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테리아 김이듬시집

히스테리아 김이듬시집

$12.00
Description
히스테리아에서 유토피아의 가능성을 엿보다
한층 더 아름다워진 충격파, 원숙해진 필치로 돌아온 김이듬 시인이 다섯번째 시집 『히스테리아』. 이번 시집 수록작 중 시인에게 “2014 웹진시인광장 올해의 좋은 시 상”을 안겨준 「시골창녀」는 우리 시단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줄 시로 큰 호평을 받았는데, 시집에 수록된 50편 모두 한층 아름다워진 충격파로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그런 한편에서는 감정의 긴장-고조-완결에 이르는 리듬이나 색조의 아름다운 변화가 원숙해진 필치로 펼쳐진다.

히스테리아라는 기묘한 나라는 앞선 시집들에서 해온 작업들에 비추어 김이듬만이 세울 수 있는 세계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렇다면 히스테리아는 어디에 터전을 잡고 있는가. 보편적인 인식으로 세계를 중심과 주변부로 나누려 한다면 히스테리아는 분명히 주변부 어디에 울타리를 치고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김이듬의 히스테리아는 여럿이서 하나를, 다수가 소수를 둘러싸고 박해를 가하는 그 현장을 말하는 중이다. 바로 그 현장에서라면 진짜 중심은 어디인가 하는 것이 김이듬의 질문이 아닐까.

김이듬은 이번 시집을 통해 박해의 한가운데로 기꺼이 들어가서 ‘하나’의 목소리, 소수의 목소리를 따라 외친다. 오직 ‘차이’로서만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지만 지금부터는 가능성이 될 수 있음을, 그리고 그 가능성이 주변으로 전이될 것임을 활발하고 솔직한 시어로 주장한다. 그 최종 목적이 어우러짐을 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어우러짐! 히스테리아에서 유토피아의 모습을 찾겠다는 이 무모한 시도 또한 시 이력 14년에 다섯번째 시집을 내놓는 김이듬에게 맡겨봄 직한 도전으로 보인다.
선정 및 수상내역
- 전미번역상
-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저자

김이듬

저자김이듬은경남진주에서태어나부산대독문과를졸업하고경상대국문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001년『포에지』로등단했다.시집『별모양의얼룩』『명랑하라팜파탈』『말할수없는애인』『베를?린,달렘의노래』와장편소설『블러드시스터즈』가있다.시와세계작품상,김달진창원문학상,올해의좋은시상을수상했다.

