결정적 순간들 : 그날 이후 세계는 어제와 같지 않았다

과학의 결정적 순간들 : 그날 이후 세계는 어제와 같지 않았다

$17.80
Description
그 순간 이후였다, 세계가 달라진 것은
세계를 바꾼 과학자들의 진짜 이야기
과학의 역사는 잘 꾸며진 신화다. 한 고독한 천재 과학자가 진리 탐구라는 고귀한 목표 아래 실패를 거듭한다. 그러다 돌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유레카! 마침내 위대한 발견을 해낸다. 안타깝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 과학자 역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보통 사람이다.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발견의 동기는 다른 사람의 인정일 때가 많다. 필요한 지원을 끌어내려고 모사를 부린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사는 시대와 지역에 매여 있다.
과학의 진실된 상을 찾는 과학사학자와 과학철학자가 함께 쓴 이 책은 무언가 다르다. 갈릴레오, 퀴리, 플랑크, 하이젠베르크 등 유명한 과학자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인간적 모습을 들춘다. 또한 헨리에타 리비트, 비토 볼테라, 애니 캐넌, 마리아 괴페르트 메이어 등 여성이거나 물리학 분야가 아니어서 소외되었지만 오늘날 세계의 모습에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를 조명한다. 이 책은 이런 보통 과학자들의 평범한 날들을 조금은 역설적인 의미의 ‘결정적 순간들’로 명명함으로써 진짜 과학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 세계가 왜 이런 모습이 됐는지를 설명한다.

저자

박민아,이두갑,이상욱

저자:박민아
과학사학자.한양대학교창의융합교육원교수.서울대학교물리교육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현과학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지은책으로《뉴턴&데카르트:거인의어깨에올라선거인》,《퀴리&마이트너:마녀들의연금술이야기》,《과학,인문으로탐구하다》(공저)등이,편역서로《프리즘:역사로과학읽기》(편),《낡고오래된것들의세계사》(공역)등이있다.

저자:이두갑
과학사학자.서울대학교과학학과교수.서울대학교지구환경과학부를졸업하고프린스턴대학교에서역사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과학잡지《에피》편집위원이며지은책으로《TheRecombinantUniversity》등이있고역서로《자연기계》(공역)등이있다.

저자:이상욱
과학철학자.한양대학교철학과및인공지능학과교수.서울대학교물리학과를졸업하고런던대학교(LSE)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지은책으로《과학은이것을상상력이라고한다》,《인공지능시대의철학자들》(공저),《포스트휴먼으로살아가기》(공저),《과학으로생각한다》(공저)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5

1장갈릴레오의절반만성공한대화
-1632년피렌체13
2장톰슨이줄의발표에이의를제기했을때
-1847년25
3장패러데이가힘의선이실재한다고선언했을때
-1852년34
4장맥스웰주의자들이승리를선언한날
-1888년9월45
5장플랑크의‘양자혁명’
-1900년베를린58
6장볼츠만의자살
-1906년9월69
7장소르본스캔들
-1911년파리76
8장헨리에타리비트가변광성의비밀을밝혔을때
-1912년82
9장캐넌의하버드항성스펙트럼분류법이채택되었을때
-1913년91
10장밀리컨이광전효과로노벨상을수상했을때
-1923년106
11장비토볼테라,생존경쟁을수학적으로모델링하다
-1926년120
12장이렌퀴리의인공방사성원소발견
-1934년1월127
13장마이트너의망명
-1938년7월12일137
14장하이젠베르크와보어의만남
-1941년코펜하겐146
15장독일과학자들이원폭투하소식을들었을때
-1945년155
16장마리아괴페르트메이어가첫봉급을받았을때
-1946년168
17장‘낯선’지능을소개한튜링
-1950년맨체스터177
18장제임스왓슨,분자생물학의탄생을알리다
-1953년194
19장조너스소크가폴리오백신을개발하다
-1953년203
20장프랜시스크릭이분자생물학의중심원리를제시하다
-1957년211
21장프랭클린과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
-1958년4월17일218
22장아서콘버그가DNA학과를설립했을때
-1959년228
23장베리커머너,환경위기를경고하다
-1970년2월2일236
주244
참고문헌249
그림출처254

출판사 서평

과학에영웅이나천재는없다!
과학사학자와과학철학자가함께쓴,신화없는진짜과학이야기

학술활동뿐만아니라대중과학교양서,과학잡지,방송,유튜브등을통해과학에대한진실된상을전달하는작업을해온과학사학자박민아,이두갑,과학철학자이상욱이오늘날세계의모습을만든과학의역사,그‘결정적순간들’을발굴한다.결정적순간들이라는명명은천재과학자의위대한발견을가리키는것같지만이책은그반대다.과학의역사를세밀히조사해보면그런순간들은극히일부였다.역사에족적을남긴과학자들은약점많고인정을갈구하는지극히인간적인사람이었다.또한그들은당시의사회문화적배경및자신을둘러싼주변사람들과동떨어질수없는사람이기도했다.이런외부적요인에흔들려타협하거나굴복하거나저항하거나했던그모든순간들이세계를어제와다르게했다.요컨대과학의결정적순간들이란이런평범한날들에새로운의미를부여하려는시도이다.

