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각자의 현실 너머, 서로를 잇는 정치를 향하여)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각자의 현실 너머, 서로를 잇는 정치를 향하여)

$19.50
Description
극단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예능·교양 부문 최우수작품상 수상,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예능작품상 노미네이트 등으로 화제성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은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를 기획·연출한 권성민 피디가 신간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를 통해 그 이야기를 확장해 간다. “현실 사회의 축소판을 재현하고 인간의 다면성을 조명하며 리얼리티의 새 지평을 열었다.” “서로의 의견이 달라도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라는 평을 받은 이 프로그램 기획의 기반이 되었던 문제의식부터 한국 사회 갈등의 축인 정치, 젠더, 계급, 사회윤리를 둘러싼 쟁점을 다루며 서로 다른 이념과 가치관의 맥락을 균형 잡힌 시선으로 펼쳐 보인다. 저자 개인의 경험, 일종의 사회실험이기도 한 프로그램 속 장치들과 장면들,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정치적·사회적 이론과 담론을 총망라해 한국 사회의 각기 다른 의견의 지형을 입체적으로 그려나간다.
권성민 피디는 지난 14년간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예능 프로그램에 담아 대중과 소통해 왔다.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에서도 이러한 역량이 돋보인다. 정치적·사회적 개념들을 일상 속 사례와 사회의 구체적 풍경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며 삶의 맥락 속에서 이해되도록 돕는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성실한 안내 덕분에, 이 책은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정치사회 교양서로 자리매김한다.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는 어떤 입장이 더 옳고 그른지 규정하려는 책은 아니다. 저자는 온라인상에서 두드러지는 극단적인 의견에서 눈을 돌려, 사람들의 의견이 형성되는 배경과 그 안에 작용하는 본능을 이해해 보자고 제안한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역사와 궤적을 지닌 존재이며, 납작하고 단순한 의견으로 환원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권 출범 이후 내란을 종식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지금, 우리는 과연 해묵은 갈등을 끝내고 통합과 공존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사람들 사이에 열린 대화와 질문을 움트게 할 것이다.

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히는 곳에서 자신의 당위와 무결함을 확인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함께 발을 디디고 있는 땅에서 합의점을 찾아내고 각자가 꿈꾸는 사회를 아주 조금씩이라도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면, 우리는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고 상대가 서 있는 자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내 의견을 더 잘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11쪽)
선정 및 수상내역
-2025 서울국제도서전 여름 첫 책 선정
저자

권성민

저자:권성민
예능피디.2012년MBC예능국에입사했다.2014년정부의언론탄압에항의하여해직되었다가대법원의판결로2년뒤복직했다.첫단독기획·연출작품으로출연자들이한글을모르는할머니들과문해학교에서삶과언어를공부하는「가시나들」을선보였다.이후카카오TV오리지널콘텐츠김이나의카톡토크쇼「톡이나할까?」를통해다른방식으로소통하는일에대한고민을이어갔다.2024년웨이브에서방영된「사상검증구역:더커뮤니티」를통해서로다른입장들사이에서만들어지는제도와정치를다루었고,이작품으로제3회청룡시리즈어워즈예능·교양부문최우수작품상을수상했다.저서로는사회에대한이야기를담은에세이집『살아갑니다』,어른됨에대해쓴『서울에내방하나』,창작과일에대해담아낸『직면하는마음』이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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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듣는이를향해말하기

1부서로만나지않는세상
1장세계를넓히는불편한만남
2장예능,유희적공론장
3장갈등을자세히들여다보면
4장차원과스펙트럼

2부각자의입장을점검하기
1장정치,자유대평등너머로
2장기울어진파란색
3장계급,실력과노력으로성공했다는당신에게
4장내가왜부유야
5장젠더,‘이퀄리즘’의세계

