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선데이타임스』TheSundayTimes베스트셀러
“숀페이는글쓰기와도덕적비전양면에서모두명료함의표본이되는책을썼다.영국에초점을맞춘이책은틀림없이전세계에강력하고지속적인영향을미칠것이다.우리는이책을통해대응할가치가있는주장과잔인하거나어리석기때문에거부해야만하는주장들을구별하는방법을배운다.기념비적이고완벽하게설득력있는작품이다.세상이어떻게돌아가야하는지에대한이해가아주명확하다.”
-주디스버틀러JudithButler,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교교수
“어떤사회가
공정과평등의원칙을지키고있는지알아보는
리트머스시험지는
그사회가가장소외된집단에속한사람을포함한
모든시민의권익을
지지하고보호하는정도를살펴보는것이다.”
소수자로산다는건,한편으로는다수에게익숙하고당연한일들이나에게는그렇지않다는의미다.우리는모두어느정도는,소수자성을의식해가며살고있다.(그래야한다.)나도어떤소수자이슈에서는다름아닌당사자일수있기때문이다.일단아시아인부모사이에서태어나아시아인의외모를가지고있다면우리는인종적으로소수자다.누구나한때는어린이였고늙으면노인이될것이기에인생의어느시기에는소수자가된다.누구나소수자성을의식해가며살아야한다는말이갑자기부당한느낌으로다가온다면그동안내가어떤집단을일상적으로타자화하며살아오지는않았는지진지하게돌아봐야할일이다.
소수자,그중에서도성소수자에대한인식은그간에조금씩이나마긍정적인방향으로전진해왔다.일단어느누군가의성적지향이나성별정체성이그사람의‘선택’이아님이,세상에는그저원래그렇게태어난사람도있다는것이관련단체의운동이나홍보,미디어의재현을통해많이알려진덕이라고도볼수있다.그리고커밍아웃한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양성애자)들이늘어남에따라그들이‘내주변의누군가’일수도있다는것,그래서그들을포용하는것이남의일이아님을인지하게된덕분이기도하다.그리고무엇보다,세상모든사람은어떤이유때문이아니라당연히존중받아야하는존재라는커다란전제가우리마음속에서존재감을키워가고있기때문이기도하다.2007년에처음발의된‘차별금지법’은15년이흐른지금도여전히매선거철마다잊지도않고또와서의제로등장하기는하나,그래도그동안그덕분에법의영역을벗어나생활영역에서어떤이유나형태로든차별이있어서는안된다는인식도시간과함께자라났다.하지만포괄적으로성소수자를일컫는약자LGBTQ+의네번째글자,T를의미하는트랜스젠더에대한대중의인식은여전히악의적으로구성된,실제와많이다른스테레오타입이나우스갯소리로치부하는희화화,그리고그들이시스젠더(트랜스젠더가아닌사람들)여성이나아이들에게위협이되는범죄자같은존재라는프레임에서벗어나지못하고있다.이렇게단언하는것은최근몇년간미디어를통해알려진故변희수하사나숙명여대입학을포기한학생,연극작가이은용씨같은트랜스젠더들의이야기가비극적이고안타까운결말을향해가는과정에서나타난SNS상의댓글논쟁,논쟁거리도못되는악플,그리고대중의반응을우리모두가지켜보았기때문이다.
“언론이트랜스젠더이슈에관해이야기하고싶어한다는건
우리가당면한난점을다루고싶어하는것이아니라
우리를활용해자기들이슈를이야기하고싶어한다는뜻이었다.”
2021년영국에서출간된『트랜스젠더이슈』는,최근언론이나SNS상에서트랜스젠더를소재로벌어지는각종논쟁과관련이슈대부분을다룬다.다만,그방식은조금다르다.흔히트랜스젠더이슈하면떠올리는‘트랜스젠더여성이올림픽여성경기를제패하게될것인가?’‘트랜스젠더여성이여성화장실이나탈의실을사용해도되는가?’‘트랜스젠더여성도진정한여성이라고할수있는가?’같은다분히‘시스젠더적’입장에서나온궁금증이나이슈가아니라트랜스젠더로살아가는당사자들이맞닥뜨리는실제적이고물리적인문제에초점을맞춘다.
