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봐봐 옴막한 구덩이 물에도 하늘이 고여 있어”
바라보게 할 세상으로 고개 끄떡이는 글
바라보게 할 세상으로 고개 끄떡이는 글
곡예사가 줄을 탈 때는 콩깍지만 한 몸뚱어리에서 촉수가 길어 나와 걸음마다 숨마다 만물의 존재를 내 안으로 거두며 나아가지 않을까? 살아가는 터에서 삶의 재료가 아닌 것이 뭐가 있겠는가? 걸어온 길가에 무심히 보내는 수많은 존재의 속삭임을 문득 내 안으로 데려와 말 걸어질 때 존재는 모두가 동반자가 됩니다. 마음, 요놈은 참 이상합니다. 가장 서럽고 아플 때 볼록볼록 선명한 말이 걸어집니다. 평온한 날은 말맛이 없습니다. 그 시간 그 장소에 마음이 살아 나오면 거기의 존재와 그냥 견주어 보았습니다. 읽는 당신도 고개 끄덕이는 순간이 있기를.
봐봐 옴막한 구덩이 물에도 하늘이 고여 있어 (김봉년 시집 | 바라보게 할 세상으로 고개 끄떡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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