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18.00
Description
우리 시대의 엄숙주의를 뒤엎는 새로운 세상
퀴어 작가들이 전하는 고대 퀴어 영웅들의 열렬한 사랑 노래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는 고대 세계의 퀴어 사랑 이야기를 선별해 묶은 책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을 비롯해 소크라테스와 파우사니아스 등 고대 지식인들의 사랑에 관한 문헌은 ‘퀴어함’이 자연스럽게 인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완전한 일부였던 세계를 보여 준다.
고대의 퀴어 영웅들을 찾아내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 저자 숀 휴잇과 그것들을 현대적인 미학으로 재해석해 감각적인 삽화를 그려 낸 루크 에드워드 홀은 퀴어 정체성을 가진 이들로서, 고전 문헌 속에서 소속감을 찾고 스스로를 이해했노라 이야기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의 생동감 넘치는 솔직함은 ‘정상성’의 틀에 갇힌 현대인의 시각에 자그마한 균열을 낸다.

저자

숀휴잇

저자:숀휴잇SeanHewitt
아일랜드의시인이자작가,문학평론가.더블린트리니티대학에서영국및아일랜드의현대문학을가르치며『아이리시타임스』의서평가로도활동하고있다.첫번째시집『불의혀TonguesofFire』(2020)로로럴상을수상했으며,『선데이타임스』올해의젊은작가상,존폴러드국제시상JohnPollardFoundationInternationalPoetryPrize,달키문학상후보에올랐다.자서전『광막한어둠속에서AllDownDarknessWide』역시2022년『커커스리뷰』최고의책,『퍼블리셔스위클리』최고의논픽션에선정되며주목받는작가로자리매김하고있다.현재더블린에거주하며자연세계와과거의존재,그리고언어의소리에서영감을받아작업하고있다.

그림:루크에드워드홀LukeEdwardHall
영국의화가이자디자이너,칼럼니스트.센트럴세인트마틴스에서패션과섬유를공부했다.역사에서영감을얻고도발적인낭만주의의시각을통해재해석되는작품을선보이는작가다.버버리,딥티크,빅토리아앤드앨버트뮤지엄등과공동작업했으며,파리레되가르호텔의인테리어디자인을담당하고,2022년에는샤토올란도라는패션브랜드를론칭하기도했다.『파이낸셜타임스』에매주디자인과라이프스타일에관한글을기고하고있으며,현재런던과글로스터셔를오가며활동하고있다.아테네브리더갤러리에서그의드로잉과회화를감상할수있다.

역자:김하현
서강대학교신문방송학과를졸업하고출판사에서편집자로일한뒤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소크라테스익스프레스』,『아무것도하지않는법』,『식사에대한생각』,『디컨슈머』,『한번더피아노앞으로』,『지구를구할여자들』,『결혼시장』,『팩트의감각』,『미루기의천재들』,『분노와애정』,『여성셰프분투기』,『뜨는동네의딜레마,젠트리피케이션』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숀휴잇
가니메데스와제우스―오비디우스
어느목동의노래―베르길리우스
벽에적힌비가―『라틴어금석문모음집』
스리섬이야기―루키아노스
아리스토파네스가말하는사랑―플라톤
히아킨토스와아폴론―오비디우스
하늘에새겨진사랑―오비디우스
아킬레우스와파트로클로스―호메로스
신성한부대―플루타르코스
소크라테스가말하는사랑―크세노폰
황제의키스―플루타르코스
어느연인의묘비―파우사니아스
헤라클레스와힐라스―테오크리토스
말에게먹이를주지말라―아버지필로스트라토스
이피스와이안테―오비디우스
소피아의주문―『숩플레멘툼마기쿰』
키스의밭―카툴루스
푸리우스와아우렐리우스―카툴루스
필라이니스의위업―마르티알리스
부치중의부치―마르티알리스
바사는당신에게반하지않았다―마르티알리스
사포와아티스―사포
나없는너를바라보며―사포
아폴론과키파리소스―오비디우스
나를버린알페누스―카툴루스
일종의기도―카툴루스
루크레티우스가말하는욕망―루크레티우스
목욕탕에서의배신―페트로니우스
네로와스포루스―수에토니우스
무적의장군―플루타르코스
달빛속의임무―베르길리우스
오레스테스와필라데스―에우리피데스
파우사니아스가말하는사랑―플라톤
민주주의를불러온게이커플―아리스토텔레스
창부娼夫로사는건힘들어―유베날리스
결함을예찬하다―키케로
연인을낚는방법―티불루스
디오니소스와프로심노스―알렉산드리아의클레멘트
연애사건―위루키아노스
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테오그니스
파이드로스와소크라테스―플라톤
에필로그―루크에드워드홀
더읽을거리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고대로거슬러올라가는퀴어세계

