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 : 트라우마를 가진 당신을 위한 회복과 치유의 심리에세이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 : 트라우마를 가진 당신을 위한 회복과 치유의 심리에세이

$17.00
Description
“고통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인식할 수 있다면,
회복의 여지가 있다.”
상처 입은 나약한 개인은
자신을 압도하는 고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고통이란 무엇일까?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현재 나에게 미친 영향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책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는 어린 시절 상처받고 내면이 뒤흔들린 ‘나약한 개인’이었던 저자가 심리학과 문학치료를 연구한 후, ‘분석자’의 시선으로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관찰하기를 노력하여 써내려간 심리 치유 에세이다. 오랫동안 외면하려 해도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내 무너뜨리는 유령 같은 ‘고통’의 정체에 대해 파악해야 했기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마음으로, 저자는 자기 분석에 관한 글을 썼다. 그리고 전문가의 관점으로 자신의 트라우마를 분석하며 치유의 글쓰기를 완성한다.
저자는 ‘상처를 가진 채 성인이 된 나’와 ‘관찰자와 분석자로서의 나’의 시점을 오가며 지난 경험과 감정을 솔직히 드러낸다. 가족 안에서 받은 상처와 고통, 폭력적인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야기된 불안, 정신적 고통이 신체적 증상으로 발현된 병증으로 삶은 한때 피폐했지만, 자신의 고통을 끝까지 들여다보고 글쓰기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저자는 자신이 변화했음을 깨닫게 된다.

“살아있는 모든 이에게 존재하는 그림자는, 겉으로 추구하는 사회적 페르소나와 다르게 ‘내가 외면한 나의 모습’이다. 내 안의 그림자를 억누르기만 한다면, 그림자의 힘은 더욱 강하게 나를 잠식한다.” -7쪽

책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는 배가 난파되어 혼자 어두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아무도 모르게 홀로 불안이라는 유령에 쫓기고 있는 고통의 동료들을 위한 기록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그동안 외면했던 내면의 그림자를 발견하여 드러내는 시간을 갖고, 자신을 무너뜨리는 고통의 정체에 대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주어진 고통을 받아들이게 되어, 비로소 편안함에 이르게 될 것이다.
#불안 #우울 #트라우마 #심리치유 #블랙스완

저자

박성미

문화심리연구자,문학치료학자.고려대학교학부에서문학과심리학을배웠고,문화심리학으로석사과정을마쳤다.현재는건국대학교에서문학치료로박사과정을수료한후연구자로서연구를이어가고있으며,「어떤책방」으로심리학과문학을통한인문학적치유활동을하고있다.어린시절의고통이회복되지못한채시간을뛰어넘어현재에이르기까지여러형태의정신적혼란,신체적질병을통해끊임없이소환되는경험을겪으며,고통과트라우마,외상후성장(Post-TraumaticGrowth,PTG)관련연구에관심을기울이고있다.고통은우리를한없이고독하게만들고스스로를소외시키기도하지만,타인의고통에깊게연결될수있게하기도한다.타인의고통에연결될때고통의주체가자신의고통을이해하고받아들일수있다고생각한다.최근한국에1인주거형태의증가에따라고독사가증가하며,개인의고통이친밀한관계나사회적망안에서회복되지못하고,외로움이사회적질병이되는현상에대해분석하고있다.지은책으로『문제적캐릭터심리사전(공저)』이있다.

?인스타그램「어떤책방」@anybookroom
?블로그blog.naver.com/idealsm

목차


PROLOGUE_내인생의블랙스완적순간

PART1.과거로부터오는부서진메시지
소리없는비명이계속됐다
눈물의의미
공감을위한노력과내유령
시간의비가역성
죽음을경유하는곳
괜찮다고말한다고괜찮은게아녔어
손상의경험이주는영향
우리의뒤에누가남을까?

