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코코슈카 : 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 - 문화 평전 심포지엄 5 (양장)

오스카 코코슈카 : 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 - 문화 평전 심포지엄 5 (양장)

$32.00
Description
낯설지만 반가운 코코슈카!
표현주의의 선구자, 시대의 관찰자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다
우리에게 〈바람의 신부〉를 그린 화가로 알려진 코코슈카의 다면적 삶과 예술 세계를 추적한 《오스카 코코슈카-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가 출간되었다. 그간 국내에 화집으로 소개된 바는 있지만, 그의 생애와 작품을 본격적으로 다룬 평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코슈카는 빛과 그림자 속에서 세상을 응시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시작으로, 한 세기 가까운 삶을 사는 동안(1886~1980) 인간의 감각과 그 본질을 탐구한 예술가다. 그는 극작가로, 에세이스트로 자신만의 독창적 언어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논객이나 교육자로도 활동하며 예술을 인간의 정신과 감각을 풍요롭게 하는 매개체로 삼았다. 그가 말년에 세운 ‘시각 학교’는 이러한 신념의 결정체로, 예술을 통해 인간성과 사회를 연결하려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였다. 그는 20세기 유럽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 속에서도 예술적 저항을 멈추지 않았고, 창조적 실험을 이어갔다. 그의 삶은 수많은 모순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바로 그것들이야말로 그의 예술적 독창성과 인간적 깊이를 만들어낸 원천이었다.
저자 뤼디거 괴르너(런던 퀸메리대학 교수)는 코코슈카의 삶을 한 편의 서사시처럼 풀어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이해할 기회를 선사한다. 예술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책은 코코슈카의 삶과 작품을 통해 예술이 개인과 시대 그리고 인간 본질에 대해 던지는 질문을 성찰하고 통찰한다. 코코슈카라는 이름이 단순히 한 시대의 화가를 넘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예술적 저항과 성찰의 아이콘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

뤼디거괴르너

저자:뤼디거괴르너
런던퀸메리대학교수로,독일문학과비교문학을가르치고있다.1957년에독일로트바일에서태어났다.튀빙겐대학에서독일어학,역사학,철학,음악학을전공했으며,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영문학과철학을공부했다.1999년부터2004년까지런던대학독일학연구소소장을역임하며잉에보르크바흐만센터IngeborgBachmannCentreforAustrianLiterature를설립했다.2005년에는영국-독일문화관계센터CentreforAnglo-GermanCulturalRelations를설립하여영국과독일의문화교류를촉진하는데이바지했다.독일어학상(2012)과알렉산더폰훔볼트재단의라이마르뤼스트상(2015)을수상했으며,독일연방공화국공로십자훈장(2017)을받기도했다.주요저서로는《부르크너.음악에서의(#에서의)무정부주의Bruckner.DerAnarchinderMusik》(2024),《극단적10년을산시인게오르크트라클GeorgTrakl.DichterimJahrzehntderExtreme》(2014),《라이너마리아릴케.언어의핵심작품에서RainerMariaRilke.ImHerzwerkderSprache》(1987,2004)등이있다.

역자:최호영
중앙대중앙철학연구소선임연구원.고려대심리학과를졸업했다.독일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구성주의에대한연구로심리학박사학위를받았다.주요저서로는《인지와자본》(공저),《동서의문화와창조》(공저)가있고,옮긴책으로는《마키아벨리》(공역),《앎의나무》,《지혜의탄생》,《뇌의식과과학》,《옳고그름》,《사회적뇌》,《감정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이성의진화》,《아들러삶의의미》등이있다.

역자:김하락
독어및영어번역가.영남대사학과를졸업했다.국어문화운동본부에서문장비평가과정을수료했다.옮긴책으로는《마키아벨리》(공역),《콘클라베》,《수학의역사》,《나이트》,《심리학이어린시절을말하다》,《하루만에읽는생명의역사》,《나자렛예수》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세기의작품을향하여

1장길위에서
장인의아들|젊은야수

2장바람의신부
단단한윤곽으로그린과대망상의스케치|“독특한베를린”|사랑의폭풍,대양의난파선|
예술의증인게오르크트라클|끝나지않은알마피날레

3장전쟁과예술
릴케와의만남|베를린,드레스덴,스톡홀름의간주곡|신비주의자오르페우스와에우리디케|알마인형|(#생략)