3부정답없이공존하기
1장개방성,너의문제가우리의문제가될때
2장무지의장막이걷힐때
3장누구에게나인정이필요하다
4장‘위선’이작동하는사회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서로다른의견이부딪히는곳에서자신의당위와무결함을확인하는것만이목적이아니라면,함께발을디디고있는땅에서합의점을찾아내고각자가꿈꾸는사회를아주조금씩이라도실현해나가고자한다면,우리는상대의언어를이해하고상대가서있는자리를살펴볼필요가있다.경우에따라서는정말오답일수도있는상대의생각자체를인정하기위해서가아니라,설령오답이라할지라도그가왜거기이르게되었는지를이해하고내의견을더잘관철시키기위해서라도말이다.(11쪽)

상대를납작하게바라보게될때의가장큰문제는그것이진실이아니라는점이다.오직하나의기준으로만형성된사람이란존재하지않는다.‘히틀러도자기부하에게는좋은사람이었다.’라는말을하려는것이아니다.모든입장이다중요하고세상에옳은입장이란없다는상대주의를표방하려는것도아니다.맥락과시대를초월해절대선을내세우는일은위험하지만,그럼에도매순간더나은선택은있다고생각한다.(33~34쪽)

맞다.세상엔‘다른선택’이아니라‘틀린선택’을하는사람들이분명히있다.양비론은언제나정답이될수없다.하지만지금의사회는점점더그‘틀림’을몰아세우고조롱하는방식만을발달시켜가는것같다.사람은본래스스로의오류를쉽게인정할수있는존재가아니다.오류를몰아세울수록악에받쳐극단적인선택을향해움직이는데,문제는우리가서로연결되어있기에결국에는그러한선택이만드는세상을모두가공유하며살아야한다는것이다.[……]지금‘틀린사람’이란표현안에계속해서어떤종류의사람들을떠올리고있다면잠시만멈춰보자.그안에나와당신이포함될수도있다.우리는어떤상황에서도항상옳을수는없다.(34쪽)

계급이동의역동성이살아있는사회만큼이나가진것이없는삶도비참하지않을수있는사회가나는더필요하다고생각한다.비참한삶이다수인사회는위험하고불안정하다.스펙터클은감상하는사람과그대상이분리되어있을때쾌감을주지만,같은땅을디디고사는타인의삶이온전히나와무관할리가없다.(188쪽)

숫자만보면사람이보이지않는다.직접만나서이야기를듣지않으면이해할수없는것이너무많다.사고실험이아닌실제삶속에서무지의장막이란말은서로의얼굴을가리는가림막을가리킬때더잘어울린다.그가림막을들추고서로의얼굴을들여다봐야비로소보이는것들이있다.(287쪽)

수많은이야기속에서이들의양심을발견하는일은의외로어렵지않다.지나친확신을경계하면된다.단일한기준과절대적진리를외치는목소리앞에서는한발만물러서서들어보는습관만가져도좋은이야기를가려낼수있다.나에게편안하고내생각을강화해주는이야기너머로눈길을한번씩돌려보는것,그작은습관이많은것을바꾼다고나는믿는다.(290쪽)

정치의언어는사람들이살아가는삶의맥락속에서그들의감정과표현을반영하고포착할수있어야한다.한국과미국을비롯한수많은선진국에서노동자계급이문화엘리트들에게반감을갖게된이유는자신들의삶과언어가반복해서인정받지못하고배제되는일을더이상견디지못했기때문이다.이들은마침내온라인에서발언권을얻은뒤그곳에서자신들과같은목소리를만났고,자신들에게‘인정’을공급해주는정치를향해결집했다.살아온삶과언어를계속해서부정당하고교정당해야하는계몽주의를따라야할이유는더이상찾기어렵다.(326쪽)

일상에서사람들은논리만으로설득되지않는다.상대가나를이해하고존중한다고느껴지는관계안에있을때,비로소상대의말이마음에와닿는다.같은말을하더라도더큰설득력을갖는사람이있다.그것은그사람이어떤논리를펼치느냐보다는나의마음과경험을얼마나인정해주느냐,우리가어떤관계안에있느냐에달려있다.결국사람을설득하는것은논리가아니라,그사람이살아온삶의방식이다.(3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