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비사비: 다만 이렇듯

와비사비: 다만 이렇듯

$15.00
Description
매우 평범하고 특출나지 않은 듯한 것에 존재감이 아예 없는 듯한 것에 깃든 비범함
이 책 『와비사비: 다만 이렇듯』은 한국어판 기준 2019년 출간된 『와비사비: 그저 여기에』를 보완하는 동시에 더욱 심화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 레너드 코렌은 전작에서 와비사비를 “불완전하고 비영속적이며 미완성된 것들의 아름다움이다. 소박하고 수수하며 관습에 매이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이다.”이라 명시했다. 저자는 전작 이후 와비사비의 인식 체계가 광범위하게 수용된 것에 만족했지만, 동시에 와비와 사비가 결합하게 된 상황을 설명하는 데 소홀했다는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이 책은 그로 인해 파생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쓴 것이다.
책은 먼저 와비사비의 인식 체계와 어원을 다시금 간략히 설명하고, 와비차가 창안된 전국시대부터 ‘활기 띤 시대’를 지나 최후를 맞기 전까지를 톺아보며 와비사비의 개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명확히 밝힌다. ‘와비차의 시대’의 생성과 실행에 동참했던 이들은 적합한 물질성, 환경, 심경에 관한 자기 생각을 편지, 일기, 시, 주석 등 수많은 문서로 남겼다. 저자는 연구 결과와 자신의 통견을 거쳐 와비사비의 온전한 의미, 즉 명료하게 개진된 사상의 매개체를 언어로 정리했다. 미적 타자, 일상적인 것의 변용, 무의 가장자리에 있는 아름다움, 고매한 청빈, 그리고 불완전성. 이 모두가 와비사비 본유의 특성에 대한 감을 일깨워주는, 와비사비의 미적 구성 요소의 토대다.
마지막 두 장에서는 현대 세계에서 와비사비의 위치라는 색다른 문제를 다루었다. 전작이 출판된 후 각종 분야의 창작자가 더러 와비사비라고 묘사된, 고의로 낡고 해묵어 보이게 한 걸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또한 디지털화된 현실과 와비사비가 대조를 이룬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와비사비가 디지털 형태에서 존재할 수 있는지 묻기도 한다. 와비사비처럼 보이는 것들이 정말 와비사비인가? 와비사비는 단지 스타일이 되었을 뿐인가? 누가, 무엇이 와비사비를 만드는가? 와비사비와 디지털 영역은 왜 양립 불가능한가? 책은 이런 의문을 상세히 고찰하며 독자와 함께 물질성 및 물질성의 본질을 숙고한다.
저자

레너드코렌

LeonardKoren
뉴욕에서태어나로스앤젤레스에서성장했다.건축을전공했지만기이하게생긴일본식다실을제외하고는정작아무것도지은적이없다.영구적인대형건물의설계는철학적으로너무성가신일이라고생각했기때문이다.대신집필과출판에눈을돌려1970년대최고의아방가르드매거진이라평가받는《WET:theMagazineofGourmetBathing》을발간했다.1981년잡지발행을그만두고일본으로이주해여러권의미학관련책을냈다.현재샌프란시스코에거주하며디자인과미학분야의저술활동을한다.『배치의미학』『와비사비:그저여기에』『이것은선이아니다:자갈과모래의정원』『예술가란무엇인가』가우리말로나와있다.

목차

더상세한고찰

와비사비의우주
와비사비는어떻게생겨났는가1
와비사비는어떻게생겨났는가2
와비사비본유의물질성
와비사비의현실과디지털현실

사진설명
주석
옮긴이의글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글

쉽게알아볼수없는아름다움을발견하는청빈,겸허와겸양,그리고단순함의태도
현대의다도는보수적이고고상한취미정도로취급받지만,와비차다두중에서역사적으로가장존경받는센노리큐가가장중요하게열거한‘조화,존중,순수,평온’은바로그것을방지하기위한덕목들이었다.오히려와비차의시대에다도가강조했던것은‘선(禪)의태도’였다.단순함을철저히지향하고,인위적인기교를지양하며,청빈을심미화했다.공손하게손과무릎으로기어서작은문을통해한평남짓한공간에들어온다객이라면신분의차이없이동등하게차를마셨다.
와비차의다실에서오래된것은새로운것과,외국의것은국내의것과,매끈한것은거친것과,값비싼것은값싼것과,유명한것은무명의것과,복잡한것은단순한것과나란히놓였다.농부의밥그릇을찻잔으로,빈기름병과약통을차보관함으로,짚을엮은농가의지붕을초막다실의지붕으로활용했다.평범할지라도모든사물이지닌‘본질적인특이성’을발견하고존중하는것을중요시했다.책을통해관습에얽매이지않는독창성으로가득한예술적모험을거치고나면,사물을보는방식이새로워지며일상의순간마다아름다움을느끼게된다.옮긴이의말처럼,“우리에겐저마다의달이있다.결국우리가이책을경험하며발견하는것은불성(佛性)처럼우리각자가본디지닌와비사비의마음이다.”
번역과정에서추가된옮긴이의흥미로운주석은거의그대로두었다.대신저자의주석대부분을본문에녹여자연스럽게어우러지도록했다.책의물성면에서는원서와마찬가지로작고가볍고수수한책을만들기위해잠잠한색깔,자연스러운촉감의종이,간솔한서체를최대한반영하도록했다.원서의부제가한국어판서문의제목으로차용한‘상세한고찰(FurtherThoughts)’인만큼이책은전작『와비사비:그저여기에』를보지않아도이해할수있을만큼충분히상세한설명의과정을거친다.물론함께본다면점진적으로깊어지는사유의즐거움을느끼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