4장방랑자
드레스덴시절|떠나고,그리고,사랑하고|낯섦을향해|기만의시대와정치적시각|
토마스만과오스카코코슈카|창밖의프라하|변함없이변화하는

5장영국망명
런던으로|풍경의위안|행동가의정치적관심|마이스키의초상화|무너진기대|어린이를위하여|
보이지않는전망대

6장표현형식으로서의초상화
전기로서의초상화|얼굴앞에서|음악의초상|동물의초상|권력의초상|신화의초상|
서덜랜드가처칠을그렸을때

7장만년의삶과시각학교
점진적회복또는상실의한가운데서|시각학교,“자신의눈을떠라”|다시쓰는그림,덧칠하는언어|
오스트리아,상처와영광의땅

나가며―코메니우스,영원한스승
되돌아보며

주|참고문헌|감사의말|옮긴이의말|연보|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유일무이한예술적궤적을밟은예술가
1886년오스트리아의작은도시푀흘라른에서태어난코코슈카는빈에서국립실업학교를졸업한후미술교사의추천으로국가장학금을받고고등직업예술학교인빈공예학교에입학했다.당시이학교에지원했다가낙방한학생중에는아돌프히틀러도있었다고전해진다.이시기부터코코슈카는현대건축의선구자로평가받는아돌프루스의영향을받아당시에지배적이던아르누보양식을거부하고전통적인회화기법과는전혀다른대담한구성과강렬한색채로예술계에충격을안겼다.그뿐만아니라《살인자,여자들의희망》과같은희곡을발표해빈예술계의악동,‘최고야수’로불리며주목받았다.

알마말러의남자또는알마인형을만든남자
코코슈카의이름이예술계를넘어널리알려진이유는그의작품뿐만아니라,구스타프말러의미망인인알마말러와의강렬한사랑때문이다.야성미와교양을겸비한알마와의관계는코코슈카에게창작의원천이었지만,이사랑은동시에그를파괴적인집착과고통으로몰아넣었다.알마와3년간동거하는동안거의병적인집착과질투심에내몰린코코슈카는그녀와관련한450여점의예술작품을낳는광란의창작활동을벌였다.
코코슈카가둘의아이라고믿으면서반대했던낙태수술을알마가결행하면서두사람은결국결별에이르렀고,얼마후에알마는바우하우스의창립자인건축가발터그로피우스와재혼했다.알마와의이별은코코슈카에게두가지꼬리표를남겼다.하나는<바람의신부>라는걸작의작가라는것이고,다른하나는‘알마인형’을만든남자라는것이다.
<바람의신부>(1914)는두사람의사랑과갈등을담은작품으로,폭풍처럼휘몰아치는붓놀림과강렬한색채로가득차있다.작품속신부는알마를상징하는데,그녀를떠올리며느낀희열과고통이캔버스위에고스란히녹아있다.
알마를잊지못한코코슈카는실연의아픔을달래기위해실물크기의알마인형을인형제작자에게의뢰했다.그는이‘리얼돌’과도같은알마인형에옷을입히고오페라공연이나카페에데려가기도했으며,이인형을소재로한그림을여러점그리기도했다.하지만실물과너무다른인형의모습에환멸을느낀그는인형을폐기했다고전해진다.이책의저자는코코슈카가인형제작자에게전달한정보와지침이자세히실려있는편지들을인용하면서이를젠더담론의관점에서어떻게해석해야할지묻는다.이인형이사랑의대상을물신화한천박한사례인지,아니면실연과집착이만들어낸예술적은유인지에대한판단은독자의몫으로남겨두고서.

붓과펜으로한시대선언
제1차세계대전이발발하자코코슈카는실연의아픔을떨쳐버리기위해오스트리아기병대에자원입대했다.이미실연으로깊은상처를입었던그는입대전부터심리적으로상이병(#?상사병)이나다름없는상태였다.이후두차례의전쟁은코코슈카의삶에지울수없는흔적을남겼다.
1930년대나치정권은코코슈카의예술을‘퇴폐미술’로규정했다.이때코코슈카는영국으로망명해파시즘과나치즘에저항하는예술을창작했는데,이를대표하는작품이<붉은달걀>이다.이작품은붓으로시대선언을한사례로,예술이어떻게정치적도구가될수있는지를보여준다.
이책은코코슈카의냉철하고신랄한정치적시각을엿볼수있는다수의글을면밀히살핀다.저자에따르면코코슈카의정치적시각은‘보기’에대한신념과도관련이있다.사회상황을바라보는시선과정치적미화를경계하는태도는그의조형예술작품에그대로녹아들었다.

