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와 푸코 : 비판, 계몽, 주체의 재구성 - 인문시간

칸트와 푸코 : 비판, 계몽, 주체의 재구성 - 인문시간

$22.00
Description
칸트 탄생 300주년에서 푸코 탄생 100주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푸코 고유의 칸트 독해와 칸트 비판철학에 대한 균형 잡힌 사유를 소개한다.
책은 칸트 자체에 대한 재해석보다 칸트와 푸코 ‘사이’에서 이뤄지는 철학적 협업, 특히 오래돼 닳고 낡았지만 오늘날에도 소환되기를 멈추지 않는 개념들인 비판, 계몽, 주체가 재구성되는 장면을 살핀다.

저자

윤영광

저자:윤영광
강원대학교윤리교육과교수.고려대학교법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철학과에서석사학위와박사학위를취득했다.칸트와푸코연구이후,공통주의(commonism)/공통체(commons)를중심으로정치사회이론연구에집중하고있다.「안토니오네그리」,「네그리의공통주의와공통적인것」,「네오오페라이스모의커먼즈론:자본의코뮤니즘이라는역설의문제화」,「공통체담론의공통화를위한제언과시론:‘Commons’의번역과의미망에대해」등의책과논문을썼고,「공통체」(안토니오네그리·마이클하트),「이제모든것을다시발명해야한다:제국에저항하는네그리의정치철학」(닉다이어­위데포드외)등을번역했다.

목차


서문

I부칸트안에서칸트와다르게
칸트적주체의(재)구성
계몽과비판철학의관계:사유방식의혁명에대해
이성의공적사용이란무엇인가?

II부푸코와함께칸트를
푸코의칸트『인간학』독해의양면성
푸코-칸트주의정립의궤적
계몽과비판의재구성

III부푸코-칸트주의의안과밖
포스트휴먼칸트의단초:들뢰즈-푸코의인간없는칸트주의
푸코의문제화로서의철학과철학의문제화

보론
실용적관점에서의이성학
가상과거짓의철학

참고문헌
기존수록지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푸코의칸트,푸코­칸트주의:「계몽이란무엇인가?」

칸트에대한푸코의태도는단선적이지않다.칸트철학을재구성하는푸코고유의칸트주의,즉푸코적칸트주의의형식적출발은푸코와칸트의첫만남까지거슬러올라간다.푸코의박사학위논문에첨부돼제출된부논문「칸트의「인간학」서설」(「인간학서설」)이다.물론「인간학서설」과「말과사물」을중심으로하는1960년대고고학시기의푸코는칸트철학의뿌리에‘인간’이라는주체형상에기초한인간학적사유가존재한다고보고그에대해비판적이었다.그리고「말과사물」출간이후1978년프랑스철학회에서행한‘비판이란무엇인가?’라는제목의강연에서통치화에대한저항이라는맥락에서계몽의문제를처음으로제기하기까지12년간칸트와관련해긴침묵을지켰다.

그러다1970년대후반윤리학시기의푸코는초기의비판을칸트의계몽에대한긍정적재평가로뒤집는다.「계몽이란무엇인가?」(칸트)를중심으로이뤄진칸트에대한재평가는그를자신의가장중요한철학적동지이자스승인니체에버금가는위치에올려놓을정도로긍정적이었다.푸코외에는누구도이작은텍스트에그토록큰의미를부여하지않았다.「계몽이란무엇인가?」는푸코이전에도‘유명한’텍스트였지만푸코에이르러서야비로소커다란철학적중요성을갖는텍스트가됐다.그텍스트가자신에게하나의문장(紋章)이자페티쉬라고까지말할정도였다.

그렇게윤리학시기푸코는자기돌봄과파레시아등같은고대철학의테마들과더불어「계몽이란무엇인가?」에대한연구를자기사유의중심에놓고스스로를칸트로부터시작되는‘우리자신의비판적존재론’의계보에귀속한다.이제칸트와의관계에대한푸코자신은입장은분명해진다.푸코는자신의작업이어떤철학전통에속한다고할수있다면그것은“칸트의비판적전통”일것이라고말하며스스로를일종의칸트주의자로규정한다.

