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왜 전쟁을 부정하는가 : 전쟁에 관한 열 가지 철학적 고찰

철학은 왜 전쟁을 부정하는가 : 전쟁에 관한 열 가지 철학적 고찰

$17.00
Description
세계사, 권력, 해방, 자기보존, 영웅, 불안 등 전쟁과 밀접한
열 가지 주제를 통해 우리 시대의 전쟁을 통찰하다
오늘날 세계는 수많은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예멘 내전, 시리아 내전을 비롯해서 아직 전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레바논, 이란과의 전쟁,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전쟁 등 곳곳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역시 전쟁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시대 이 책은 ‘전쟁’이라는 현상을 한 걸음 물러서서 철학으로 들여다보고자 시도한다. 군사적 폭력은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변화했으며, 철학은 왜 전쟁을 부정하는지, 우리 시대의 법과, 제도, 권력, 해방, 종교 등은 전쟁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등을 고찰하며 전쟁에 관한 사태 인식과, 결과적으로 반군사주의로 귀결되는 철학적 사유를 끌어낸다.

저자

군나르힌드리히스

저자:군나르힌드리히스GunnarHindrichs
바젤대학교철학과교수다.스위스철학학회장을역임했으며현국제헤겔협회부회장이다.2007년하이델베르그과학아카데미로부터학술상을받았다.지은책으로는《비판이론ZurkritischenTheorie》(2020),《혁명의철학PhilosophiederRevolution》(2017)등이있으며,《철학은왜전쟁을부정하는가》는지은이의첫국내번역서다.

역자:이승희
서강대학교에서수학과종교학을공부했고,대학원에서신학을공부했다.독일밤베르크대학교와뮌스터대학교박사과정에서종교사회학,사회윤리,정치윤리를공부했다.현재바른번역소속번역가로활동중이며,옮긴책으로는《지식의기초》,《과학자들의자화상》,《과학은미래로흐른다》,《혐오없는삶》,《성서,인류의영원한고전》,《나와타자들》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세계사
2장법
3장권력
4장해방
5장자기보존
6장영웅
7장제도
8장불안
9장종교
10장군사주의
에필로그
후주

출판사 서평

전쟁이란무엇인가_전쟁에관한다양한정의

프로이센출신군인이자군사사상가인카를폰클라우제비츠는전쟁을“다른수단을이용한정치적왕래의연장”이라고말했으며,마하트마간디는”인간성을파괴하는행위”라고말했고,윈스턴처칠은“모든악중에서가장큰악이며,인간갈등의가장끔찍한형태”라고표현했다.

그렇다면철학자들은전쟁을어떻게정의할까?먼저카를마르크스는전쟁을주로경제적·계급적갈등의결과로보았으며,자본주의국가들이경제적이익을추구하는과정에서발생하는일종의‘계급투쟁’으로해석했다.또한토마스홉스는“모든이가모든이를적으로간주하는상태”로정의했다.홉스는자신의저서《리바이어던》에서‘자연상태’에서사람들은끊임없이전쟁을벌인다고설명하며,이를피하기위해서사회계약을통해국가권력을설정해야한다고주장했다.그리고헤겔은전쟁을역사적발전의중요한단계로보고,전쟁이인간정신과국가발전의일부로,민족간의갈등을해결하고진보를이끌어낸다고믿었다.

군사사상가든,정치인이든,철학자든모두가제각각전쟁에관해정의하고있지만,동일한이야기를하지는않는다.자신이처한상황과시대적배경에따라전쟁에대한정의가달라지기때문이다.이책의저자군나르힌드리히스는이러한전쟁에관한각기다른정의가전쟁과무관하지않은개개인의현실적위치때문이라고생각했다.그렇기에전쟁에관한온전한철학적성찰은전쟁으론부터한걸음떨어져서바라볼때,즉전쟁과거리를두고바라볼때가능하다고말한다.

전쟁과거리두기_철학적사유가전쟁에동원되는것을피하는유일한방법

그렇기에이책에담긴성찰과사유는전쟁과거리를두고진행된다.저자는“오늘날의전쟁을구성하는요소들을찾고분석하기위해서는전쟁의고유한특성을우리시대의조건속에서규정하고표현해야한다”고말한다.그리고“근본적관점에서현재의전쟁을관찰하고자기시대를사유속에서파악하는(헤겔)일”을해야한다고말한다.

