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인형의 집

$21.80
Description
《인형의 집》은 1879년 초연 이후 격한 논란에 휩싸임과 동시에 페미니즘 문학의 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쥔다. 입센은 이 작품으로 세계적 작가로 부상했다. 1925년 한국 초연 이후 100년간 수없이 번역, 공연되었던 작품을 다시 번역하면서 무엇보다 원전에 충실하고자 했다. 크고 작은 오류와 왜곡을 바로잡고 마주한 《인형의 집》으로부터 고전의 진짜 힘과 가치를 온전히 실감하게 될 것이다.
저자

핸리크입센

저자:헨리크입센
흔히‘사회문제극’의극작가로알려져있다.그러나그가남긴작품의스펙트럼은매우광범하다.입센은1850년필명으로발표된>카틸리나>로써극작가로데뷔했으며‘3막의극적에필로그’라는부제가붙은>우리죽어깨어날때>(1899)까지반세기에걸쳐1편의단막극을포함하여모두25편의희곡을썼다.그의극작품들은초기의민족적낭만주의극,>인형의집>(1879)으로대표되는사회문제극,>들오리>(1884)로부터시작되는인간의영혼깊은곳을탐색하는상징주의극으로굳이범주화할수있겠다.
민족적낭만주의에싸여있던입센은음습하고편협한고국을떠나자의적망명으로1864년부터27년간이탈리아와독일에머물렀다.그기간동안입센은비로소노르웨이의지방성을극복했고유럽은물론세계적인작가로성장했다.고국을멀리서객관적으로바라볼수있었기때문에입센은본격적으로‘명제극의창시자’,‘사회변혁의옹호자’,‘삶의위선에반대하는투쟁자’,‘천박한소시민적삶의투쟁자’가될수있었다.
입센의대표작들로는>페르귄트>(1867),>인형의집>,>유령>(1881),>민중의적>(1882)등이거명되고있으나어느작품에서든한개인의자유와그에따른책임,삶에서의모토와원칙을고수하려는치열한투쟁을읽어낼수있다.희곡은물론매우많은시를썼고,화가이기도했던입센은자신이정력적으로활동하던때의조국이스웨덴의지배하에있었고민도가낮았기때문에신이자신에게부과한소명이“바로민중을일깨우고크게생각하도록가르치는것”이라굳게믿었고그소명을실천하기위해작가로서평생투쟁했다.입센은현재세계GDP5위안에드는부국(富國)노르웨이가가장자랑하는시인이며노르웨이의수도오슬로는그야말로입센의도시로잘가꾸어져있다.

역자:조태준
1963년서울에서태어나성균관대학교불어불문학과및동(同)대학원을졸업하고앙토냉아르토의연극이론을연구해박사학위를취득했다.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연출과객원교수를거쳐배재대학교연극영화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2012년미국루이지애나대학교(ULL)커뮤니케이션학과방문교수를지냈다.연극이론및극작술,공연미학에관련한논문과칼럼을여러편썼으며,고등학교인정교과서≪연극≫(천재교과서,2018)을공동집필했고,<골고다의딸들>(한웅출판,1992>,<바람의전쟁>(열린세상,1996>등의번역소설과번역희곡<유령소나타>(지만지,2014)와<바다에서온여인>(지만지,2015),<로칸디에라>(지만지,2016),<우리죽은자들이깨어날때>(지만지,2018),<헤다가블레르>(지만지,2018),<건축가솔네스>(지만지드라마,2019),<루나사에서춤을>(지만지드라마,2020)>,<로스메르스홀름>(지만지드라마,2020),〈어린에욜프〉(지만지드라마,2023)를펴냈다.또한공연창작현장에서극작가및연출가,드라마투르그로활동하면서연극,뮤지컬,오페라,무용등다양한공연장르를넘나들며다수의작품에참여했고현재극단인공낙원대표,극단하땅세상임연출로활동중이다.대표작으로는희곡<창밖의앵두꽃은몇번이나피었는고>,<3cm>(지만지드라마,2021),<푸른개미가꿈꾸는곳>등이있으며,연극<유령소나타>,<루나사에서춤을>,<목소리>,뮤지컬<포비든플래닛>,<애랑연가>,<규방난장>,오페라<류퉁의꿈>등을연출했다.

