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

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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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 전시가 이즘ism을 만들다』는 20세기 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을 품은 전시들의 역사와 맥락을 짚어낸 전영백(홍익대학교 교수)의 역작이다. 기존의 미술책이 사조나 인물 등을 중심으로 다루는 데 그쳤다면, 이 책은 전시사(展示史), 즉 전시를 중심으로 그 배후에서 미술사를 움직인 작가, 비평가, 아트딜러 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리송한 현대미술이 여러 행위자의 인간사와 겹쳐지는 지점에서 미술사는 특유의 역동성과 구체성을 회복한다. 특히 기존의 틀을 깨는 대담하고 도발적인 시도로서 ‘첫 전시’의 역할을 조명해, 현대미술의 꽃인 ‘이즘’(ism, 주의)의 탄생과 전파를 구체적으로 추적한다.
저자는 20세기 모던아트의 문을 연 야수주의와 입체주의를 시작으로 표현주의, 다다, 초현실주의, 추상미술을 거쳐 팝아트, 누보 레알리즘, 미니멀리즘, 개념미술의 중요 전시와 ‘이즘’을 소개한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요 전시나 작품은 본문 중간중간 별면을 구성해 더 깊이 설명했다. 300여 컷의 도판을 실었으며, 이 중 전시 전경을 소개하는 도판은 당시의 뜨겁고 생생한 분위기를 잘 느끼게 해준다.

저자

전영백

저자:전영백
연세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하고,홍익대학교미술사학과에서석사,영국리즈대학교(Univ.ofLeeds)미술사학과에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다.미술사학연구회회장을지냈으며,2002년부터영국의국제학술지JournalofVisualCulture편집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홍익대학교박물관장및현대미술관장을지낸바있고,현재홍익대학교예술학과(학부)및미술사학과(대학원)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코끼리의방:현대미술거장들의공간』,『세잔의사과:현대사상가들의세잔읽기』가있고,책임편집서로『22명의예술가,시대와소통하다:1970년대이후한국현대미술의자화상』등이있다.

목차

책을열며

1.야수주의전통에도전한파격적색채실험
2.입체주의관찰된세계의분석적시각탐구
3.표현주의심리의초상,직접적인감정의투사
4.다다뒤집는생각,일탈의구상:개념이중요하다
5.초현실주의현실과꿈이이루는제3의세계:보이는세계가다가아니다
6.유럽추상미술묘사를벗어난시각의자율성:재현으로부터의해방
7.뉴욕스쿨과추상표현주의눈을위한,눈에의한,눈의추상
8.팝아트어깨에힘을뺀비非권위적미술
9.누보레알리즘환영을벗고,있는그대로접하는현실
10.미니멀리즘무관심하고익명적인,그래서쿨한미술
11.개념미술아이디어가미술이다

책을마치며

주註
도판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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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시,현대미술의방아쇠가되다
[현대미술의결정적순간들]은현대미술의중요한분기마다결정적역할을한전시들을소개한다.이때단순히이런일이있었다고소개하는수준을넘어그사건의주인공들이빠져든고뇌,맞닥뜨린사건,성공과실패,전후맥락과미술사적영향력을고루다룬다.

①야수주의,입체주의
처음으로현대미술이등장하는무대는프랑스파리였다.당시파리는여러모로미술의중심이라할만했다.18세기부터19세기말까지서구세계에서가장권위있는전시회로군림한관전살롱이열리고있었고미술에대한파리시민들의관심도굉장했다.왕립관전살롱은8주간50만명에달하는관람객이방문할정도였다.
비록주류는아니었지만이런기름진토양에현대미술도점차뿌리를내리기시작했다.물론현대미술이단번에호응을끌어낸것은결코아니다.사실대부분의관객이현대미술의서막을제대로이해하지못했다.그렇지만현대미술작가들은마치선전포고를하듯전시회를개최하고작품을소개했다.대표적으로야수주의의[살롱도톤]과입체주의(Cubism)의[앙데팡당]이다.특히야수주의는사조의이름자체를전시에서얻었다.1905년의제3회[살롱도톤]에서그들의작품을처음본평론가들이"야수들"이라고평가한데서유래한것이다.마티스,블라맹크,드랭등의회화는정말야수처럼강렬하고공격적인색채와파격적인표현을거침없이드러냈다.특히마티스의[모자를쓴여인]이큰화제가되었다.

