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들

말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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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바다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내 앞으로 말뚝이 왔다”
서로에게 진 빚을 빛으로 기억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표표한 마음을 위하여
웃음과 눈물의 이야기꾼 김홍의 파란만장 미스터리 활극!
1996년 한국문학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제정된 한겨레문학상이 2025년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한겨레문학상은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윤고은의 《무중력증후군》,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장강명의 《표백》, 이혁진의 《누운 배》, 강화길의 《다른 사람》,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하승민의 《멜라닌》 등 탁월한 역량과 개성을 지닌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며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장편소설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오랜 시간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한겨레문학상이 서른 번째 수상작 《말뚝들》을 출간한다.
서른 해를 기념해 5천만 원으로 상향한 고료로 공모한 한겨레문학상은 전년보다 110편이 증가한 총 응모작 349편 가운데 김홍 작가의 《말뚝들》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8인의 심사위원은 “재미, 거침없는 문장, 계엄 사태를 놀라운 속도로 반영한 시의성, 설교 없는 서사” 등을 당선작 선정 사유로 꼽았다. “현재의 정치적 풍경과 위기의 징후들을 비켜가지 않고, 문학의 방식으로 응전”하는 이 작품이“한겨레문학상이 걸어온 30년의 궤적에 부응하는 의미 있는 성취이자, 문학이 여전히 유효한 윤리의 형식이라는 믿음을 되살려준 작품”이라고 상찬하며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말뚝들》은 억울하게, 서글프게, 쓸쓸하게 이름도 없이 죽었던 자들이 ‘시랍화’ 되어 도심 곳곳에 ‘말뚝들’로 출몰한다는 기이한 설정으로부터 시작된다. “말뚝들의 출현과 소멸의 미스터리를 중심축으로 삼고, 타락한 정치와 자본의 행태, 그 시스템 안에서 먹고살아야만 하는 소시민의 자아를 지키려는 발버둥과 보통 사람이라면 능히 가져야 할 연민과 연대에 이르기까지 21세기 대한민국을 전천후로 조망한다”.
심사를 맡은 서영인 문학평론가는 《말뚝들》이 전달하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가 바로 ‘눈물’로 “제련소에서 유독 물질에 중독되어 죽은 외국인 노동자, 나흘째 잠을 못 잔 상태로 인도를 덮친 택배 노동자, 그 택배차에 받혀 숨진 아이, 그들이 모두 말뚝들이 되어 나타난 순간 이 죽음이 사회적 죽음이라는 사실은 명백”해지는데“이 사회적 죽음과 사회적 슬픔을 추적하고 반추하며” 기록하는 작품이라고 평했으며, 편혜영 소설가는 “이 소설이 가닿은 애도와 연대의 윤리는 근래에 보기 드문 서사적 활력과 함께 찾아와 굳건한 말뚝처럼 독자에게 내리꽂힐 것”이라고 밝혔다. 강화길 소설가는 “개인의 불행과 세계의 불행이 만나는 지점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대담하게 묘사”하는 것으로, 박서련 소설가는 “한 사람이 평생 쌓아온 소설관을 거침없이 깨부수며 쇄도하는 장광 요설의 파괴력”과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와 개연의 관계를 처음부터 재정의하려는 듯 과감하게 내달리는 서사”를 김홍 작가만의 특기로 강조했다. 심윤경 소설가는 우리가 불과 반년 전에 겪은 계엄 정국과 관련해 “그런 상처와 무력감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가 활자로 맺혀 마침내 이 소설이” 되었음을 높이 추켜세웠으며 정지아 소설가는 “미스터리와 정치, 자본, 계급, 말만 들어도 현기증 나는 거대 담론들이 얽히고설켰는데” 전혀 산만하지 않고 단순하다 싶을 만큼 깔끔하다며 모처럼 단숨에 읽히는 재미있는 작품을 만났다고 극찬했다.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홍은 장편소설 《스모킹 오레오》 《엉엉》 《프라이스 킹!!!》을 발표하며 기발한 설정과 엉뚱한 상상력,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빛나는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단단하게 다져왔다. 《말뚝들》은 작가가 등단도 하기 전인 2014년 “거꾸로 박혀 있는 사람들의 말뚝”(2014년 9월 14일의 작가 노트)을 떠올린 뒤 10년여간 공들여 쓴 작품이다. 날렵한 시대감각과 예측 불가한 전개, 견고한 해학성 등 자신의 매력을 이어가면서도 또 한 번의 진화를 이루어냈다는 면에서(한창훈 심사위원) 더욱 돋보인다. 소설가로서 활동을 이어간 지 8년, 2023년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은 데 이어 네 번째 장편소설인 《말뚝들》로 한겨레문학상까지 거머쥔 그의 행보는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다.

