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 아우라가 뭐지? (아나운서와 불문학자의 대담)

아비투스, 아우라가 뭐지? (아나운서와 불문학자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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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르면 휘둘린다! 인간의 진실을 말해 주는 7개의 키워드
담론(discourse), 권력(power), 노동과 여가(labor & leisure), 선물(gift), 아비투스(habitus), 아우라(aura), 그리고 레이몽 아롱(Raymond Aron)의 자유주의-
이것들을 모르면 인간의 진실에 무지해질 뿐만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편재(遍在)하는 권력에 휘둘린다!
‘시대를 읽는 인문학자’ 박정자 교수와 펜앤드마이크 최대현 아나운서가 대담으로 펼쳐내는, 일곱 개의 키워드로 푸는 현대, 현대인, 현대사회.
저자

박정자

저자박정자는소비의문제,계급상승의문제,권력의문제,일상성의문제등을인문학적으로해석한일련의책들을썼다.
저서로『빈센트의구두』『시선은권력이다』『이것은Apple이아니다』『마네그림에서찾은13개퍼즐조각』『시뮬라크르의시대』『잉여의미학』『눈과손,그리고햅틱』『이것은정치이야기가아니다』『우리가빵을먹을수있는건빵집주인의이기심덕분이다』(대만에서『在麵包店學資本主義:從人文角度看數位時代資本家,勞動者的改變』라는제목으로번역출간)『로빈슨크루소의사치다시읽기』등이있다.
번역서로는사르트르의『지식인이란무엇인가?』『식민주의와신식민주의』『변증법적이성비판』(공역),푸코의『성은억압되었는가?』『비정상인들』『사회를보호해야한다』『만화로읽는푸코』『푸코의전기』『광기의역사30년후』,앙리르페브르의『현대세계의일상성』,앙드레글뤽스만의『사상의거장들』,레이몽아롱대담집『자유주의자레이몽아롱』등이있다.
서울대불문학과를졸업했고,같은대학에서석·박사를했다.박사논문은“비실재미학으로의회귀:사르트르의『집안의백치』를중심으로”이다.상명대학교에서사범대학장등을역임했고현재명예교수로있다.많은팔로워들이좋아하는페이스북필자이기도하다.

목차

책을펴내며_모르면인간의진실에무지하게될7개의인문학주제

1장악마는담론을장악한다
사치는신분상승욕구의표출/권력은‘관계’에서나온다/진실보다강력한‘상징적폭력’/시민의식고양할자유·우파담론투쟁을

2장권력의시선,당신의수술실을엿본다
감시는권력이다/‘앎-권력’부터‘생체권력’까지/당신의수술실을CCTV가본다면

3장노동이된여가,특권이된일
‘과시소비’에서과소(寡少)소비로/상류계급따라하기는현대사회의특징/오늘날의상류층은‘무한(無閑)’계급

4장인문학으로풀어보는선물
줄의무,받을의무,답례할의무/선물은권력·지배·위세의징표/공짜점심은없다

5장당신의생각을지배하는아비투스
경제자본,사회자본,문화자본/취향은개인이아니라계급의것/과거는현재에이력을남긴다

6장‘아우라’가사라진정치
가까이있어도멀리있는듯한/제의(祭儀)가치에서전시가치로/아우라와진정성상실의시대

7장레이몽아롱이한국좌파에보내는경고
마르크시즘에경도된지식인사회맹공/68세대,레이몽아롱을재발견하다/프랑스보다40년뒤처진한국/젊은미국의‘유쾌한낙관론’

출판사 서평

수술실CCTV설치가2022년대통령선거여당후보의공약으로까지등장했다.환자를마취해놓고의료진과간호사가자리를비우거나,휴대폰을하거나,심지어생일케이크에촛불을켜놓고환자를배경으로사진을찍는등의비행이만연해서란다.수술실에의무적으로CCTV를설치하면과연의료진이딴짓을하지는못할것이다.그러나-
CCTV가찍고있는,거기누운환자가당신이나당신가족이라도?