이책은갈릴레이갈릴레오,윌리엄톰슨,마이클패러데이,제임스맥스웰,루트비히볼츠만,막스플랑크,베르너하이젠베르크,마리퀴리,앨런튜링,제임스왓슨,프랜시스크릭등과학사에서굵직굵직한인물들의신화를벗겨내고잘알려지지않은결정적순간들을들춘다.

갈릴레오는정말교회와사이가나빴을까?사회적분위기야어떻든자신의이론을고수하는외골수였을까?그렇지않다.갈릴레오는코페르니쿠스천문체계를옹호하는《두주요세계체계에대한대화DialogueConcerningTwoChiefWorldSystems》를출판하면서교회와지속적으로소통했고과학적주장과사회적수용성을동시에조화시키려한영민한야심가였다.갈릴레오는코페르니쿠스주의를옹호했다는이유만으로종교재판을받지않았으며종교의희생양도아니었다.놀랍게도코페르니쿠스주의는가톨릭교회로부터이단으로정죄받은적이없다.왜종교재판이열렸는지이해하려면갈릴레오가과학자로서가졌던진짜욕망이무엇이었는지알아야한다.과학철학자이상욱은여러사료와기록을통해갈릴레오의진짜이야기를다시들려준다.

이책에는우리상식을깨는이런흥미로운역사탐구가가득하다.막스플랑크는흑체복사를연구하면서에너지가띄엄띄엄한값으로양자화되어있다는것을발견해이른바양자물리학의시대를열었는가?안타깝게도양자물리학의시초에대한이런‘표준적’설명은잘만들어진이야기일뿐이다.플랑크는에너지의양자화를그저수학적기법이라고만생각했지세계의실재라고보지않았다.이런불일치역시플랑크가살았던독일사회및독일물리학계가플랑크에게끼쳤던영향을파악해야진정으로이해할수있다.

세계를냉전으로몰아갔으나핵물리학연구는꽃피웠던2차세계대전시기하이젠베르크,오토한,카를폰바이츠제커등독일물리학자들의원자폭탄개발에피소드는사회와유리된고고한과학자신화에흠집을내는흥미로운이야기를들려준다.나치를위한전쟁연구에반대하기위해일부러태업을하며원자폭탄을개발하지않았다는하이젠베르크의주장은변명일까,사실일까?하이젠베르크는정말원자폭탄을개발할수있었을까?이책의저자들은독일과학자들의녹취록분석을통해그진실을파헤친다.

오늘의세계를만든건무명의과학자다
더많이알려져야할과학자발굴하기

과학사에자주등장하는유명과학자들만이세계를이런모습으로만든것은아니다.과학사에는여성이어서,물리학이아니어서우리에게잘알려지지않은과학자와그들의중요한연구가있다.헨리에타리비트,애니점프캐넌,마리아괴페르트메이어,로절린드프랭클린,비토볼테라,베리커머너등그동안국내과학교양서적에서거의소개되지않았던과학자들이다.이중에는노벨상을받은과학자도있다.누군지모르겠다고?바로원자핵을연구한마리아괴페르트메이어다.아마마리아메이어가여성이기때문에낯설게느껴질것이다.마리아메이어는과학자와현모양처라는두역할을동시에수행해야했고남편은교수였으나자신은‘자원봉사조교수’라는무보수직에만족해야했다.마리아메이어를노벨상과학자로만든결정적순간은그녀에게일자리와첫봉급이주어졌을때다.그때에야비로소원자껍질모형을제시하며어떻게원자가그렇게안정적일수있는가?하는질문의답을찾는프로젝트를시작할수있었다.버지니아울프가여성이문학을하기위해선돈과자기만의방이필요하다고말한것처럼마리아메이어도마찬가지였다.“1946년부터제대로봉급을받으면서,다시말하면독립연구자로인정받기시작하면서그녀의연구는제대로된성과를냈다.독립연구자로서의학문적,사회적지위의확보는생산성있는연구를위해매우중요한조건이되는것이다.”(175쪽)

하버드천문대에서별의밝기를기록해천체물리학의발전에기여한헨리에타리비트와애니캐넌의연구도사실남성과학자들이별빛스펙트럼분류를가치가낮은일로여겼기에가능했다.이여성과학자들은‘컴퓨터’로불렸는데이는대량생산되는항성스펙트럼데이터를처리하기위해저임금으로고용된사람들을칭하는단어였다.당시남성조수는평균2500달러의연봉을받는반면하버드여성컴퓨터는시간당25~35센트,연봉으로는600~900달러를받았다.그런데도세상을바꾼것은여성컴퓨터들의연구라는사실이아이러니하다.