②표현주의,다다,초현실주의
야수주의와입체주의가파리에서현대미술의뿌리를내리고있을때독일에서는표현주의가등장했다.다리파,청기사파가주축이된표현주의는프랑스현대미술에영향받으면서도"정신성의깊이와내면세계의충동"이라는독일적인정체성을점차강하게띠었다.제1차세계대전이후에는반전의식과패배주의등이결합해신즉물주의로이어진다.
다리파는키르히너,놀데등이활동했다.이들은기본적으로‘아웃사이더’성격이강했기때문에스스로전시장소를모색했다.개인화상,후원자등을찾아발품을팔았고1907년부터3년간드레스덴의개인갤러리들에서전시를열수있었다.대규모전시가아니다보니아담한공간에서단순한액자에넣은그림을가깝게볼수있었다.어떤면에서는굉장히세련된전시스타일이었고,그러다보니자연스럽게부르주아관람객을대상으로점차알려지게되었다.
청기사파는칸딘스키와마르크의주도로창립되었다.그들의첫전시는1911년탄하우저갤러리에서열렸는데,작가14명의작품43점이전시되었다.규모가큰건둘째치고애초에"‘청기사파’라는동질적그룹의작업을보여주려는것이아니었다."전시동선도복잡하게구성해관람객이든평론가든후하게평가하지않았다.청기사파가‘이즘’으로정립된것은1년뒤인1912년[청기사연감]을출간하면서부터다.그들은이책을"‘내적필연성’을드러내는자신의작품을대중적으로이해시키기위해‘글’이라는사회적방편"으로활용했다.
한편스위스에서는다다가모습을드러내고있었다.다다는제1차세계대전의와중인1916년스위스에서시작되었는데,당시의암울한사회상을반영해기존체제와전통적미학을반대했다.‘다다’라는명칭자체가사전을펼치고칼을꽂아우연히걸린단어다.정체성이이러하다보니체계적인조직을갖춰활동하기보다여러도시에서자생적으로발생했다.시작은스위스취리히였고베를린,쾰른,하노버,파리를지나뉴욕까지확산된다.
다다의스타는누가뭐래도뒤샹일것이다.프랑스에서살롱큐비스트로활동하던뒤샹은1915년뉴욕으로건너온후부터회화를접고레디메이드작품에집중한다.이렇게탄생한것이바로그유명한[샘]이다.
뒤샹의[샘]이현대미술에미친영향력을모르는이는없을것이다.그런데이작품이제대로소개되지조차못할뻔했다는사실을아는이는몇명이나될까?뒤샹은이작품을‘R.MUTT’라는가명으로1917년뉴욕에서열린[앙데팡당]에제출했다.집행부는이작품을보고경악을금치못했다.하지만작품을거부할수없다는[앙데팡당]의규칙상반려하지못하고대신칸막이벽뒤에숨겨놓았다.이를안뒤샹이작품을찾아모두가보란듯이당당히들고나왔다.이후스티글리츠에게[샘]의사진을찍도록했고,그사진은[맹인]제2호에실렸다.

③추상미술
추상미술은모던아트의꽃이라불릴만하다.20세기전반의야수주의,입체주의이후다양한추상미술의움직임이있었다.이는1960년대포스트모던아트가도래하기전까지활발히현대미술을추동했으니,네덜란드의데스테일,독일의바우하우스,프랑스의앵포르멜,미국의뉴욕스쿨이대표적이다.
데스테일은보편성과순수한추상을추구한추상미술운동으로미술뿐아니라산업디자인과가구,건축디자인에도큰영향을미쳤다.대표작가로는몬드리안,반두스뷔르흐,리트벨트가있는데,이들의첫전시는1923년파리의레포르모데른갤러리에서열린건축전이다.미술의중심지에서당당히데스테일을알린이전시에서네덜란드는모던디자인과건축이시작된곳으로인정받는다.
바우하우스는독일에서1919년부터1933년까지운영된일종의공동체였다.이곳에서선생과학생은장인과견습공의관계로지냈다.

④포스트모던아트
1960년대초에들어서면유럽이든미국이든사회적·정치적·문화적상황이변하기시작한다.간단히말해자본주의사회의리얼리티를무비판적으로수용하지않고대신대안과개혁을모색하기시작한것이다.예술도이런변화를피해갈수없었다.

"당시미술계의주류를이루던모더니즘의절정이었던추상표현주의는개인주체의정신과내면으로만침잠하는양상을띠었다....더이상미술의향방을제시할창의력이고갈돼있었다.이러한급변하는시대상황은그에맞는새로운미술을요구했고,작가들은개인보다는사회및외부적현실에관심을갖게되었다."
(/p.303)

이런이유로등장한것이바로포스트모던아트다.팝아트는포스트모던아트의여러갈래중가장먼저모습을드러냈다.영국에서태동한팝아트는미국에서꽃피웠는데,영국에서열린[이것이내일이다]와미국에서열린[새로운리얼리스트들]이대표적인전시다.다만같은영어권이라도영국과미국의팝아트는성격이달랐다.전자가"자본주의테크놀로지와스펙터클을다루면서비판적태도를견지"했다면후자는누구든부자가될수있다는‘아메리칸드림’을전면에내세웠다.그대표적인작가가바로워홀이다.
워홀은상업미술과순수미술사이의경계에있던작가였다.그는"팝아트를그저단순히상업적이고가벼운것으로치부해버릴수없게한다."실제로재난과죽음을다룬그의연작은어둡고무거운리얼리즘을느끼게한다.그러면서도극적인개인사,신비로운분위기와패션등포스트모던적인수사(rhetoric)로허상적인이미지의시대를예견했다."한마디로표면과깊이가함께가는것이워홀의작업이었다."
미국에서팝아트가유행하던시기프랑스에서는누보레알리즘이라는과감한전위미술운동이퍼져나가고있었다.누보레알리즘작가들은제2차세계대전이후의팽배한물질문명과소비사회를단순히‘표상’(’representation)하는데서벗어나이를‘차용’(appropriation)하고다시‘제시’(presentation)하고자했다.굉장히사회적운동이었던누보레알리즘은이렇게새로운리얼리티를획득했다.
누보레알리즘의주요전시로는클랭의[텅빔]과아르망의[가득참]이있다.클랭의전시는제목그대로텅빈공간을보여준다.그의의도는‘무형의정신’(intangiblespirit)으로공간을가득채워비물질적회화를전시하는것이었다.이를상업갤러리에서시도했다는것도놀라운데"누보레알리즘은자본주의소비사회와어떤방식으로든관련을가져야했기때문이다."돈을내고입장한관람객들이항의하는사태도벌어졌다.아르망의[가득참]은[텅빔]에대한일종의응답으로,이번에는갤러리를온갖쓰레기로가득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