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 내세에서 현세로, 궁극의 구원을 향한 여행 - 클래식 클라우드 19

단테 : 내세에서 현세로, 궁극의 구원을 향한 여행 - 클래식 클라우드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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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창공의 빛나는 별과 땅 위의 어둠,
그 사이를 오가며 궁극의 구원을 향해 항해한
‘사랑과 지성의 시인’ 단테의 길을 따라가다
“날은 저물어가고……
오직 나 혼자만이 나아갈 길,
연민과 치를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단테는 우리를 저 먼 고대 시인의 신비로움과
가까운 근대 작가의 친근함 사이 어디쯤으로
데려간다. 그는 신비로우면서도 친근하다.
_ 박상진

저자

박상진

저자:박상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이탈리아문학을전공했고,영국옥스퍼드대학교에서문학이론으로문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2000).미국하버드대학교(2006-2008)와펜실베이니아대학교(2012-13)에서방문학자로비교문학을연구했고,2019년현재부산외국어대학교만오교양대학에서문학과예술,동서양고전,문명론등을가르친다.지은책으로는『이탈리아문학사』『에코기호학비판:열림의이론을향하여』『열림의이론과실제:해석의윤리와실천의지평』『서양의고전을읽는다』(공저),『데카메론:중세의그늘에서싹튼새로운시대정신』『고전의향연』(공저),『비동일화의지평:문학의보편성과한국문학』『단테신곡연구:고전의보편성과타자의감수성』『사랑의지성:단테의세계,언어,얼굴』『지중해학:세계화시대의지중해문명』『OtherModernismsinanAgeofGlobalization』『IlluminatingEco:OntheBoundariesofInterpretation』『AComparativeStudyofKoreanLiterature:LiteraryMigration』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아방가르드예술론』『근대성의종말』『대중문학론』『신곡』(전3권),『데카메론』(전3권),『수평선자락』『꿈의꿈』『레퀴엠:어떤환각』『인도야상곡』『귀스타브도레가그린단테알리기에리의『신곡』』등이있다.엮은책으로는『지중해,문명의바다를가다』가있다.

목차

PROLOGUE삶의이편과저편을바라보다

01_아름다운아르노강변에서
02_새로운삶
03_피렌체의소용돌이속으로
04_우월한고립의실현

EPILOGUE별을향해나아가는항해

단테문학의키워드
단테생애의결정적장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피렌체,단테의영원한고향

단테를찾아가는길은크게두부분으로나뉜다.하나는단테가망명을떠나기전까지의주요활동무대였던피렌체와그주변지역이고,다른하나는산고덴초,카센티노,카말돌리,베네치아,파도바,볼로냐,카라라,리구리아해안,베로나,라벤나등망명이후전전했던피렌체이북지역이다.먼저피렌체를찾아간저자는미켈란젤로광장에서도시의전경을내려다보며13세기중후반의풍경을떠올린다.단테가태어난1265년무렵피렌체는르네상스물결의한가운데에있었다.일찍부터면직산업이발달하면서번영의토대가되었고,또한신에서인간으로관심의초점이이동하면서고대그리스와로마의인문전통이다시소환되고있었다.이런분위기속에서단테는대중친화적인프란체스코수도회학교와연구에치중하는도메니코수도회학교를오가며서로상반된분위기의신학적전통을익힌한편,당시유명한학자이자공직자였던라티니밑에서학문뿐만아니라시민으로서갖추어야할덕성을배웠다.이로써어느한쪽으로치우치지않는절제와조화의미덕을내면화한그는,초월자를향한중세적소망과근대적인간의개별성을동시에긍정하고종합하는면모를띠게되었다.

또한피렌체는단테에게영원한연인베아트리체를만난곳이자,청신체라는문체를통해새로운문학운동을주도한곳이며,정의로운공동체수립을위하여공직자로서치열하게그길을모색한곳이기도하다.단테는베아트리체를딱두번만났을뿐이지만,그녀는그의마음에“사랑으로구원을행하는존재”로서깊이각인되면서평생에걸쳐시적영감의원천이되었다.베아트리체를향한마음은청신체파의중심주제인‘사랑’과도직결된다.가슴속에들어온사랑은부드럽고달콤한말을속삭이는데,마음을모아그말을받아쓰면그것이곧시가된다는것이청신체의시작詩作방법이었던것이다.그렇다고단테가오직사랑만노래하는탈정치적시인이기만한것은아니었다.그는누구보다도현실문제에깊은관심을두며실천적지식인으로서의역할을충실히수행했다.그리하여피렌체최고위원의자리에까지오른그는시민들이이루어가는공적정의를추구하는가운데교황보니파키우스8세와대립하다끝내추방선고를받고말았다.저자는도시를가로지르는아르노강,세월의두꺼운옷을입고있는성곽들,단테와베아트리체가만난폰테산타트리니타,단테가세례를받은곳이자종국에도돌아갈곳으로지목한산조반니세례당,베아트리체가묻혀있는산타마르게리타성당,어릴적에공부한산마르티노성당과산타크로체성당과산타마리아노벨라성당등을찾아가며단테의오래된숨결을되새긴다.

>길위의단테

이제저자의발걸음은방랑자단테의뒤를따라간다.그방랑은단테나이서른일곱살에시작되어,끝내피렌체로돌아오지못하고라벤나에묻힐때까지20여년간이어진다.유랑길은피렌체동쪽에위치한카센티노의숲에서부터시작한다.고대부터은둔의장소로유명했던이곳은단테에게어둠이면서도부드러운은신처였다.그가피렌체에서보낸시간과쌓아온애정을떠나보내는지리적경계혹은심리적문턱이자,『신곡』의중요한키워드중하나인‘어두운숲’의배경이된곳이기도하다.이숲에서헤매다올려다본별은구원의상징처럼단테를인도했을것이다.

카센티노를벗어난이후단테는베네치아,트레비소,파도바,볼로냐,사르차나,루니자나,루카,베로나,라벤나등지를전전했다.더이상피렌체공동체건설에참여할수없었던그는새로운실천을구상해야했다.처음에는피렌체로복귀하려는노력을기울였지만더보편적인차원을,즉피렌체를품으면서도넘어서는방식으로보다넓은국면에서인간의길을모색하게되었다.이제글쓰기가그의강력한실천수단이되었다.그것은망명의회한을달래는방편이기도했다.그리하여이탈리아속어의우수성을정당화한『속어론』,더많은사람들과지식을나누는것을추구한『향연』,원만하고정의로운공동체실현을위한지침을담은『제정론』을썼으며,궁극의사랑과구원을노래한『신곡』을써서죽음과함께끝을맺었다.길위에서단테는쓰고또썼다.망명자로서의삶은그에게고통스러운불운이었겠지만,그런상황이오히려보다본질적인차원에서인간삶을들여다보게해주었다.그리하여그의문학은망명과함께활짝피어났다.

저자는망명지를전전하는단테의구부정한등을떠올리며깊은연민의시선을보낸다.그리고단테의영혼과목소리는비록오래되었지만,“나날의작은국면뿐만아니라인간의존엄이나정의같은큰차원에서도믿음직스러운지침을준다.하지만그지침은정해진대답으로안내하기보다는생각거리를계속던져주는역할을한다.그래서앞장서서이끌기보다는나란히길을걸으며이야기를주고받는동반자의느낌을준다”라고말한다.우리는고뇌하고외로워하다다시일어선그의기록에서삶의친근한동반자를만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