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 민음의 시 296 (양장)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 민음의 시 296 (양장)

$12.00
Description
삶과 한데 엉긴 꿈을 위해
눈을 크게 뜨고 소리 내어 외는 기도
권민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가 민음의 시 296번으로 출간되었다. 첫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에서는 꿈과 생, 그 사이에 벌어진 상처의 수많은 면면들을 생생하고 세밀하게 재현해 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꿈과 생을 한데 뒤섞어 버린다. 얼마간 선언적인 제목처럼, 시인은 꿈을 잠든 뒤에 꾸지 않고, 깨어 있는 동안의 삶 속에서 속속들이 골라낸다. 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당장 잡아챌 수 있는 것이라는 듯. 꿈과 분리된 민낯의 삶은 전보다 더욱 지독하고, 삶으로부터 솎아 낸 꿈은 더욱 처절하다. 시인은 자신을 ‘칼잡이’라 정의 내리고, 삶을 부수고 때로는 달래 가며 그만의 꿈 찾기를 끝까지 밀고 나간다.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는, 꿈은 ‘꾸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 이후 어떻게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지를 탐구해 보려는 과정의 기록으로, 꿈이라는 말이 지닌 부드럽고도 비현실적인 감각을 너무도 현실적이고 치열한 감각으로 바꾸어 놓는다.

저자

권민경

저자:권민경
2011년《동아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베개는얼마나많은꿈을견뎌냈나요』가있다.

목차

1부병
빈하늘에기도문13
새해14
4월30일16
담담19
번개22
사단법인취업지침24
벽27
마푸어베이베30
그책32
철원36
2018예술인심리상담지원38
퇴근40
혹과뿌리42
무게44

2부사랑
활51
동병쌍년53
번아웃56
불꽃축제58
무신론자60
떨어진머리를안고62
연애담64
사랑ㅇㅇㅇ67
N극의자기70
느리게떴다감는사람74
대강당76
첫사랑78
내이름몸뚱이에새겨넣은네가80
껌과꿈82
잃을사랑도없다는듯84

3부나와
밑천89
어린이미사391
오후에눈떠천장을94
그린명품크리닝앞흔들리는꽃양귀비96
고행자A98
서늘하고축축한곳간100
주제102
꿈을꾸지않기로했고그렇게되었다105
웃는용118
피크닉121
초신성124
어린이미사2126
홍수흔적기념비128
밤의쇼핑몰130
냄비들132
서킷으로134

4부같은
니트139
노벨화학상을받을노래141
선배-롤모델143
선배-선배는146
선배-유적148
말머리아줌마150
구멍152
청설모155
대가출시대156
겨울나무158
미로160
침착하세요조용하게지내세요161
장래희망164
맺음,말166

작품해설
TheDreaming_최가은(문학평론가)169

출판사 서평

■또박또박이야기하기

태어나버렸다
기왕,

입을크게벌리고이야기한다

그걸진심으로믿는사람에게다가갈거야
진심을진심으로읽지못하는사람은영원히알지못하고
―「빈하늘에기도문」에서

기도할때흔히눈을감고손을모으고조용히기도의말을읊조리는것은세상과의연결을차단하고,신혹은초월적존재와의연결을보다공고히하기위함일테다.그런데권민경의기도하는인물은일반적인기도자의모습과는거리가멀다.그들은“입을크게벌리고”소리내어또박또박기도문을왼다.그때의기도는손에잡히지않는꿈을열망하는것이아닌,현실을“야무지고억척스럽게”살아내기위한몸짓에가깝다.나의기도를아무도듣지못하도록속삭이는대신,세상으로부터시선을거두기위해눈을감는대신,권민경의인물들은모든‘척하는것’을거두어버린다.나의안위를살피는상대에게마저“엄마괜찮아졌다고생각하지마히키코모리생활을끝냈다고내가다나은건아냐”(「담담」)라고다시한번고쳐말하는태도는나를보다정확한현재에위치시킨다.

■아름다움을향한칼

나는생업으로의칼씀이아닌자신을악귀나도깨비,그것도아니면세상의것을벗어난아름다운무엇으로느끼며,아름답고초월적인존재가칼을씀으로표출되는것을느끼며내가왜운명적으로칼잡이로태어났는지알수있게되었고왜악사가아니되었는지도알것만같았다.
―「꿈을꾸지않기로했고그렇게되었다」에서

권민경시의화자는자신을‘칼잡이’로정의내린다.그는자신이“왜운명적으로칼잡이로태어났는지”알고있다.그의기도가그러했던것처럼,그의칼역시현실을향해있을것으로예상하기쉽지만,의외로그의칼은“생업으로의칼”역할을수행하지않는다.그는칼을쓰는행위를통해무언가“표출되는것”을감각하며,자신을“세상의것을벗어난아름다운무엇”으로느낀다.기도를하되현실을향해,칼을쓰되초월적인가치를향하는권민경의시는강한운동성을지녔다.그렇게시가진동하는와중,문득솟아나온사랑의말들이있다.“내칼과나는서로공명중”이라진술하던화자가이내사랑하는이를향해당신이“죽지않았음좋겠어”라고고백하는장면.날카로운기도와아름다움을좇는분투사이때때로고개를드는사랑의말들,이는권민경의시세계전체를향한은유처럼도,우리의삶에대한은유처럼도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