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보존하는 풀칠의 기술, 장황

예술을 보존하는 풀칠의 기술, 장황

$32.00
Description
서화 한 장이 수백 년을 견딜 수 있는 건 보이지 않는 손길, 바로 장황(裝潢) 덕분이다. 『예술을 보존하는 풀칠의 기술, 장황』은 장황 문화재 보존ㆍ수복 전문가 정혜선과 권민성(SOKO)이 최초로 전통 장황의 기초를 정리한 책이다. 장황은 작품을 주로 액자, 병풍, 족자, 서책 등의 형태로 갖추어 아름답게 꾸미고 오래 보존하는 전통 기술이다. 과거 작품은, 특히 궁중 작품은 장황 문화재로서 가공되어야만 완성된 예술품으로 인정받았다. 단순한 낱장 종이가 아닌, 병풍의 여러 폭에 배접된 모란도와 유소가 드리운 근사한 족자에 배접된 태조 어진을 떠올리면 장황이란 작업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정혜선과 권민성은 각각 국가유산수리기능자 제010497호, 국가유산수리기술자 제1994호 자격을 취득하고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문화재를 수리하는 전문 장황사다. 이 책은 지금까지 도제식으로 전수해 온 전통 장황의 명맥을 이어가려는 두 저자의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과 풍부한 시각 자료를 통해 작업에 필요한 도구와 재료, 구체적인 공정을 소개한다. 그동안 쉽게 알 수 없었던 정교한 기술과 입체적인 과정을 풀이함으로써 문화재 보존ㆍ수복에 대한 기초를 다지는 동시에 장황이라는 예술을 보존하려 했다. 이 책은 우리 전통 기술을 배우는 많은 이에게 든든한 길잡이이자 소중한 전통문화를 기록한 기술서다.

저자

SOKO

저자:SOKO
정혜선,권민성이공동으로운영하는장황디자인스튜디오이다.이름SOKO는SomethingofKorea의준말로,한국장황이도달할수있는미지의가능성을의미한다.디자인,교육,출판등다양한활동과장황을접목하여전통과현대를잇는새로운지평을열고자한다.

정혜선은한국전통문화대학교를졸업한후전통회화의재료학적기법연구와지류문화재보존을심도있게연구하기위해일본으로유학을가도쿄예술대학원문화재보존학석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일본에서다수의회화문화재복원모사및수리작업의연구원으로활동했으며,한국에귀국한후객원연구원으로서회화문화재의복원모사사업에참여했다.장황에대한새로운접근을시도하고자권민성과함께2022년SOKO장황스튜디오를설립했다.장황이지류문화재의보존처리와작품을표장하는것에국한되지않고하나의독립된공예로분류되길바라며장황을기반으로한다양한디자인작업을진행한다.현재SOKO공동대표로활동하고있으며,후시카솔스튜디오및전통문화교육원전통문화사화교육과정에서모사(전통회화)강의를병행하고있다.

권민성은학부에서미술이론을공부하며전시기획자를꿈꿨으나,작품보존에흥미를느끼게되면서한국전통문화대학교석사과정에진학했다.대학원에서지류및회화보존을전공한후도쿄예술대학원문화재보존학연구실에서특별연구생으로활동했다.이후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과간송미술관의소장품수리사업에참여했고,국가유산수리기술자(보조과학)제1994호자격을취득했다.2022년에한국장황의새로운가능성을열고자정혜선과함께SOKO를설립했으며,현재는SOKO를운영하며국가유산수리업체운산에서소장으로재직중이다.

감수:손용학
1970년에동산방에들어가박주환선생에게표구를배웠으며,1986년에낙원표구사로옮긴후2002년에묵호당을열어현재까지표구업에몸담고있는50년이상경력의표구장인이다.2014년부터2019년까지한국표구협회회장을지냈으며,문화재수리기능자제1365호자격을보유하고있으며,고용노동부선정숙련기술전수자(배첩기능)제2021-3호로지정되었다.2024년에는이화여자대학교에서표구를가르쳤다.