제임스왓슨의DNA발견수기인《이중나선》때문에이중나선의증거가된DNAX선회절사진을찍어놓고도발견의공을도난당했다고알려진로절린드프랭클린도사실비운의여성과학자는아니었다.프랭클린은자신의연구의공을뺏겼다고생각하지도않았으며오히려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의구조를해석하는선구자로서엄청난업적을냈으며죽기전까지활발하게활동했다.이외에도생물의생존경쟁을수학화함으로써진화와생태계의상호작용을연구하는수리생물학의발전에크게기여한비토볼테라,1960년대방사성물질낙진위험연구를통해환경위기를경고하고환경운동에까지나아간과학자베리커머너등저자들이꼽은세계를바꾼과학자들의에피소드는우리가지금고민하는문제의연원이어디에있는지잘보여준다.

과학은그렇게하는것이아니다
과학활동이실제로이루어지는방식

우리가너무나인간적이고약점많은과학자의삶을통해고민해볼수있는것은도대체과학이란무엇이며,과학은어떻게작동하는가하는근본적인질문이다.이를테면과학의역사와과학자의삶에기반해과학의본질적의미를탐구하는과학철학적숙고라고할수있겠다.과학자는시대와사회,자신이발딛은근접환경에서자유롭지않다.그러나이말은과학자들이기존패러다임내에서만작업하고패러다임을전복하는일은하지못한다는뜻은아니다.오히려패러다임내에서작업하기에패러다임을깰수있었다.물론그자신은그런일을해냈다는것을의식하지못할수있지만말이다.‘힘의선’이라는개념을창안함으로써뉴턴식의직선적인력이나척력으로된원거리작용패러다임을깼던패러데이는뉴턴주의적세계관안에서연구했다.그런패러데이를세계관의혁명가로만든결정적요인은외부환경에있었다.가난한대장장이집안에서태어나인쇄소의제본공도제였던패러데이는책을만들며독학으로과학이론을배웠지만프랑스와영국의과학엘리트들이저술했던,수학이난무한어려운과학책은이해하지못했다.수학적테크닉이없었기에힘의선이보여주는회전운동을직선의원거리작용으로환원하지못했고그대신힘의선을시각적으로입증하는실험에열을올렸다.다양한전기현상을시각적으로보여주려는패러데이의전략은힘의선과전기장,자기장개념을발전시켰다.하지만바로그수학이패러데이의발목을잡기도했다.“자기력선이공간에물리적으로실재하고그선을따라힘이전달된다면그힘이전달되는메커니즘은무엇인가?원거리작용에서는힘이즉각적으로전달되는데비해,자기력선을통해힘이전달된다면힘이전달되는데걸리는시간은얼마인가?자기력선이물리적실재라면자기력선이펼쳐져있는그공간에는에너지가실려있을까?그에너지의크기는얼마일까?이런질문에대한대답은현상을보여주는실험만으로는부족했다.”(44쪽)이는수학으로무장한신세대물리학자의몫으로남는다.패러데이의후예맥스웰이위대한과학자가된건이런상황적맥락이있었다.

스탠퍼드대학에DNA학과를만든생화학자아서콘버그는과학활동이고립된천재의의로운싸움이아니라는점을적확하게입증한다.콘버그는발견에대한우선권을놓고과학자간경쟁이격화되는비밀주의와고립주의가과학발전에좋지않다는믿음을갖고있었다.이를타개하기위해그가자신의학과에정착시킨문화가‘열린냉장고’설치이다.이냉장고에콘버그자신의실험실에서생산한,DNA뉴클레오타이드및DNA의합성과분해에관여하는효소들을넣고이를DNA를연구하는국립보건원의연구자들이모두이용할수있도록공유했다.“콘버그는이러한공유문화를통해자신의실험실이더창의적인연구를할수있도록만들었다.공유의연구공동체가기존의연구질문을다각도로분석하며이를독창적방식으로재해석하고창의적인실험을자유롭게설계할수있을때,기초과학이발전할수있다는신념이점차부상했다.”(230~231쪽)이는연구에필요한자원을경제적으로효율적인방식으로활용하는방법이기도했다.

이와동시에콘버그는생화학연구를다학제적방식으로연구할수있도록분자생물학여러분과의신진학자들을임용했다.“이런배경에서신임교수는과학적으로빠르게성장함에따라점차중요한연구주제를개척하거나창의적인업적을발표했다.자원의공유를통해성장한이들은또한공동체에대한고마움의표시와책임감이라는상호호혜의원칙하에자신이많은연구비를받을때에도이를기꺼이학과구성원과공유하면서생화학학과라는실험공동체의성장에기여했다.이것이바로공동체적구조이다.”(232~2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