목차


나오는사람들
제1막
제2막
제3막
해설
지은이에대해
지은이연보
옮긴이에대해

출판사 서평

현대연극사와사상사에〈인형의집〉만큼지대한영향을미친희곡은드물다.발표즉시논란을불러일으켰지만세계적반향을동반하며입센의위상을끌어올렸다.입센의대표작이라는데이견이없으며,페미니즘문학의시초로보기도한다.
〈인형의집〉이초연된1879년,작품의배경이되는노르웨이를비롯해전세계여성의가정내지위는종속적이었다.결혼전엔아버지,결혼후엔남편에게삶전체가맡겨져있었다.어머니로서,딸로서,아내로서가정에서여성이해야할것,할수있는것은제한적이었다.‘노라’는누구보다도가부장제관습을잘체화한평범한딸,어머니,아내였다.남편에게사랑받는‘종달새’,‘다람쥐’였던노라가어떻게페미니즘운동의선봉에서자유와평등을외치는전세계여성의등불이되었을까?
변호사였던토르발헬메르는은행에영향력을행사할수있는지역사회의중요인사로부상한다.형편도크게나아져크리스마스를하루앞두고트리를장식하는헬메르의아내노라는마음껏행복감에빠져든다.사실노라를기쁘게한것은따로있다.생계를위협하는심각한위기로부터가족을구한것이다름아닌노라자신이었기때문이다.기지를발휘해큰돈을융통했지만여성의경제권이인정되지않는사회분위기속에서이를비밀로간직해야했던노라는이제곧채무를상환하고비밀에서자유로워진뒤아내로서,어머니로서온전히가정에충실할수있으리란생각에들떴다.하지만예상치못한손님의방문으로노라의기대는산산히부서진다.채권자크로그스타가노라에게비밀을폭로하겠다며협박을시작한것.그날부터노라는남편에게비밀이탄로날까봐불안에떨며어떻게든크로그스타의폭로를막고자고군분투한다.
이때까지도노라는남편의신의와사랑을잃을까노심초사하는가련한‘종달새’였다.반전은노라의비밀이밝혀졌음에도남편헬메르가“당신을용서했다”며다시그녀를“비둘기”라부른순간에일어난다.헬메르는크로그스타의협박이무용지물이되기전까지노라에게불같이화를내며그녀를몰아붙이고있었다.헬메르의태세전환으로노라는깨닫는다.딸일때도아내일때도자신은그저‘인형’에불과했다는것을.

“당신자신이맞닥뜨릴지도모를일에대한두려움과위험이모두사라지자마자…마치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돼버렸네요.난다시예전처럼당신의작은종달새,당신의인형이됐군요.이제당신은두배로조심스럽게다루시겠죠,부서지기쉽고너무나연약했으니까.”

노라가헬메르의간청을뿌리치고짐가방을싸서홀로집을떠나는극의결말은오랫동안논란이되었다.노라가떠나지않는결말로꾸민각색버전이공연되곤했다.하지만이런시도가오히려작품의메시지를강화했다.곧페미니즘운동을주도할전세계여성이‘노라’로부터영감을얻었다.노라는연극사뿐아니라사회문화사에지워지지않을족적을남긴채성공적으로‘인형의집’을떠났다.
2001년유네스코는〈인형의집〉초판본을세계기록유산으로지정했다.초고의메모에는입센의문제의식이직접적이고분명하게표현되어있었다.〈인형의집〉을쓴직후입센은노르웨이의여성권리운동에지지를표명하고그로부터몇년뒤인1898년5월26일현재의오슬로에서개최된여성권리연맹행사에서다음과같이연설한다.

“여성권리운동을위해의식적으로일했다는영광은포기하겠습니다.저는이여성권리운동이실제로무엇인지잘모릅니다.제겐그것이인류전체의문제로보였거든요.제작품을주의깊게읽어보신다면이점을이해하실겁니다.물론여성문제를다른모든문제와함께해결하는것이바람직하겠지만,그것이전부는아니었어요.제과제는인간을묘사하는것이었습니다.그런묘사가상당히사실이라고느껴질때마다독자는시인의작품에서자신의감정과감상을읽어낼겁니다.”

한국초연은1925년9월조선배우학교에서현철연출로이루어졌다.복혜숙이주인공노라를연기했다.그로부터100년이흘렀다.그사이여러번번역되었지만군데군데오류와왜곡이쌓여만갔다.원전에충실하게우리말로옮기며굳어진번역에서달라진부분에주석을달았다.무대화를위한최신연구자료로작품에대한이해를도왔다.100년만에〈인형의집〉을“바로”읽을수있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