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 담배

책 대 담배

$8.80
Description
책과 담배, 과연 어느 것이 우리(의 주머니)를 수비하고 공격할 것인가!
책을 쓰고, 팔고, 빌리고, 사 본 사람의 속이야기
여러 번 읽게 되는 책이 있고, 한 사람의 정신 일부를 구성하는 책이 있고,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책이 있고, 전체를 꼼꼼히 다 읽지 않고 겉핥기식으로 대충 읽는 책이 있고, 한자리에서 다 읽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책도 있다. 그렇지만 어떤 책을 읽든 돈이 든다. - 「책 대 담배」에서

일용할 양식이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죽는다. ‘마음의 양식'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면 독서란 기호에 불과할까, 기호라면 얼마나 값비싼 기호일 것인가? 뭇 인간에게 드리워진 압제를 고발하고, 탁월한 방식으로 인류애를 피력해 온 20세기 문필가 조지 오웰은 이 같은 호기심을 지극히 형이하학적으로 해결했다. 오웰은 책에 한 해 25파운드를 쓰고, 담배에는 40파운드를 썼다. 물론 지독한 애연가에게 독서는 흡연보다 값싼 행위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 계산은 그저 저렴하고 유익한 취미 활동에 투자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비난이나 투정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책 소비가 계속해서 저조하다면,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현상이 적어도 독서가 개 경주나 영화를 보러 가는 것, 그리고 펍에 가서 한잔하는 것보다 재미가 없어서이지 돈이 훨씬 많이 들어서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오웰은 날카로운 화살을 제 자신에게 돌린다.
산문집 『책 대 담배』에는 책을 쓰고, 팔고, 빌리고, 사 본 조지 오웰의 진솔한 면모가 살뜰히 담겨 있다. 「어느 서평가의 고백」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책을 찬사해야 하는 고통이, 「문학을 지키는 예방책」에는 책의 저술을 둘러싼 실질적인 자유에 대한 의구심이, 「책방의 추억」에는 책이라는 물질을 사고파는 이들에 대한 애정과 진절머리가 기록되어 있다. 20세기 가장 두드러진 형태로 책을 생산하고 유통하고 소비했던 이 멀티플레이어의 종횡무진을 바라보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이토록 속절없이 괴로운 세계에서 왜 쓰기를 멈추지 않았는가? 실패작이 될 것이 분명한 소설 한 편을 쓰고 싶다면서 오웰은 말한다. 자신의 모든 책은 실패작이지만, 쓰고 싶은 것임을 확실하게 알기 때문에 그저 ‘쓴다’라고.
저자

조지오웰

본명은에릭아서블레어EricArtherBlair.인도에서태어나영국의대표적인작가이자,언론인,비평가로활동하였다.1903년6월25일,영국령인도의벵골주모티하리에서세관관리의아들로태어났다.8세때사립예비학교에들어갔으나,이곳에서상류층아이들과의심한차별을맛보며우울한소년시절을보냈고,장학생으로들어간이튼교에서의학창시절역시계급차이를뼈저리게실감하는계기가되었...

목차

머리말
책대담배
어느서평가의고백
문학을지키는예방책
훌륭하다고는할수없지만그런대로괜찮은책
책방의추억
나는왜쓰는가
사회주의자는행복할수있는가?
작가와리바이어던
가난한사람들은어떻게죽는가

출판사 서평

"어떤책을읽든돈이든다"
돈으로만살수있는마음의양식에관하여

한번구입하면이십년이상을볼수있는사전한권이6펜스일수있다.여러번읽게되는책이있고,한사람의정신일부를구성하는책이있고,한사람의삶을송두리째바꿔놓는책이있고,전체를꼼꼼히다읽지않고겉핥기식으로대충읽는책이있고,한자리에서다읽고나서일주일정도지나면다잊어버리는책도있다.그렇지만어떤책을읽든돈이든다는점에서는마찬가지다.-「책대담배」에서

내려놓을때마다"맙소사,이런걸책이랍시고."라는절규를내뱉을것이다.아침이되면게슴츠레한눈과면도안한얼굴을하고신경이곤두서서는한두시간정도빈종이를바라보다가시곗바늘의위협에화들짝겁을먹고행동으로들어갈것이다.갑자기타자기를두들긴다.온갖상투적인표현들-"모든사람이반드시읽어야할책","매쪽마다기억할만한내용이담긴","무엇무엇을다룬어떤챕터가특히중요하다."-이마치자석에끌린쇳가루들처럼자기들이있어야할자리로뛰어든다.-「어느서평가의고백」에서

마음의양식을사기위해서,나아가마음의양식을만들어펴내기위해서오웰은오랜시간생계와싸워야했다.본인의마음을타인의먹거리로만드는작업외에도끊임없이타인의책에대한비평을썼고,생활비를벌기위해먼지자욱한서점에서책들을날랐다.이번산문집『책대담배』는『동물농장』과『1984』를쓴풍자적인소설가로흔히알려져있는오웰의산문가,나아가생활인의면모를부각한다.남이나나나할것없이쏟아내는주례사서평에대한일침은읽기에도쓰지만,오웰식산문의독서뒤에따라오는날카로운기쁨을예사로취급하기는어려울것이다.

"내가쓴모든작품들은하나같이다실패작이다"
성취를목표하지않는자만이이르는성취

『동물농장』은정치적목적과예술적목적을하나로융합하려는분명한의도를갖고쓴첫작품이다.지난칠년간소설을쓰지않았지만아주빠른시간내에소설한편을출간하고싶다.분명히실패작이될것이다.사실내가쓴모든작품들은하나같이다실패작이다.그렇지만나는내가어떤작품을쓰고싶어하는지를매우잘알고있다.-「나는왜쓰는가」에서

사회주의자오웰의목표는'행복'이아니다.행복은부산물일뿐,어떤주의의진정한목표는인간애여야한다는오웰에게있어'글쓰기'의이상형이잘다듬어진세련된명문일리없었다.훌륭한맛과냄새를포기한오웰의수많은실패작들은,말리거나익히거나가공하지않았기에읽을가치가있다.포장되지않은오웰의산문들을하나하나소화하다보면,어느새한인간의정직한지성과의지만이줄수있는양분이전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