영국에서도소수자들을언론에서긍정적으로재현하는노력을통해일반대중의인권의식을고취하고자했던지난수십년간의운동이있었고,그덕에의식이많이개선되기는했으나개인적인영역에서의차별과혐오는계속되고있다.특히미성년자인트랜스젠더가느끼는젠더디스포리아(성별위화감,불일치감)를인정하지않거나그에맞는치료를받기힘든문제,더근본적으로는가족들에게포용되지못하는수많은트랜스젠더들이거리로내몰려발생하는노숙인문제,적절한치료를받지못한채성인이되어실업,가난과같은상태에내몰리거나성노동에종사하게되는문제등이있다.또한인구대부분이그렇듯트랜스젠더도사회적으로노령화단계에접어들었는데,이들을수용할만한마땅한요양시설이없는데다양로원에들어간트랜스젠더들이다시출생시의성별로취급당하거나시설관리인및다른수용자들에게학대/소외당하는문제도발생한다.이와같은물질적인문제야말로트랜스젠더들이처한가장현실적이고시급한문제인데도언론이나정치의의제는트랜스젠더를포함한노동계급일반이겪는문제에관한진지한논의보다는어느트랜스젠더가가슴수술을받았더라는식의선정적이고단편적인보도나무의미하고갈등을유발하는논쟁에쏠려있다.그쪽이훨씬더높은관심을이끌어내기때문이다.그래서트랜스젠더가겪는현실적인문제는사실노동계급일반의문제와유사한데도,이들은사회적연대의기회를박탈당하고소외된다.
현실적으로트랜스젠더가겪는문제라고할때가장큰비중을차지하는것은보건의료상의문제일것이다.영국은트랜스젠더의트랜지션(성전환)과정의일부를국가의료보험(NHS)으로보장하는나라다.하지만이런치료에대한접근권은심각하게제한되어있으며널리알려졌듯영국의료체계의비효율성,또의사들의무지탓에실제치료를받기까지는무의미할정도로오랜시간이소요된다.그나마영국은의료보험으로트랜지션치료를일부받을수있지만,우리나라의경우는의료보험으로받을수있는트랜지션관련치료가전무한데다,의료과정에서의차별및혐오를겪지않기위해몇안되는퀴어친화적인특정병원으로전국의트랜스젠더들이원정을가는게현실이다.
이어지는내용에서는노동계급트랜스젠더가겪는문제와,실업과가난으로내몰린트랜스젠더들이성노동에의존할수밖에없는현실을구체적으로짚는다.저자숀페이는성매매란여성에대한남성의착취이기에완전히근절되어야한다는일부페미니스트들의주장에대해,법적으로성매매를금지하든말든성매매에종사하지않고서는생계를유지할수없는시스젠더/트랜스젠더여성들의물리적조건과노동환경을개선하고근본적인해결책을내지않는한성매매에대한법적금지조치는성매매의억제가아니라음성화로이어질뿐이며,이런음성화가시스젠더/트랜스젠더성노동자들의살해등범죄피해로직접적으로이어진다고지적한다.뉴질랜드,독일,아일랜드등다양한국가에서의성매매실태와성노동자들이겪는구체적위험을사례와함께자세히설명하면서,저자는이문제의해결에있어서“우리없이우리에관해말하지말것”(Nothingaboutus,withoutus)이라는원칙을지켜야한다고주장한다.
책의후반부인5부부터는사회주의자인저자의면모가강조되며법집행자로서의국가와트랜스젠더의관계를분석한다.경찰은최근까지도성소수자를비롯한대부분소수자들에게억압적인국가권력을대변하는존재였으나,최근에는(영국)경찰안에서도LGBTQ+의정체성을커밍아웃하는사람들이생기고국가가이들의인권을적극적으로옹호하는법적개혁을단행하면서프라이드시위에서경찰이앞장을서는등의변화가일어났다.또,트럼프가뒤집기는했으나버락오바마행정부에서동성애자및트랜스젠더인시민이군대에서복무할자유를폭넓게인정하고일부성소수자들이이를자랑스럽게받아들이기도했다.그러나저자는트랜스젠더라는이유로경찰이나군대조직에서차별받는것은안될일이지만,자본주의적국가체제를유지하기위한도구인경찰,군대와의관계개선을반드시긍정적으로만볼수는없다는의견을내놓으며보다급진적인사회적연대를꿈꿀것을주문한다.한편트랜스젠더와범죄의관계를논할때빠질수없는교도소문제도있다.트랜스젠더범죄자들을수용할때는이들을여성교도소나남성교도소중어디에수감해야하는지부터갖은골치아픈문제가발생한다.저자의입장은트랜스젠더든,시스젠더든교도소에수감하는제도전체를재고해야한다는것이다.특히영국대부분범죄자들은대부분타인에게해를끼치지않는범죄,이를테면마약이나성매매등의혐의로수감되기에근본적으로인권침해적인수감제도를개혁내지폐지할급진적상상이필요하다고이야기한다.