플라톤과미켈란젤로,셰익스피어와오스카와일드의공통점은무엇일까.위대한작품들을낳은대가라는점외에도동성간의사랑을이상적형태로여기고이를추구했다고알려진인물들이다.‘퀴어’는이렇듯어느날갑자기툭하고튀어나온존재가아닌,고대혹은그이전부터인류역사에서자연스럽게존재해왔다.잘알려졌다시피고대그리스에서‘소년애’는장려되는관습이었고,여성이아닌소년을마음에품고그들을육체적,지적으로함양하는데힘쓰는것이훌륭한남성이갖춰야할미덕으로간주되었다.

19세기인물이었던오스카와일드는엄중한외설행위를했다는이유로재판대에섰으나,그보다훨씬오래전사람인소크라테스나플라톤은동성애가너무도자연스러운환경속에서‘소수자’의설움을경험할일따위는없었다.그렇다면오늘날은어떠한가.이두가지모습이혼재한가운데한문화권에서는다른문화권에서보다‘퀴어함’이더자연스럽게받아들여지는반면,특정종교는그것을사탄의행위와동일시하기도한다.

우리나라역시여러문화콘텐츠에서퀴어소재를다루는게이제는꽤흔한일이될만큼다양성을인정하는사회로진일보해가고있으나,한편에서는수백만명의사람들이운집해동성애반대집회를여는등여전히편협한시각이존재한다.『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는퀴어정체성을지닌저자와화가가사랑에있어서오늘날보다훨씬열린사회였던고대그리스와로마의선례를탐색해나간책이다.\

사랑의기쁨과고통,때로는기묘한욕망을노래하다

이책의제목으로차용한“키스를멈추지않을거예요”라는문장은기원전6세기의그리스시인인테오그니스의서정시에나오는구절이다.저자에따르면테오그니스의서정시는두권으로나뉘어있는데제2권에실린시164편은대개동성애가주제이며아름다운소년에게바치는시이거나사랑의고통과기쁨을노래한다.

남성간의동성애가주를이루는가운데퀴어여성의사랑은그리스와라틴고전문학에남은기록이훨씬적다.레즈비언의상징처럼여겨지는그리스여성시인사포의시가일부소개되고,여성간의욕망을그린로마의시인마르티알리스의풍자시는‘외설스럽다’는이유로현대판에서삭제된이력이있지만,퀴어여성의사랑에관한기록이워낙적은탓에저자는그글들을“그모든지저분한영광”그대로이책에실었다고밝히고있다.

‘퀴어(queer)’라는영어단어의또다른뜻처럼,우리는다양한신화속기묘하고괴이한장면을마주치기도한다.자신의욕망을용납하지않는세상에서관습을따르기위해완전히다른존재로변신한이야기속주인공이있는가하면,무덤에서자라난무화과나무를연인의환생으로생각해나뭇가지로사랑의행위를하는축제의신디오니소스이야기도있다.저자는이들을단지‘이상한’존재로치부하기보다,솔직하고간절한사랑과욕망의수만가지얼굴중하나로우리에게그려보인다.

삭제되지않은진짜세상을담아낸퀴어작가들의감동적인글

세상에는단두종류의성별만있고,이서로다른성별을가진사람들의사랑만을소위‘정상’으로간주하는세상은진짜세상을담아내지못한다.이미우리가살펴본것처럼역사와문화는퀴어사랑의증거로넘쳐나기때문이다.하지만저자가지적한대로“퀴어의역사가계속해서무더기로삭제”되고,“그기록이당혹스러울만큼침묵에싸여”있는가짜세상에서“구석구석퀴어함이흐르는”먼옛날로의여행은누군가에게는‘소속감’이라는든든한울타리를부여받는뭉클한경험이되기도한다.

고대의퀴어영웅들을찾아내소개하고그들의모습을현대적인미학으로재해석한이책의저자숀휴잇과루크에드워드홀의고백적인글들은그래서더욱감동적으로다가온다.“바로이것이내가고대세계의퀴어이야기를읽으며경험한급진적이고계시적인느낌이다.나는내가역사의캄캄한조류에내쫓긴것이아니라황금배를타고항해하고있음을안다.”퀴어작가로서그들의정체성은고대의신들,철학자들,시인들의연장선상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