목차

들어가며
추천하는글
감수자의글
일러두기

1.도구
솔과붓



판과대
소도구
기타

2.재료
배접지
-닥지
-재단방법
장황비단
-직물용어
-종류
-재단방법
-기타종류
기능지
접착제

3.장황
건조판
-건조판만들기
액자
-액자만들기
-목재별겉틀
-액자종류별구조
병풍
-구성
-병풍만들기
-그림으로보는병풍만들기
-한중일병풍용어비교하기
족자
-구성
-일본의다양한축두형태
-족자만들기
-그림으로보는족자만들기
-한중일족자용어비교하기
서책
-서책장정의장단점

변화하는장황
부록
참고문헌
장황재료전문매장목록

출판사 서평

풀솔부터풀칠까지,
전통장황의모든과정과용어를정리한첫책
궁을방문해도사극을시청해도조선시대임금이앉는자리인어좌뒤에는항상일월오봉도가있다.보물제931호인태조어진은위아래로청색회장비단을배접하고붉은유소를드리운족자형태로봉안돼있다.며칠전〈TV쇼진품명품〉에등장한궁중모란도의감정가는150년전도화서에서제작했으며보관상태가좋다는점에서1억8천만원으로책정되었다.세문화재의공통점은병풍,족자등의형태로꾸며져보존되었다는점,즉장황작업이이루어졌다는점이다.

SOKO의두저자는작품을장식하고보존하는기술인장황을독립적인전문공예로본다.그래서막배우기시작한학생이나현장에서활동하는전문가모두가참고할수있도록전통장황의모든과정과용어를체계적으로정리했다.이응노연구소책임연구원김경연은『표구의사회사』(연립서가,2022)에서이렇게설명한다.“21세기현재장황/표구에대한연구는크게두가지방향으로이루어지고있다.하나는이공계계통에서이루어지고있는데전통장황의기법을복원하고,지류문화재보존과관련한기술적인발전을연구한다.다른하나는인문학,구체적으로는미술사연구에초점이맞추어진행되고있다.”『예술을보존하는풀칠의기술,장황』은전자의“기술적”인연구에해당하는것이다.

책은크게「도구」「재료」「장황」세주제로나뉜다.「도구」에서는풀솔,자,칼,풀,작업대등장황작업에필요한모든도구의종류와쓰임새를정리한다.「재료」에서는장황문화재의주재료인배접지,장황비단,기능지,접착제의특성과선택기준을설명한다.「장황」에서는장황작업물을건조판,액자,병풍,족자,서책으로나누어각공정의구조를직접찍은사진과함께상세히기술한다.특히지류문화재보존·복원작업에서가장중요한배접은작업원리를이해할수있도록사진은물론,단계별그림을통해입체적으로설명한다.또한,현장에서자주쓰이는일본용어를병기해기성세대기술자와수월하게소통할수있게했다.

그다음으로「변화하는장황」에서는시대가바뀌며전통장황과현대장황이어떻게상호작용하며변화했는지간략하게살펴본다.또한각장황공정의일본어명칭을「부록」에정리해,관련도구를살때유용하게쓰일뿐아니라답습한일본용어의뜻을제대로이해할수있게했다.마지막으로「장황재료전문매장목록」을추가하여독자가장황작업을좀더쉽게시작할수있게도왔다.

왜‘표구’가아닌‘장황’인가?
한국에서는장황보다표구(表具)가일반적이다.원래장황은표장(表裝),장표(裝表),장배(裝褙),배첩(褙貼)등으로불렸으며,표구는일제강점기에들여온표현이다.국내장황현장에서빈번하게쓰이는표구나배첩은“바르다”“붙이다”“갖추다”등종이나비단을바르는행위만을의미하고,장황은이에더해“장식하다”“꾸미다”등의뜻도내포하고있다.이책에서는장황을단순히종이를배접하는보조기술이아닌,독립적인예술이자문화재보존·수복의핵심기술로인식하여‘장황’을선택했다.

하지만오해하지말자.저자는한국식장황과일본식표구를가리고분리하려는의도가없다.현재두나라의장황은억지로구분하는것은큰의미가없을만큼자연스럽게영향을주고받으며나름의방식대로발전해왔다.중요한것은우리말과일본말을구분하는것이아니라,장황기술이기록되지않아전통문화가더이상계승되지않을위기에처했다는점이다.근대이후전통장황은글로써정리되지않았고,현대기술자는대개스승의방식만을전수해왔다.그래서더욱이두저자는전통장황이미래에도이어지도록장황및문화재현장에서실행하는모든공정을정확하게기록하려했다.

보조기술을넘어,
문화재를수호하는예술로
이책은장황을서화를보호하는보조기술로만여기는시각에서벗어나,독립적인공예로서바라볼수있게한다.여러단계로구성된공정을살펴보면알수있듯,장황은보존작업에필요한수준이상의미적감각과기술이필요하다.실력이뛰어난장인은작품의고유한분위기를살리면서도더욱돋보이게하는디자인적요소를가미하기도한다.족자의비단색을조화롭게조합하거나병풍의균형을맞추는작업은장인만의정교함이발휘되는과정이다.문화재보존,미술복원,공예기술에관심있는독자라면섬세함과꾸준함을요하는장황이예술을보존하는예술그자체로서값진전통문화임을알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