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 아래서 잠시 - 민음의 시 291 (양장)

영원 아래서 잠시 - 민음의 시 291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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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기철 신작 시집 『영원 아래서 잠시』가 민음의 시 291번으로 출간되었다. 간명한 단어와 균형 있는 문장으로 오랜 시간 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시인 이기철이 선보이는 이번 시집은 영원과 잠시의 조화에 대한 심오한 골몰을 가볍고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자연이라는 신에 대해 탐구해 온 시인이 신작 시집에서 집중하는 테마는 영원성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잠시의 삶을 살지만 그 스침으로 인해 영원한 세계에 대한 근원적 그리움을 갖는다. ‘영원’과 ‘잠시’의 조화에 관심을 가지며 지적, 정신적 탐구를 이어가는 시인의 정제된 사유 속에서 그의 시적 여정에 대한 회고와 반성적 성찰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저자

이기철

저자:이기철
1943년경남거창에서출생했다.1972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청산행』『열하를향하여』『지상에서부르고싶은노래』『유리의나날』『내가만난사람은모두아름다웠다』『가장따뜻한책』『흰꽃만지는시간』『산산수수화화초초』등과번역시집『Birds,FlowersandMen』,에세이집『쓸쓸한곳에는시인이있다』『김춘수의풍경』등이있다.김수영문학상,시와시학상,최계락문학상,후광문학상,아림예술상등을수상했다.현재‘여향예원,시가꾸는마을’을운영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이슬로손을씻는이저녁에13
벼랑에서말하다14
내가가꾸는아침16
생활에드리는목례17
책상의가족사19
문장수업21
비밀23
그곳의저녁은따뜻한지요26
행간29
식탁보30
서정시한켤레31
꽃눈33
안되는일이많아행복하다34
국정교과서36
시가올때38
영원아래서잠시39
설화명곡에서반월당까지40
수요일에할말42
가을타는나무43
양지꽃휴양지46
가을에도착한말들47
십일월엽서
문답48
나와함께사는것의목록50
아픈이유의전부들
세상을건너는바람52
7월53
씨앗을받아들고54
오늘이라는이름55
노래사이를걸어다녔다56
오전을사용하는방법58
천변풍경60

2부
나무마다그늘이있다63
올한해65
라넌큘러스-코로나바이러스에게66
거룩한일은잘저물고잘일어나는일67
인생사전-누구나가졌지만시로쓰면진부한것69
하루는언제나이별을준비한다71
외젠에밀폴그랭델에게72
피안도품(彼岸道品)74
카펠라의먼길
구룡포에서오래생각하다76
메소포타미아81
아지랑이백필의봄날82
누이는일생어린양을키웠었지
꽃나무아래책보를깔아주었다84
오후3시가이마를밟고지나간다86
나무에대한편견87
봄밤의유혹88
바람이정원을싣고다닌다90
십일월엽서91
전주92
삼랑진에서여여(如如)를만나다95
노령에눕다-장수에서97
주막-박달재에서99

3부
보내주신별을잘받았습니다103
살아오면서나는아무것도미워하지않았다105
시가꾸는마을106
무한의빛깔108
여름산109
가을의규칙110
그리운베르테르-언어최후의사랑노래111
신생대의아침114
각북에서쓰다116
백서(帛書)-시에게118
아지랑이의소리끈120
사랑이라는생물121
오슬로로보낸시집122
눈을위한밸런스1124
디셈버모닝125
아픈날마다꽃모종을심으리니126
냉이꽃127
하느님께보낸편지-어떤동화128
고1교과서129

해설_김우창(문화사가·고려대명예교수)131
영원의시간,잠시의삶,삶의승화

출판사 서평

■사물에대한미시적관찰
시집에서시의소재가되는대상들은대체로자연현상들이다.그중에도작은자연의현상,거기에서탄생하는생명현상에시인은주목한다.시인의눈에들어오는사물은연약함을느끼게하는작은것들,즉“손톱나물,첫돌아이,어린새,햇송아지/할미꽃그늘에앉아쉬는노랑나비”와같은것들이다.연인의얼굴에보이는사랑의마음도시인의눈길을붙잡는작은자연이다.그러나이렇듯여린생명은강인하고지속적인생명현상의일부다.인간삶의총체적인조건이되는상황속에서작은자연들을바라볼때작다는것은연약함만을이르지는않는다.

■삶의체험들
시인이주의를기울이는대상물에는자연물이외에도몇가지가더있다.「생활에드리는목례」는이점을보여주는시다.시인이어린이파리들에게이름을묻고있을때,시인에게다가와자신의존재를알리는것이“생활”이다.생활은그에게스스로의이름을아느냐고묻고,그와의관계에서시인자신이누구인지아느냐고도묻는다.이에시인은“친구”“연인”“노복”그리고“도반”이라는대답을들려준다.생활이앞으로고그를따르겠냐고묻자시인은“화병에물을채우고몇송이/슬픔을기쁨으로갈아꽂으며생활을“꽃피우고야말겠다”고말한다.생활을꾸려나가는일의신성함을발견하는것은영원속에서순간을보듯순간속에서영원을보는일이기도하다.

표제시「영원아래서잠시」는삶을큰시간진행의원근법으로재보는시다.이관점에서모든것은거대한시간의흐름속에있다.「영원아래서잠시」는시간속의삶과영원의관계를종합적으로설명한다.영원은대답하지않지만그부재가영원을끊임없는가능성으로만들며,그리하여그의시는순간들을기념하는찬사가된다.

모든명사들은헛되다
제이름을불러도시간은뒤돌아보지않는다
금세기의막내딸인오늘이여
네가선자리는유구와무한사이의어디쯤인가
아무리말을걸어도영원은대답하지않는다

-「영원아래서잠시」부분

■과거에서포착되는시적순간들
미완성은삶의자연스러운모습이니시가미완성으로끝나는것도받아들일수밖에없다.체념은있는그대로의인생을받아들인다는점에서인생을그나름으로완전한것이되게하는일이될수있다.이기철시인은어설픈시간을시로마감하는것을공책의“낱장을찢어종이비둘기를만”드는일에비교한다.그것은하나의완성을시도하는일이자완성을완성이라는테두리에서꺼내주는시적순간에다름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