목차

목차
시인의말
1부
사과없어요/아우라보다아오리/피의10일간/데드볼/파수/어둠의선물/못/장물아비/권할수없는기쁨/눈뜨자마자/전위/여파/교정/장갑의밤/세상에서제일잘생긴칼갈이/난초를더주세요/모르는기쁨/변신/운석이쏟아지는밤에
2부
히스테리아/너라는미신/만년청춘/언령(言靈)이있어/시골창녀/빈티지소울/정말사과의말/신경쇠약직전의여자들/치명적인독/밤의여행자1?목구멍만적신브랜디/밤의여행자2?그럼에도불구하고사력으로/밀렵/노안이오면/반불멸(反-不滅)/범람/재의골짜기?팔등신의이야기/드레스리허설
3부
내눈을감기세요/우리/독수리시간/어른/하인학교/잡스러워도괜찮아/B시에서일어날일/너는우연히연두/팬레터/티라미수/결벽증남자가씻으러간사이/예술품/모래여자/해변의문지기
해설|언령(言靈)을따라나선불확실한이행?조재룡132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한층더아름다워진충격파,원숙해진필치
2001년등단이후“섹시한은유와도발적상상력”(『별모양의얼룩』,천년의시작,2005)으로“몽유의마녀”(『명랑하라팜파탈』,문학과지성사,2007)가되어,“말과피를동시에철철흘리는온몸의마임”(『말할수없는애인』,문학과지성사,2011)을보여주며한국시단에서유일무이한시세계를구축해온김이듬시인이다섯번째시집『히스테리아』(문학과지성사,2014)를출간했다.그사이한국문화예술위원회파견작가로선정되어반년가까이독일베를린자유대학에서...
한층더아름다워진충격파,원숙해진필치
2001년등단이후“섹시한은유와도발적상상력”(『별모양의얼룩』,천년의시작,2005)으로“몽유의마녀”(『명랑하라팜파탈』,문학과지성사,2007)가되어,“말과피를동시에철철흘리는온몸의마임”(『말할수없는애인』,문학과지성사,2011)을보여주며한국시단에서유일무이한시세계를구축해온김이듬시인이다섯번째시집『히스테리아』(문학과지성사,2014)를출간했다.그사이한국문화예술위원회파견작가로선정되어반년가까이독일베를린자유대학에서체류하며쓴시편들로네번째시집『베를린,달렘의노래』(서정시학,2013)를내기도했다.이번시집수록작중시인에게“2014웹진시인광장올해의좋은시상”을안겨준「시골창녀」는우리시단에신선한활력을불어넣어줄시로큰호평을받았는데,시집에수록된50편모두한층아름다워진충격파로기존질서를뒤흔드는에너지를보여준다.그런한편에서는감정의긴장-고조-완결에이르는리듬이나색조의아름다운변화가원숙해진필치로펼쳐진다.
내마음의기생은어디서왔는가
오늘밤강가에머물며영감(靈感)을뫼실까하는이심정은
영혼이라도팔아시한줄얻고싶은이퇴폐를어찌할까
밤마다칼춤을추는나의유흥은어느별에박힌유전자인가
나는사채이자에묶인육체파창녀하고다를바없다
―「시골창녀」부분
히스테리를불러일으키는일들과마주하기
김이듬은도처에서맞닥뜨릴만한불쾌하지만사소한것을시안으로끌어들인뒤의미를강력하게확장하곤한다.이를테면주문한것과다른음식을받아든순간의내적갈등을들여다보면서세계와의대결은늘영역밖으로의추방과제거가전제되어있던기억을소환하거나(「사과없어요」)맹인안마사의지리멸렬한인생역정을듣는와중에시를쓰는일의의미를반성하기도하는(「변신」)식이다.그외시인이실제로겪은듯한일화들이산재해있다.보이스피싱(「운석이쏟아지는밤에」),온라인직거래사기(「빈티지소울」),시창작수강생과의에피소드(「내눈을감기세요」)등을예로들수있겠다.보이스피싱이나온라인거래사기의부조리성은물론이거니와시창작교실에서수강생이기성의시를들고들어와자기것인양선생을속이고,선생은그게기성의시인줄도모르고맹렬히지적했다는이야기는얼핏이세상에서나아닌모든것들이나를공격하고있다는기분을들게한다.그러나김이듬은이렇게히스테리를불러일으키는장면들을외면하지않고그것이바로삶을구성하는근원적인요소이며고귀한체험이라고기꺼이받아들인다.사태의발생과시인의수용사이에체념이나회피가아닌돌올한시혼으로일궈낸예술적승화가일어난다.
이건너무상투적이잖아요.이렇게쓰시면안됩니다.노인이내민시에칼질을한다.[……]선생님,방금그작품은내가쓴게아닙니다.아무리애써도시를쓸수가없어유명한시인의수상작품을필사해봤어요.
―「내눈을감기세요」부분
사회주류의폭력에희생된이들의반란
김이듬의시에는자주미혼모,창녀,장애인,이혼녀,동성애자,정신질환자,거지,가난한노인등사회적소수자들이직접등장한다.이들은사회의주류에편승하지못하고중심에서거듭거듭밀려난자들이다.공동체의주류는이들을이질적이고위험스런존재로여기고‘정화’의대상으로삼는다.말하자면이들은일종의‘덤’이고‘부산물’이며‘잉여’인셈이다.비록유무형의박해와소외에의해주변부까지밀려나긴했지만완전히추방될수는없으므로주류들의눈밖에서라도머물기로한다.그리고아무도신경쓰지않는사이에조금씩,의도하지는않았지만분명한형태로자기들만의질서를만들어내기에이른다.김이듬은바로그들의질서에서어떤가능성을찾는다.중심부의문화적무의식을잠식할만한새로움이거기에있고거만하고부조리한기성의질서에일침을놓을날카로움이곤두서있기때문이다.이제김이듬의시에서비주류들은꿈틀대던잠재력을펼치려는참이다.단만앙갚음은아니게,잊고있던사이에성큼중요해진듯하게반란이일어나려한다.
다만꼭그래야만한다면,
허무와활기가동시에
B시의밑바닥에서어지럽게퍼져오를거예요.
―「B시에서일어날일」부분
히스테리아에서유토피아의가능성을엿보다
히스테리아라는기묘한나라는앞선시집들에서해온작업들에비추어김이듬만이세울수있는세계임은두말할나위없다.그렇다면히스테리아는어디에터전을잡고있는가.보편적인인식으로세계를중심과주변부로나누려한다면히스테리아는분명히주변부어디에울타리를치고있을것만같다.그러나김이듬의히스테리아는여럿이서하나를,다수가소수를둘러싸고박해를가하는그현장을말하는중이다.바로그현장에서라면진짜중심은어디인가하는것이김이듬의질문이아닐까.김이듬은이번시집을통해박해의한가운데로기꺼이들어가서‘하나’의목소리,소수의목소리를따라외친다.오직‘차이’로서만존재가치를증명할수밖에없는이들이지만지금부터는가능성이될수있음을,그리고그가능성이주변으로전이될것임을활발하고솔직한시어로주장한다.그최종목적이어우러짐을향하고있음은물론이다.어우러짐!히스테리아에서유토피아의모습을찾겠다는이무모한시도또한시이력14년에다섯번째시집을내놓는김이듬에게맡겨봄직한도전으로보인다.
■시인의말
우울,몽상,슬픔
그리고광기같은게불러주었으나
떠돌았으니
원주,증평,담양
그숨은빛의통로들
없었다면받아적지못했을것이다.
외로운일,
감사하다.
2014년여름
김이듬

■시인의산문
‘달의물’한잔마시라고했다.그것은찬‘다래물’이었다.
‘다이어리’를잃어버린사람있으면찾아가라고했다.나갔더니누군가의‘바이올린’이었다.
그래서「잃어버린말을찾아서」라는시를초교지에서뺐다.몇편더누락했다.다삭제할순없으니까.대폭수정할기회가있었지만대다수의시를그대로두었다.분통터졌고고치기귀찮았다.기억보다무의식적기억,발언혹은의견이전인채로방치하는쪽을택했다.내의지와동떨어진‘저항resistance’상태로수정을거부하는심리적충동이들끓었다.뭐라하든어쩌리.
“내작업은비난받고
나의일은어리석고쓸모없는
불손한죄로보여지나니”
3백여년전,윈칠리라는여성작가의말을(버지니아울프,『나만의방』),유감스럽게도헐떡거리며이낡고우울한하소연이고인웅덩이를,휘저어보려는게아니다.뛰어들려했다.파도속으로,3백여명의피바다로,살아남아서광란하는보통사람들의삶에투신하여단한편이라도써야했다.부활의시,복수의시,애도는이르지않나?하지만이렇게되다니!내겐지속적인불안감이남아있다.안면의틱,육체를종종내다바치는데도제정신이돌아오기전에피부가걸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