6부와7부에서는기존에연대를이루어진행되던페미니즘운동과LGBTQ+운동사이의분열및LGBTQ+공동체내에서LGB와트랜스젠더(T)사이에일어나는분열및갈등양상을다룬다.대부분일반인은성적지향(내가어떤성을좋아하느냐)과성별정체성(나는어떤성별이냐)을구분하지못하며,사실이런개념자체가19세기후반에서20세기초반에이르러서야정립되기시작한매우새로운개념이다.그러나페미니즘및LGBTQ+공동체에서는이개념이(때로는지나치게)정립돼있고,갈등의소재가되기도한다.예컨대트랜스젠더니,레즈비언이니하는개념이아예없었던역사속인물(생물학적여성으로태어났으나남성으로서살고죽었던배리박사)을트랜스젠더라고이야기한것에대해일부레즈비언들이그녀의정체성을부정하는행위라거나여성도강할수있다는점을무시하고고정적인성관념을강요하는행위라는식으로반발하는사례가그렇다.극단적인일부페미니스트들은‘탈코르셋’운동을하는레즈비언들을트랜스젠더남성으로전환시키려는‘음모’에대해경고한다.이들은트랜스젠더남성이태어났을때의생물학적인성별그대로사실은여성이지만,가부장적인사회나성관념에굴복해자신을남성이라고주장하는것뿐이라고말한다.이처럼생물학적성을강조하다보니,뜻밖에도이런주장을하는일부페미니스트들은기독교우익단체와손을잡고임신중단(낙태)반대등여성의자기결정권을침해하는운동을하는데까지나아갔다.그러나페미니즘과LGBTQ+운동은처음에시작됐을때처럼“어느트랜스인이간결하게표현했듯이우리는똑같은상대에게두들겨맞은사람들”로서연대해야하며그럴가능성은언제나열려있다는것이저자의주장이다.
통계에도,법에도,제도에도없는
‘1%미만’의존재로산다는것
우리나라트랜스젠더인구는몇명일까?놀랍게도,이런통계는한번도조사된적이없다.이런저런근거로추정해낸추산치만있을뿐이다.(“한국서‘통계에도없는존재’로산다는것”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801279/“전국트랜스젠더6천명추산…65%는수도권거주”https://m.khan.co.kr/view.html?art_id=202002220600015#c2b참조.)물론전국적으로통계를낸다해도,자신의성별정체성을감추고싶어하는이들이많은탓에정확한집계가이루어지지않을확률이크다.하지만지금까지이런시도조차없었다는것은,이들이사회에서도,법에서도,제도에서도지워진존재라는사실만부각할뿐이다.『트랜스젠더이슈』에도영국의상황에대해비슷한이야기가나온다.
트랜스인들에관해벌어지는대화의전제조건이트랜스인들에의해설정되는경우는거의없다.부분적으로,이는영국내트랜스인구가적기때문이다.사실,우린확실한숫자도모르기는한다.공공기관에서사용하는‘트랜스’라는정의안에들어가는사람을가능한한폭넓게추산하면,영국내트랜스인들의숫자는20만~50만명이다.그렇다면,우리가인구에서차지하는비중은어느모로봐도1퍼센트미만이다.(36~37쪽)
돌베개에서『트랜스젠더이슈』와동시에펴낸『다채로운일상:어느트랜스젠더이야기』에도국내트랜스젠더인구를추산하는내용이있다.여기에서추산한추정치는“비록정확히는알수없지만최소6000명,어쩌면20만명이상까지”다.영국의경우처럼,인구의1퍼센트미만이라는결론이나온다.
결국작년말,국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