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시대

불의 시대

$19.00
Description
우리가 사는 세계는 왜 이토록 자주 불타오르는가?
불의 시대, 우리는 이미 그 중심에 있다!

불을 지배하는 인간에서, 인간을 지배하는 불로
인류의 세계를 창조하고 파괴하는 화염의 연대기, 《불의 시대》
지구 곳곳에서 산불이 끊이지 않는 오늘날, 우리는 단순한 기후변화를 넘어선 시대를 살고 있다. 바로 ‘불의 시대(Pyrocene)’다. 이는 단순히 불이 많아졌다는 뜻이 아니라, 불의 영향이 전 지구적, 지질학적 스케일에 이르러 빙하기에 비견될 만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선언이다. 불에 대한 세계 최고의 전문가 스티븐 J. 파인이 평생의 지식을 집대성한 저서 《불의 시대》는 불을 중심으로 인류 문명을 재조명하며, 인류가 만들어낸 불이 지구에 가져온 다차원적인 위기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인문, 과학, 환경을 유기적으로 엮어 불의 세계를 직조하는 이 책은 지금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 할 시대적 경고이자 생존 지침서다.
지구는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불이 존재하는 행성이며, 인간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불을 사용하는 종이다. 불은 인간과 더불어 진화해왔고, 인간은 불을 통해 자신을 조형해왔다. 그러나 인간의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힘이자 동반자였던 불은 이제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산불의 위력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으며, 특히 최근 호주, 미국, 한국 등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수천만 헥타르의 땅을 태우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집어삼켰다. 인간이 불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고차원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현대에 오히려 불의 위력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거세지고 통제 불가능해졌다.
《불의 시대》는 인간 문명이 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통찰을 통해, 불이 인간에게 길들여진 순간부터 불이 인간의 세계를 지배하게 된 오늘날까지의 변화를 추적한다. 인간은 들소를 젖소로 길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들불을 횃불로 길들였으며, 이 불을 이용해 초원과 산림을 개간하고, 사냥과 농경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나갔다. 불은 인간이 생태계를 조작하고 재편하며 지배하는 도구였다. 인류 문명은 전쟁과 건축과 종교와 화학과 연금술과 기계공학에 불을 이용하며 눈부신 진화를 이뤄냈다.
인간에게 불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세계를 구성하는 원동력이 됐다. 불은 공장을 움직였고, 철도를 달리게 했으며, 전기를 공급했고, 대량 생산과 소비의 시대를 열었다. 인간은 불 덕분에 이전에는 상상조차 못한 규모의 도시를 만들고, 수천 킬로미터를 하루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오늘날 불은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관측되는 대형 산불들은 이 ‘불의 시대’가 단지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결과물임을 보여준다.
파인이 정의하는 불의 역사는 세 시대로 나뉜다. 첫 번째 불은 식물이 대륙을 덮자 나타난 자연의 불이다. 번개와 같은 자연 현상에 의해 발생한 이 시대의 불은 생태계의 일부로서 존재했다. 두 번째 불은 인간이 길들인 불이다. 인간은 요리, 사냥, 경작 등 자신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도구로 불을 다루기 시작했고, 이 시대의 불은 인간이 있는 모든 곳에 퍼졌다. 세 번째 불은 질적으로 다르다. 이 시대의 불은 계절, 태양, 기후, 지리 같은 생태학적 한계에 제한되지 않는 파괴력을 가지는 불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나무, 풀 같은 유기물이 아니라 화석 연료를 태우기 시작했고, 가연성 물질의 원천은 기본적으로 무한하다.
이제 불은 더 뜨겁고 오래 탈 뿐만 아니라, 지구의 대기와 기후까지 비가역적으로 바꾸고 있는 총체적 힘이다. 불의 시대의 위험성은 산불의 증가뿐만 아니라 반복되는 고온화, 건조화, 탄소배출 증가, 바다의 산성화, 해류의 변화, 생물 다양성의 소멸로도 나타난다. 불은 대기권을 통해 모든 장소에 영향을 미치며, 현대의 도시조차 불을 중심으로 조직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이 불의 시대의 정점에 서 있다. 이제 이 불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우리의 다음 시대를 결정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맞이한 위기를 이해하고 대응할 열쇠를 쥐고 있다.
저자

스티븐J.파인

저자:스티븐J.파인(StephenJ.Pyne)
미국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StateUniversity)의명예교수이자세계적으로저명한화재역사학자인저자는인간과자연,문화속에서의불의역할에대해깊이탐구해왔으며,특히야생지대와농촌지역의화재역사와정책에관한방대한연구로잘알려져있다.그랜드캐니언국립공원에서15년간소방관으로근무하며직접현장에서불과맞서싸운경험이있고,로키산맥과옐로스톤국립공원의소방대책을확립했다.