푸코­칸트주의정립의궤적:「인간학서설」

고고학시기와윤리학시기,칸트에대한상반된평가는푸코와칸트의관계에대한이해에어려움을발생시킨다.이에대해하버마스처럼칸트에대한후기푸코의긍정적평가가초기의비판적태도와모순된다고보는이도있지만,앨런(에이미앨런)과거팅(개리거팅)처럼초기푸코의칸트의초월적주체비판은칸트에대한단순한기각을의미하지않는다고보는이도있다.

여기서책은푸코와칸트의관계에서저상반된평가를그대로받아들여푸코의비일관성을지적하는쪽이아니라양립불가능해보이는두시기칸트해석의기저에있는어떤연속성을발견하려는시도다.다시말해,고고학시기와윤리학시기모두를푸코?칸트주의라는표제하에검토해두시기사이에근본적인단절이아니라모종의연속성이있음을밝힌다.푸코가칸트철학에서지속하는것은무엇이고변형하는것은무엇인지를밝힘으로써고고학시기와윤리학시기칸트해석의단절과연속성을종합적으로사고하는방법을모색한다.

책은그렇게푸코의사유속에서모순을찾기보다푸코가다르게평가할수밖에없는상반된요소가칸트에게서발견되리라는점에서푸코­칸트,즉푸코가읽는칸트,칸트를읽는푸코를깊이들여다본다.우선푸코의「인간학서설」은두버전의칸트독해가공존한다는점에서,또어느한쪽으로쉽게환원되지않는다는점에서독특성을갖는다.즉「말과사물」이비판하는인간학적사유의발생지로서칸트에대한분석을포함하는동시에,훗날「계몽이란무엇인가?」로이어지는선,푸코의동반자이자지지자가되는칸트를예시하는요소들(‘기원적인것’,역사·실천적성찰)도갖고있다는것이다.책은칸트해석의중심에있는두물음,‘인간이란무엇인가?’와‘계몽이란무엇인가?’의공존과긴장,저상반되는두맥락을살펴푸코의초기칸트독해의양면성을드러낸다.

여기서저자는앞서살펴본연구자들의기본관점이나소수적독해를공유하되그들의연구가언급하지않는요소들을이제자신의목소리로설명한다.이때현대철학자들의언어를그대로반복하거나그해석에대한해석을시도하는게아니라,칸트자신의서술과논리에입각해어떤방식으로제기하고사고할수있는지를검토한다(‘사용’이라는문제계,세계의언어적성격,실용적인간학등).그럼으로써책은푸코가줄곧정초적인주체를비판하고대안적인주체성을모색했다는점에서푸코기획의일관성을인정한다.그렇게푸코가칸트철학의두기둥인비판과계몽을왜,어떻게,무엇으로재구성하는지자세히살핀다.

비판철학에서주체의비동일성

더나아가칸트독자와연구자들에게친숙한비판철학의초월론적사유에서도,칸트의초월적주체를구체적인역사·문화·사회적실천들에결부된주체로변형하는푸코­칸트주의의논의에따라책은다른그림을얻는다.즉칸트철학에서능력들의이질성과불일치가어떻게도제거되지않는다는사실을‘칸트자신의서술과논리에입각해’가능한한멀리까지밀고나갈때,초월적주체에도동일성으로환원되지않는주체형상,필연적분열이발굴된다는것이다.

칸트철학에는동일성으로귀결되는주체형상과능력들의이질성이끝내제거되지않는채비동일적관계가유지되는주체사유를뒷받침하는서술이모두존재한다.책은칸트철학에서동일성으로환원되지않는주체형상을발굴해내려는여러철학자들의이론적노력들(료타르의‘분산의사유’,들뢰즈의‘분열된자아를위한코기토’)에공감하며이질성에초점을맞춘다.이때도저자는‘칸트자신의서술과논리’를우선살핌으로써칸트철학에주체의동일성주장에저항하고불안정하게하는힘의선들이분명히존재한다는,새로운비판철학적주체론을위한이론적가능성을드러낸다.

저자의말

모든일이그렇지만특히정신의작업은본질상집단적협력,말하자면‘공통적인것(thecommon)’에근거해서‘공통적인것’을생산하는작업이다.이런의미에서지적작업의결과물에개인의이름을새겨소유물로만드는것은현재인류가도달한지혜와어리석음의단계를나타내는관례일뿐이다.이관례에따라한사람의이름을달고나오는이책이본래자리인지적공통체로돌아가누구의것도아니며누구도앞서결정할수없는공통의삶과사유의일부가되길,그럴수있는활력을가진것이길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