“내가 당신을 기억할게요”
세계의 불가해성 속 소시민의 분투
다른 존재를 향한 연민과 연대, 그리고 애도의 이야기

죽은 자들이 바다에 나가 거꾸로 박혀 있다는 전설로 전해지는 말뚝들. 어느 날 해변으로 말뚝들이 밀려들고, 은행의 대출심사역 ‘장’은 영문도 모른 채 트렁크에 갇히는 기이한 사건에 휘말린다. 결혼을 준비하던 연인과 파혼하고, 은행에서는 본부장의 눈 밖에 나는 등 장에게는 좀처럼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반상의 엄연한 법도 속에 자신을 쌍놈이라 자조하는 장이지만 아직은 만회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런 장의 바람과 달리 잇달아 터지는 악재들 속에 아무도 그의 편이 되어주지 않고,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불행은 하루하루 그를 압박한다. 경찰은 피해자가 된 장에게 냉소적이고, 은행도 뜻밖의 일로 장을 몰아붙인다. 모든 것이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고 생각할 때 절친했던 옛 친구 태이의 부고마저 듣게 된다. 태이의 유품을 전해 받은 장은 친구와의 오랜 오해를 다시 돌아본다. 그러는 동안 뭍으로 올라온 말뚝들은 심상찮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건만 정부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말뚝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들은 무엇을 하기 위해 뭍으로 올라왔고, 사람들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말뚝들 앞에만 서면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고, 흰 방호복을 입은 수거자들이 말뚝들을 실어 간다. 치워도 다시 나타나는 말뚝들. 바다에서 뭍으로, 뭍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당신들에게로 계속 다가오는 말뚝들. 누군가에겐 불안으로,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조금씩 밝혀지는 말뚝들의 과거 가운데 십수 년 전 장이 한 어떤 행동이 연루되어 있다니. 적대와 회유가 교차하듯 장에게 쏟아지고, 이제는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를 만큼 이상한 일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장은 과연 자신에게 닥친 불행들을 극복하고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미지의 타자를 조우한 사회는 공포와 불안을 이겨내고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
《말뚝들》은 “6시면 퇴근을 기대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날이 많고, 외근 잦고, 자기 삶에 불만족하는 평범한 사람”인 ‘장’에게 일어난 믿기지 않는 불행에서 출발해, 편리와 합리로 포장한 자본주의가 호령하는 신 계급사회에서 우리가 쉽게 소거했던 사회적 죽음의 면면을 ‘말뚝들’로 호명한다. 바다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내 앞으로 말뚝이 진군해 들어올 때 우리는 알 수 없이 눈물을 흘린다. 최루의 존재를 눈앞에 두고 아수라장이 되는 인간과 기업, 정부의 시스템을 꼬집는 눈매는 날카롭다. 예리한 문제의식과 비현실과 현실을 아우르는 소설적 재미가 작가 특유의 리드미컬한 문체로 생생히 살아난다.

아무에게도 빚지지 않은 사람의 마음은 가난하다. 서로에게 내어준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노트에 눌러쓰고, 그 빚을 기억하며 평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으로 언젠가 세상을 설득할 것이다._본문에서

한겨레문학상, 한국문학의 활력 30년
미스터리, 페이소스, 유머로 설득한 기발한 작품

한국인 최초로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휩쓰는 작가들을 비롯해 그 어느 때보다 한국문학에 대한 국내외적인 관심이 뜨거워지는 이즈음 30주년을 맞는 한겨레문학상의 다짐은 각별하다. 한국문학의 활력과 미래를 도모해온 서른 해를 마무리하는 작품으로도 《말뚝들》은 의미가 깊다. 급격한 압축성장을 이룩한 한국 사회의 문제를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미스터리, 페이소스, 유머로 설득한 이야기 자체의 기발함을 무기로 단단한 문학적 징표를 획득한 소설 《말뚝들》을 경유해 한겨레문학상은 한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를 무한한 상상력으로 발굴하여 앞으로도 한국문학의 새로운 영토를 굳건히 다져갈 것이다.
저자

김홍

저자:김홍
1986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7년동아일보신춘문예를통해소설을발표하기시작했다.