역자:김시내
홍익대학교신소재공학과를졸업하고LG디스플레이에서연구원생활을하다가바른번역글밥아카데미수료후번역가가되었다.옮긴책으로는《휴먼엣지》,《세븐퀘스천》,《이상한세상에서나자신으로사는법》,《롱패스》,《지치지않는연습》등이있으며,청소년과학잡지《OYLA》번역에도참여했다.

목차


서문
세가지불사이에서9

1장첫번째불:자연의불
불의행성:느리게,빠르게,오래타는불21
불이지구에뿌리내린역사22
불의생물학적특성29
불의고생대사42
계몽주의:불의암흑기51

2장얼음의시대61
홍적세에얼음이많았던이유66
거대동물,대멸종76
홍적세이야기79
화염의수호자87

3장두번째불:인간이길들인불93
불의창조물:자연경관95
두번째불100
불과도가니102
원주민의불:자주발생하는잔잔한선제적화재108
농부의불:불과휴경114
화염기술125
영향을주고받는기후128

4장세번째불:산업혁명이후의불137
암석경관139
연소변이:연소의새로운질서143
연소변이:개념150
연소변이:행위154
제3의자연속구축경관156
제3의자연속전원경관160
세번째불이보여주는황야164
대화재173

5장화염세181
불의시대196
불과함께하는삶:원리206
불과함께하는삶:실천213
완벽보다연습229

끝맺는말:여섯번째태양234

작가의말244
참고문헌248

출판사 서평

이런독자에게권합니다?

-캘리포니아산불,호주산불,2025년한국산불등최근전세계적으로일어나고있는대규모산불에대한관심과경각심이있는분
-환경문제,기후위기,기후변화에관심이있는분
-인류문명을일군불에대한인류학적호기심이있는분
-인문학기반의교양독자층

책속에서

불이있는행성은지구뿐이다.이놀라운상황을잠시짚고넘어가자.행성들사이에서불은생명만큼이나드물다.생명체가살아가는세상의산물이기때문이다.지구는해양생물에서산소대기가,육상생물에서불이잘붙는탄화수소가등장했다.식물은육지에뿌리를내리자마자벼락을맞고불타올랐다.그이후로도계속타고있다.
산소는다른행성에도있으며그중화성이가장유명하다.나머지에는가연성물질이그득하다.토성의위성인타이탄만봐도대기가메탄이다.기체행성에서는벼락이친다.그러나필수요소를전부갖추고있거나요소간결합이가능한행성은없다.생명체가있는데다가불까지있어서불을다루는지적생명체가존재하는외계행성을발견할지도모른다.그러나현재로서는아는게아무것도없고,무언가찾는다고해도너무멀어지구와비교할수없다.우리는유일하게생존가능한불의행성에서산다.
-21~22쪽

불은대체무슨일을할까?불은정확하고포괄적이다.다흩뜨려놓고굽는다.생물군을해체한후타는과정에서해방을맛본재료를새롭게조립할장소를마련한다.화염주위로생화학,종,공동체가생태학적삼각형을이루며순환한다.불은분자,유기체,경관을휘젓는다.식물의숨을앗아가고생태구조를분해해분자를떠돌이신세로만든뒤종끼리섞어적당한곳을물색하고한동안에너지와양분의흐름을다시이어붙인다.속도를점점붙이며휘저어조각내놓고다시빚어숨을불어넣는다.불은급진적이면서도보수적이다.기존질서를파괴하는동시에되돌려놓을환경을촉진하기때문이다.경제에빗대자면,창조적파괴의극치다.
-37쪽

인류는200만년이상불을이용했고불없이존재할수없었다.불이나는곳에서번성했고,건·우기가없어불이나지않는암석사막,습한우림,그늘진숲에서는생존하려고군분투했다.사회역할,규범,법,의식,관습에불과관련된전통이뿌리내렸다.집,공동체,들판,목초지,사냥터,열매수확지,길에서불을밝혔고,창조신의자취를따르는노랫길을갈때도마찬가지였다.불을통해전쟁을벌이고평화를기리기도했다.그러면서불과공존하게됐다.불을피워돌보고길들였으며신화에녹여냈고,불을주제로온갖이야기를전했다.
-51~52쪽

불은다른고대원소와달리여전히학문분야없이땅바닥에대충몸을누이고잠을청하며여러학문을피난처삼아떠도는노숙자신세다.불의생물학적특성은근본적으로규정하기어렵고,물리학모델에종속된다.불을기계에가둬연소를제어하는기계공학을생각하면된다.불을사용하는사람들조차토치로땅에불을붙이는순간불이물리장치에서벗어나생태과정으로변모한다는사실을인정하지않고,불을그저양초나터빈과같은도구로취급한다.오늘날산업사회를살아가는도시인들은불과개인적으로접촉할일이거의없다.불은그들의경험밖외딴곳에존재할뿐이다.사람들은다양한매체에서보이는재앙이자사고의모습이나공공보건을위협하는연기를통해가상의불만알고있다.
-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