감시가권력임을망각한시대
사람의머릿속을들여다보는학문인인문학은원래부터사회와정치문제까지다루는학문이었다.공자와맹자의사상은그대로동아시아의2천년통치이념이되었고,플라톤도(옳든그르든)철학자가다스리는이상국가를제안하지않았던가.『아비투스,아우라가뭐지?』(박정자저,최대현대담.기파랑,2022)는그인문학의눈으로21세기한국사람들의생각과그사람들이만들어나가는사회와정치의이모저모를읽어주는책이다.
‘아나운서와불문학자의대담’이라는부제처럼,2021년여름불문학자인저자박정자교수가펜앤드마이크TV의최대현아나운서와매주금요일에나눈대담이책의바탕이되었다.대통령선거라는굵직한정치일정을몇달앞둔터라,당시당내경선을막통과한여야후보들도자연스럽게자주얘깃거리로올랐다.글머리의수술실CCTV는당시아직대선과상관없는여당의정책제안이었는데,이책이인쇄중일때이재명후보가정식공약으로내놓았다.
전신마취수술을받아본사람이나,가족의보호자로회복실에있어본사람은백이면백“나는찍지마!”라고말할것이다.잊을만하면올라오는수술실의비행보도를접하며“CCTV설치해야돼!”하고흥분하는사람들은어디까지나남의일이라는것을전제로그러는것이다.미셸푸코를우리나라에소개한선구자이기도한저자는푸코의『감시와처벌』,그리고그가재발굴한벤담의‘판옵티콘(panopticon)’을가지고‘편재(遍在)하는,감시하는권력’에경각심을불러일으킨다(제2장‘권력의시선,당신의수술실을엿본다’).
‘앎-권력’,‘생체권력’등,푸코는권력(power)의외연을삶일반으로확장한‘권력의철학자’였다.제1장(‘악마는담론을장악한다’)의키워드‘담론(power)’역시푸코의핵심키워드중하나였다.‘토착왜구대반일종족주의’라는담론투쟁얘기로시작한대담은,권력은‘관계’에서나온다는것,세월호ㆍ조국사태등처럼권력은‘상징적폭력’을통해끊임없이진실을조작한다는것등‘지금,여기’의이슈들로화제를넓혀간다.경제적으로풍요로워진데비해정신적으로빈곤한우리사회에‘성숙한시민의식’을처방으로내놓으면서,자유주의ㆍ우파담론투쟁이필요하다는데의기투합한다.
매시간대담을풀어가는실마리는한편으로방송당시의핫이슈,다른한편그와관련된저자의근년작들이다.『우리가빵을먹을수있는건빵집주인의이기심덕분이다』(2020)는제1장에서제안한자유주의담론투쟁을저자스스로실천한저술이었다.‘감시하는권력’은『시선은권력이다』(2008)에서심도있게다루었다.‘좌파의바이블이었던베블런의『유한계급론』은낡은‘경제자본’에만주목한것이고부르디외가이를‘사회자본’‘문화자본’으로확장한얘기를비롯,21세기의달라진자본과노동의풍경(제3장,‘노동이된여가,특권이된일’),그리고‘공짜점심은없다’는것을재확인하는선물이론(제4장,‘인문학으로풀어보는선물’)은『로빈슨크루소의사치다시읽기』(2021)의다이제스트인셈이다.

모르면인간의진실에무지해진다
책의제목에쓰인‘아비투스(habitus)’는부르디외(제5장,‘당신의생각을지배하는아비투스’),‘아우라(Aura)’는벤야민(제6장,‘아우라가사라진정치’)에서각각나온것이다.
아비투스란“우리의뇌속에이미세팅돼있는CPU같은거다”같은,대담자가수시로치는맞장구가책읽기에현장감을더한다.그런데아비투스가우리의생각을지배한다니,너무결정론적이고패배주의적인건아닐까?천만에,그런줄을알아야인간의진실을마주할수있고,대처할수있고,권력에휘둘리지않을수있다는얘기.아비투스의차이가계급으로나타나니,계급의수직이동을원활하게하기위해필요한것은하층계급아동들의예술교육과무엇보다영어교육이필요하다는대목에선고개가끄덕여진다.
아우라를벤야민은예술작품의(기술복제아닌)‘원본에만존재하는분위기’라설명했다.유서깊고나름의역사와아우라를간직한중앙청(옛조선총독부)을굳이헐고경복궁이며불탄남대문이며를복원한다고없는아우라가생기겠는가대담자들은묻는다.
기술복제가일상화되며아우라는사라지고,진품성(=진정성,authenticity)보다‘만들어진이미지’가중요해진시대,우리의‘연예인이된정치인’들은‘쇼통’말고진정성과아우라있는‘진짜소통’을기대한다는건순진한것일까?

어떤자유주의자의혜안
첫번째부터마지막대담까지를관통하는대표적인키워드하나가‘자유’다.마지막제7장(‘레이몽아롱이한국좌파에보내는경고’)는프랑스철학자ㆍ정치학자ㆍ언론인레이몽아롱(RaymondAron,1905~1983)의자유주의에통째로할애했다.아롱은좌파일색의프랑스지성계에서보기드물게자유와보수의가치를견지한사상가였다.저자는만년의아롱이68세대젊은두학자와나눈대담이책으로나오자마자『20세기의증언』(1982)이라는제목으로국역판을낸바있고,최근『자유주의자레이몽아롱』(2022)이라는제목으로개정판을냈다.제7장은번역판서문에못다쓴후기이자아롱에게바치는헌사다.
이념의차이로고등학교이래의친구인사르트르에게절교당하는등좌파지식인들로부터왕따당하다시피하면서도자유주의의필봉을놓지않은아롱이다.그도사르트르도소련과동구권의몰락을보지못하고유명을달리했지만,역사는사르트르등의조파가정직하지않았고틀렸으며아롱이옳았고정직했음을증언한다.
마지막일곱번째대담에서,오늘의한국사회를보는저자의안타까움이여과없이드러나는대목은프랑스와한국의‘40년시차’다.

(아롱과대담한)두사람이서문에서“1968년에고등학생이나대학생이던우리세대는역사의한옆에서있기만한세대다”라고썼어요.(206쪽)

공무원정원얘기에선소름이다돋더라고요.당시미테랑은20만명을늘리겠다고했어요.레이몽아롱은이공무원증원계획이민중선동(d?magogie)이라고직격탄을날립니다.(210쪽)

정확히586이된운동권세대와문재인정권공무원증원의미리보기아닌가!그래서마지막대담제목이‘한국좌파에보내는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