목차

하나



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내가당신을기억할게요”
세계의불가해성속소시민의분투
다른존재를향한연민과연대,그리고애도의이야기

죽은자들이바다에나가거꾸로박혀있다는전설로전해지는말뚝들.어느날해변으로말뚝들이밀려들고,은행의대출심사역‘장’은영문도모른채트렁크에갇히는기이한사건에휘말린다.결혼을준비하던연인과파혼하고,은행에서는본부장의눈밖에나는등장에게는좀처럼좋은일이일어나지않는다.반상의엄연한법도속에자신을쌍놈이라자조하는장이지만아직은만회할기회를노리고있다.그런장의바람과달리잇달아터지는악재들속에아무도그의편이되어주지않고,스스로감당하기힘든불행은하루하루그를압박한다.경찰은피해자가된장에게냉소적이고,은행도뜻밖의일로장을몰아붙인다.모든것이자신에게등을돌렸다고생각할때절친했던옛친구태이의부고마저듣게된다.태이의유품을전해받은장은친구와의오랜오해를다시돌아본다.그러는동안뭍으로올라온말뚝들은심상찮은사회적혼란을초래하건만정부는제대로된역할을하지못한다.
말뚝들의정체는무엇인가?그들은무엇을하기위해뭍으로올라왔고,사람들에게무엇을요구하는가?말뚝들앞에만서면사람들은알수없는눈물을흘리고,흰방호복을입은수거자들이말뚝들을실어간다.치워도다시나타나는말뚝들.바다에서뭍으로,뭍에서도시로,도시에서당신들에게로계속다가오는말뚝들.누군가에겐불안으로,누군가에게는심각한위협으로인식된다.그런데조금씩밝혀지는말뚝들의과거가운데십수년전장이한어떤행동이연루되어있다니.적대와회유가교차하듯장에게쏟아지고,이제는누구를믿어야할지모를만큼이상한일들이연달아일어난다.
장은과연자신에게닥친불행들을극복하고온전한삶을살아갈수있을까?미지의타자를조우한사회는공포와불안을이겨내고진정한공동체를만들수있을까?
《말뚝들》은“6시면퇴근을기대하지만그러지못하는날이많고,외근잦고,자기삶에불만족하는평범한사람”인‘장’에게일어난믿기지않는불행에서출발해,편리와합리로포장한자본주의가호령하는신계급사회에서우리가쉽게소거했던사회적죽음의면면을‘말뚝들’로호명한다.바다에서도시로,도시에서내앞으로말뚝이진군해들어올때우리는알수없이눈물을흘린다.최루의존재를눈앞에두고아수라장이되는인간과기업,정부의시스템을꼬집는눈매는날카롭다.예리한문제의식과비현실과현실을아우르는소설적재미가작가특유의리드미컬한문체로생생히살아난다.

아무에게도빚지지않은사람의마음은가난하다.서로에게내어준마음을잊지않기위해노트에눌러쓰고,그빚을기억하며평생을사는사람들이있다.이것으로언젠가세상을설득할것이다._본문에서

한겨레문학상,한국문학의활력30년
미스터리,페이소스,유머로설득한기발한작품

한국인최초로세계유수의문학상을휩쓰는작가들을비롯해그어느때보다한국문학에대한국내외적인관심이뜨거워지는이즈음30주년을맞는한겨레문학상의다짐은각별하다.한국문학의활력과미래를도모해온서른해를마무리하는작품으로도《말뚝들》은의미가깊다.급격한압축성장을이룩한한국사회의문제를관통하는주제의식과미스터리,페이소스,유머로설득한이야기자체의기발함을무기로단단한문학적징표를획득한소설《말뚝들》을경유해한겨레문학상은한걸음더나아가고자한다.‘지금여기우리’의이야기를무한한상상력으로발굴하여앞으로도한국문학의새로운영토를굳건히다져갈것이다.

저자의말

단지이소설을위한폴더에든메모가220개다.
“너의모든운을여기서시험하지마.”
이건2017년10월7일에썼다.문장이그대로쓰이진않았지만장의어떤결정들을걱정하며되뇌었다.
“똑똑하긴한데애가바보예요.”
2021년2월8일에썼다.태이를이야기할때옮겨적었다.
“너인마헤겔백날읽어봐라.백배가된다지혜가.”
2019년9월10일에썼다.뭐라는건지모르겠다.왜써놨지?
가장오래된기록은2014년9월14일의것.
“거꾸로박혀있는사람들의말뚝.”
미처소설의문장이되지는못했지만기억하고싶어하나를더옮겨둔다.
“말뚝이널지킨다.니가지키는게아니라.”
2025년2월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