하지만사유는우리가무엇을해야하는지안내하지는않는다.그보다는무슨일이있는지를이해할수있도록돕는다.따라서이책에담긴사유는당위가아닌인식,즉‘시대전환적전쟁’이라는(우크라이나전쟁을비롯한)현재전쟁에대한인식이다.

저자는계속해서이렇게말한다.“자신의전제와한계를아는철학이라면인식이상의일을하지않는다.성찰과사유에서행동을결정하는일은정치적판단력의과제일것이다.행동의지침대신인식을얻기위해철학은전쟁과정신적거리를확보해야한다.……시민사회는전쟁이발생하면자신이직접공격받고있다고느낀다.자신을공격받는전쟁당사자와동일시하고,이와다른목소리를내면공격하는전쟁당사자의편으로이해한다.……이과정에서시민사회는스스로전쟁의당사자이자다른수단들을이용해전쟁을수행한다고이해한다.……시민사회의논쟁과담론은자발적으로,강요받지않은채,저절로호전적목표와기능을옹호하고지지한다.반대로시민들의평화요구를실현하겠다는약속을잊어버린다.이런상황이전쟁에관한철학적성찰과사유를어렵게만든다.철학적성찰과사유를전달하는매개체는담론과논쟁이다.하지만담론과논쟁이펼쳐지는시민사회자체가전쟁당사자로등장하면서철학의매개체는사라져버린다.매개체를다시확보하려면철학적성찰은전쟁과거리를두고진행되어야한다.”(5~6쪽)

즉전쟁과거리두기는철학적사유가전쟁에동원되는것을피할수있는유일한방법이다.그렇기에한걸음떨어져서전쟁을철학으로바라보고인식하는것이이책의목적이다.

철학은왜전쟁을부정하는가_전쟁의부정은평화의긍정

이책은오늘날전쟁의근본요소들을다루고있다.각장의주제인세계사,법,권력,해방,자기보존,영웅,제도,불안,종교는서로긴밀하게연결되어있고,그철학적반성들또한서로연결되어있다.또한마지막주제인‘군사주의’는앞의아홉가지주제의일반적인사회구성기능을다룬결론적성찰이다.그리고마지막의에필로그에서는성찰과사유의목표인평화에좀더다가가기위해책전체에들어있는반군사주의를분명하게밝힌다.

세계사는체념으로,법은운명으로,권력은악으로,해방은지배로,자기보존은자해로,영웅주의는독선으로,제도는무방비상태로,불안은소멸로,종교는폭력으로흘러갔다.그리고마지막열번째관점에서이모든아포리아의일반적사회구성형태,즉인간의공동행위를질식시키는군사주의를분명하게표현한다.

저자는말한다.“이특성들은아포리아로흘러가므로전쟁을부정한다.그러나이특성들은외부의관점에서전쟁을부정하는것이아니라구체적인전쟁이만드는사회적복합체내부”적관점에서부정하는것이다.

사람들은‘추상적으로’전쟁이나쁜것임을알고,전쟁에‘아니오’라고말한다.이런추상적부정은부정의대상을제대로이해하는것을막는다.그러므로추상적부정은무지하고,순진하며,자의적인것으로쉽게훼손될수있다.그러다보면전쟁을찬성하는쪽과전쟁을반대하는쪽이서로맞서고,힘이센쪽이이길것이다.

하지만전쟁에대한규정적부정은사태에대한이해에서출발한다.단지사태를이해하는것이지태도나행위를추가해보여주지않는다.여기서는사태이해가동시에사태부정을의미한다.이럴때는강한쪽이이기는것이아니라,오히려적절한사태이해가더큰영향력을얻는다.따라서논쟁은‘규정적부정이실제그사태를이해했는가’라는질문으로바뀔것이다.올바른태도에대한질문이아니라사태이해에관한이질문이논쟁을규정할것이다.

그래서이열가지주제의에세이는전쟁에대한규정적부정을취한다.그리고저자는이렇게“전쟁을부정하는것은곧평화를긍정하는것을포함한다”고말한다.즉,철학이부정하는전쟁은곧평화의긍정으로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