색채의철학자가그린초상화
코코슈카의작품에서초상화는가장큰비중을차지한다.그는체코슬로바키아대통령토마시마사리크,독일정치가테오도르호이스,콘라트아데나워,헬무트슈미트,그리고음악가파블로카살스와소설가애거사크리스티까지다양한인물들의초상화를그렸다.코코슈카는초상화속인물들의얼굴을‘영혼의이미지’로간주하며,이를통해개인과시대의복잡한관계를형상화하고자했다.
코코슈카의초상화는단순한인물묘사를넘어인간본질에대한깊은탐구로이어진다.모델의외적특성뿐아니라내면세계와시대적맥락을담아내는데주력했으며,이를통해인물의심리적긴장감을드러냈다.또한배경과사물을활용해모델의정체성과상징성을표현했는데,특히군수업자뷔를레와같은인물들의초상화에서는권력의양면성과시대의모순을은유적으로드러냈다.코코슈카는이러한초상화작업을통해예술이인간과권력의모순적관계를탐구하고비판하는중요한도구임을보여주었다.
이책의저자는동물,풍경,도시,음악,신화를그린작품들도‘초상화’의영역에서다루는시도를한다.인간의초상화와동물의초상화사이의관계나도시와풍경의관계속에서코코슈카의작품을조명하고,이와연관된추상미술에대한그의비판적시각을다룬다.

눈이걸음마를배우는곳,시각학교
코코슈카는1953년잘츠부르크에서잘츠부르크국제여름미술아카데미를설립하며자신의예술적비전을실현하고자했다.그는이아카데미의중심을‘시각학교’로삼아학생들에게‘자신의눈으로보는법’을가르치려했는데,이는단순히예술기술을가르치는것이아니라개인의시각적경험을바탕으로세계를새롭게이해하도록돕는교육이었다.코코슈카는학생들에게시각적경험을단순히수동적으로받아들이지말고스스로의시선으로체험하고탐구하라고가르쳤다.이와같이시각학교는현대사회에서점차약화되는독립적이고능동적인관찰능력을회복시키려는코코슈카의철학적시도였다.그는추상미술을비판하면서인간적이고구체적인시각을예술교육의핵심으로삼았는데,예술이단순한미적즐거움을넘어인간성과존재에대한깊은통찰을제공하는매개체가되어야한다고믿었기때문이다.이아카데미는전세계에서모여든학생들에게깊은영감을주었으며,‘시각적사고와창의성’을강조하는독창적인교육철학을제시했다.이러한철학은현대예술교육에도여전히강한영향을미치고있다.

평생코메니우스를좇은인본주의자
코코슈카는20세기예술사에서인본주의적관점으로독특한발자취를남긴인물이다.그는철학자(#체코철학자)코메니우스의영향을받아교육과예술의통합을꾀하면서인류의더나은미래를꿈꾼인본주의자로도평가받는다.그의희곡《코메니우스》는이러한이상과철학을극적으로표현한작품으로,코메니우스의망명생활과이상주의를통해세계평화에대한메시지를전한다.
이책의저자는전쟁과재난으로고통받는아이들을위해기금을마련하고,전쟁에서부상당한젊은이들을위해의수를제공했던코코슈카의활동과,가족이나친구들에게보낸걱정어린편지들을통해그가흔히알려진‘이기주의자’라는통념과상반되는인물임을보여준다.코코슈카의예술은자의로그리고타의로선택했던방랑자로서의삶과긴밀히연결되어있다.60년동안국경을넘나든그의삶은글과그림으로고스란히표현되었는데,그중에서도그의풍경화는단순한자연의재현을넘어인간적희망과내면의풍경을담아낸것으로평가받는다.잘츠부르크와제네바호수를배경으로한그림들은그의예술적탐구의핵심인‘인간다움’을상징하며,예술이시대적고난속에서도인간의가치를드러낼수있음을보여준다.

이책은오스카코코슈카의삶과예술을시대적맥락에서심층적으로탐구하며,그가왜20세기예술계의독보적인물로평가받는지를설득력있게보여준다.저자괴르너는코코슈카의작업실,망명지,전시회등을성실하게추적하면서그의예술적여정을생생히복원해낸다.이를통해독자들은코코슈카의작품이단순히과거의유산을넘어지금의사회적,정치적,인간적문제를성찰하게만드는힘을가졌음을깨닫게될것이다.그에앞서예술과인간성에대한깊은질문을던졌던코코슈카와그의작품을새로운방식으로접근하고이해하는뜻깊은시간을,그리고열린시각과길을갖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