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 (진하리 소설집)

이웃들 (진하리 소설집)

$15.00
Description
심훈문학상 수상 작가 진하리의 첫 소설집
감쳐둔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서늘한 관계의 지형도
진하리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 『이웃들』이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에는 모두 6편의 작품을 수록하였다.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써내려간 소설들은 심훈문학상 심사 당시 “중산층의 복잡한 세태와 심리를 끌어내는 관점과 주제의식이 새롭다”는 평을 받았다. “스노비즘이 장악한 현실의 양상을 투시도처럼 재현”하며 독자들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진다.
저자

진하리

2022년심훈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야외수업
이웃들
지나간이야기
해피버스데이
향기롭고쌉쌀한
휴가

해설|서로가서로에게속물인세상_허희(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심훈문학상수상작가진하리의첫소설집
감쳐둔마음까지어루만지는서늘한관계의지형도

진하리소설가의첫번째소설집『이웃들』이출간되었다.이번소설집에는모두6편의작품을수록하였다.인물들의미묘한심리를섬세하게써내려간소설들은심훈문학상심사당시“중산층의복잡한세태와심리를끌어내는관점과주제의식이새롭다”는평을받았다.“스노비즘이장악한현실의양상을투시도처럼재현”하며독자들에게도많은질문을던진다.

“뜻밖의일들은끊임없이일어났고...
기대하고짐작했던것들은모두틀렸다.”

현실을지탱하는진실과거짓말들

『이웃들』에수록된여섯편의소설중마지막작품「휴가」를제외한다섯편의소설은연작의성격을갖는다.「야외수업」의주인공‘태미’는「해피버스데이」에,「해피버스데이」의‘한나’부부는「향기롭고쌉쌀한」에다시나온다.이외에「이웃들」과「지나간이야기」도동일한세계관을공유한다.어느작품에서는조연이던인물이또다른작품에서는주연으로,혹은그반대로전환된다.인물들은저마다의방식으로시간과공간을공유한다.일상의조각들을나누기도한다.하지만이들은각자의필요에의해서로를호출할뿐다정한‘이웃들’은아니다.이들은친밀함을연기하고,위로하는척하면서슬며시배신한다.인정하고싶지않지만현대를살아가는이들의초상이기도하다.타인의행운과성공앞에서자신의불운을들추어내견주고마는인간들의모습이적나라하게드러나있다.그들의속물성을끄집어내폭로한뒤에자기반성으로이어진다거나갈등이해소되는장면은등장하지않는다.진실과거짓말의무게를감당하며계속살아가야하는날들이이어질뿐이다.

“독자는낯선이작가의이름을결코잊지못하게될것이다.”
_손홍규소설가

『이웃들』에수록된작품들속인물들의대사나그들의행동을묘사하는순간들은무척간명하다.얼핏보면단순한말들,그저습관적으로하는것처럼보이는행동들의이면에인물들이감추고싶어하는진실들이숨겨져있다.그것을발견할때에는어딘가서늘한기분이든다.그서늘함은다시질문이되어독자들에게돌아온다.우리는타인에게어떤이웃이될수있을것인가.

책속에서

앞으로는한강,뒤로는공원이드넓게펼쳐진이곳에서태미는많은유화작업을했다.같은장소라고는믿을수없을만큼풍경은빨리빨리모습을바꿨다.그날의기분까지더해지면매순간이달랐대도과언이아니다.태미는그런변화를화폭에담았다.풍경과기억이라는테마로.풍경은우리에게어떤모습으로기억되는지기억속의풍경은이전과얼마나다른지에대하여.
---「야외수업」중에서

태미는아이의그림에명암을표시했다.이렇게,알겠지?옆의아이도명암을그려달라고졸랐다.이렇게쓱쓱,네눈에보이는대로표현하면되는거야.
여기가어두운게맞는거예요?전다똑같아보여요.
태미의말에아이는고개를갸웃거렸다.
똑같아!똑같아!
아이들이낮은음성으로클클거렸다.
---「야외수업」중에서

전남편에게연락이왔을때파라는놀이터벤치에앉아미지근한커피를마시고있었다.여름의한가운데였고태양이작열했고모든사물이정신없이햇빛을튕겨냈다.아들재이는친구들과정글짐위를날아다니듯뛰어다녔다.파라는동네엄마들과나란히앉아있던벤치를벗어나전화를받았다.그가전하는진부한안부인사를들으며이제그와는인사너머의마음은짐작할수없는사이가되었다고생각했다.
---「지나간이야기」중에서

그는뒤늦게자신만의세계를찾아냈다.예술성과대중성을동시에획득했다.오래전,컬렉터들이남편을쫓아다닐때그는아무것도아니었다.이정대가한나에게호감을보였을때그녀는그를돈만많은바보라고생각했다.뜻밖의일들은끊임없이일어났고한나가기대하고짐작했던것들은모두틀렸다.

한나는이층으로올라갔다.벽마다걸린유화작품에서오래된기름냄새가났다.언젠가한나의작품도이곳에걸렸었다.동남방앗간이갤러리였을때한나는여기에서개인전을가졌고작품한점을이정대에게팔았다.그그림이컬렉터들의눈에띄어중견작가와협업을하기도했지만그이상의좋은작품은나오지않았다.한나의그림은점점정형화되어누구의마음도흔들지못했다.
---「해피버스데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