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과 오븐

목발과 오븐

$17.00
Description
자라는 동안 목발에 능숙해지고, 승차 거부에 익숙해진 사람. 1995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이듬해 국내 최초의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를 결성한 사람. 에바다복지회 비리척결 운동에 참여하고 군가산점 제도의 위헌 결정을 이끌어 낸 사람. 우울한 날에는 오븐을 데워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는 사람, 김형수의 에세이.
저자

김형수

저자:김형수
1975년부산에서태어났다.자라는동안목발에능숙해지고,승차거부에익숙해졌다.1995년특수교육대상자특별전형으로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입학하여,이듬해국내최초의장애인권동아리게르니카를결성했다.에바다복지회비리척결운동에동참하고,군가산점제도의위헌결정을이끌어냈다.현재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대표이며,장애인진학을지원하고인권교육을한다.에세이『목발과오븐』을썼고,함께쓴책으로『왜우리는차별과혐오에지배당하는가?』,『인권연대의청소년인권특강』,『나는'나쁜'장애인이고싶다』등이있다.

목차

여는글:이사람부터태웁시다
이름을찾아서
왕할매와곶감
헬로,아임프레시맨
900원짜리참치캔
1995년3월2일,오늘처럼
전화카드한장
아스피린을삼키고
흰고래같은차를타고
유니크하고유일하다,예술이다
티라노!뭐라노?와그라노?
게르니카는미술동아리가아닙니다
쉘위댄스
자유가너희를진리케하리라
신의아들
고독하지않았다
커피마시는티라노
우간다에서얻은이름
닫는글:우울한날에는오븐을데운다

출판사 서평

-목발로걷는사람,김형수
어린시절무릎이까지도록기어서돌아다니던형수는초등학교2학년때다른아이들이「마징가Z」주제가에맞추어춤을추는동안,목발이걸려넘어질까두려워줄에서빠져나왔다.계단에앉아그들을바라보며자신이남들과다르다는것을깨닫게되었다.그렇지만계속앉아서구경하지는않았다.바깥세상이너무나궁금했던그는목발여기저기가파이도록다니며“누구보다목발을잘다루고잘걷는사람”이되었다.아스피린으로근육통을다스리고,겨드랑이에서피가나도록걷고또걸었다.

-길을내는사람,김형수
특수교육대상자특별전형첫실시로1995년연세대에는김형수를비롯해스무명넘는장애학생이입학했다.하지만학교에는휠체어가구를경사로도,시각장애인을위한학습자료도없었다.장애인화장실이없어서몇몇친구들은오줌통을들고다녀야했다.
“이놈의학교,이대로다니다간힘들어서죽을것같다.뭐라도해보자.”라고외치는휠체어타는동기와의기투합하여김형수는최초의장애인권동아리‘게르니카’를만들었다.경험도조직도없던그들에게농성의노하우를전수해준것은성소수자모임이었고,현수막을대신쓰고자보를붙여준이들은총여학생회였다.여럿이힘을보태더디지만조금씩장애인권을향한길을만들어갔다.

-신의아들,김형수
1999년,헌법재판소는공무원채용시험에서현역군필자에게가산점을부여해온제대군인지원법해당조항이위헌이라는결정을내렸다.많은사람들이이소송의청구인이여성일것으로짐작할테지만,그중에는남성도있었다.바로김형수다.군필자가산점이당연하게여겨지던시대,군필이‘될수없는’여성과장애인이함께연대하여이룬성과였다.김형수라는이름은헌법재판소판례에적혔고,그는신체건장한젊은남성들의힐난과혐오를받는‘신의아들’이되었다.

-싸우는사람,김형수
그는점차학교바깥으로반경을넓혀연대하고싸웠다.1996년세상에드러난에바다복지회의비리사건은몇년이지나도해결될기미가보이지않았다.시민들의관심이절실했던김형수는시설로강제이주당하고특수학교로보내졌던장애인들이여기있다고외치기위해광화문에올랐다.17분을버틴끝에경찰에연행되었을때는기사가나올거라는생각에기쁘기까지했다.하지만세상은좀처럼바뀌지않았고많은이들이지쳐떠나갔다.그는다른사람들도자기처럼고민하고,자기처럼행동해야한다고만여겼다.칼날처럼말하고대나무처럼책망하던그는결국동료들에게불신임을당했고침잠의시간을보내게된다.

-요리하는사람,김형수
어린시절부터제사상차리는외할머니를거들고,냄비밥이타지않는지감시하고,대학모꼬지에서밥물을맞추면서김형수는부엌일을익혔다.“누군가를위해식사를준비하는동안나는다른이들에게중요한사람이될수있었다”는그는지금도우울한날에는요리를한다.일상에서벌어지는차별과혐오에지쳐갈수록혼자밥을먹으면안된다는것이그의생각이다.오븐에고기를굽고,어묵탕을우려따듯한음식을대접하는동안함께하는이의마음이잠시나마달달해지기를기원한다.지친누군가와한끼식사를나누는것,그것이김형수의저항이다.

-이순희의아들,김형수
자기이름보다‘형수어머니’로더많이불린1950년생이순희씨.장애가있는아들초중고12년개근시키는것이여간고되지않았을테고,그래서형수어머니라는이유로상장도여러번받았다.하지만그이는형수를‘이순희의아들’로살지말라고떠밀었다.대학등록금영수증을교직원에게들이밀며이제내아들당신들이책임지라고당당히요구했고,형수가처음으로집을장만하자일기와상장을모조리챙겨건네며완벽하게독립하라는뜻을분명히했다.김형수가쓴『목발과오븐』을이순희가쓴육아일기『통곡하고싶었지만』(빨간소금펴냄)과나란히놓고읽으면한국현대사속의여성,장애인,인권이야기가씨실과날실로엮여무늬를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