PART2.갇힌()
세여자이야기
슬픔-연결or단절-세계
사랑노래만큼은사라지지않으면좋겠어
길을잃은걸까,애벌레껍질안에갇힌걸까
누가절망하지않을수있을까
있는그대로받아들여지금-여기에머무르기
흑화의매력
우리가불행이라고여기는실상

PART3.흔들리는계절을산다는것
불안이젖은옷처럼내몸에달라붙어있을때
뛰어나지않아괴롭습니다
나는이상하지않아요,숨길게많을뿐
나는밤이무서워낮게,자꾸낮게운다
지금여기가지옥이다

PART4.그리운미래
매일밤나는이세상의끝을생각한다
ComeBacktoMe
우리는서로의원인이자결과였다

짧은소설_빈여자
EPILOGUE_달빛의윤슬
부록_[논문]‘고통을통한성장’과‘증상경험글쓰기’에대한자문화기술지

출판사 서평

“나는이상하지않아요,숨길게많을뿐.”
혼자어두운바다위에떠있는것같은
고통의동료들에게

“지금까지도기억나는건언어를잃은짐승의소리를내던나와그런나를관찰하던나로분리되었던느낌은또렷하게기억난다.그리고나는알게되었다.그일이후로나는이전으로돌아갈수없다는것을.”-5쪽

저자는개인내적인사건중‘일단발생하면그이전으로는돌아갈수없게하는사건’을‘블랙스완적사건’이라고지칭한다.이는트라우마적사건처럼그사건이전과는완전히다른삶을살게하면서온통그사람을지배하는사건을의미하며,자신이외면하고싶은내면의그림자와어두움도포함하는개념이다.

중학생때어머니에게폭력을가하는아버지를목격하며자신이‘쪼개지고분리되는’이인증을경험한사건,고3시절근육이상이진행되어목이뒤로꺾인채뒤틀리고굳어버려산소호흡기를착용하고대학병원응급실로실려갔던사건,그런자신을‘갖다버렸으면좋겠다’고했던아버지의언어폭력과무관심등여러고통스러운경험을겪으며저자는점점통제불가능한상황에대한불안과죽음에대한공포가깊어졌다.

성인이되었지만갈수록더큰불안과우울속에서살아야했다.어둠속에서는공포에질려누워있지못했고,처음엔밤에만불안발작이일어나던것에서나중엔낮에도대중교통에서시도때도없이일어났고,발작의빈도나발작으로가는속도도점차빨라졌다.불안발작이뭔지도몰랐던가족들은그를‘이상한아이’로,개선이필요한아이로보았다.20대초중반을견디며저자는누구의이해도받지못하는‘이상한아이’가되어갔다.타인의감정에공감할수없었고,아무런감정을느낄수없었다.마음이경직되다못해,고장나고있었다.고통을회피하고숨기려했고,이해받고싶지도않았다.이미누군가에게이해받는데에실패했고,실패한것을받아들여야만한다고생각했다.

“나의일부가되어버린불안과우울을떼어내야했다.”
상처의실체를마주한뒤에야
비로소성장할수있었던회복과치유의기록

저자박성미는책『불안이젖은옷처럼달라붙어있을때』를통해자신의불안,가족에대한미움,온몸과온마음으로통과시켜야했던고통의시간을솔직하고진솔하게,그리고섬세하고적나라하게꺼내놓았다.그러나그의이야기는저자개인적경험에만그치지않는다.그의이야기는곧불안,우울,공포,증오,혼란,고독을경험하고있는우리의이야기이다.

아직도내가불안과우울에서완전히벗어났다고생각하진않는다.불안과우울은언제든날위협할준비가되어있다는것을매일서늘하게느낀다.-164쪽

저자는트라우마로고통받는사람들에게트라우마에대한글을쓰길권한다.글쓰기가이전의자신으로돌아갈수있게할순없어도,글쓰기전보다트라우마를조금더견딜수있게돕고,트라우마보다더큰자신을만날수있게하기때문이다.글을통해기억에닻을내려안개를헤치며잠시살펴보는거라고생각하면된다.고통을매개로자기자신과어떤관계를맺고있었는지,외부세계와어떤관계를맺게되었는지이야기하며,고통을이야기속에서흘러가게해야한다.그이야기속에서자신의고통에대한의미를획득한순간,고통은이야기와함께흘러간다고저자는강조한다.비로소그때,우리는스스로자신이고통보다큰존재로서자신을인식하게될것이다.

책속에서

나는블랙스완을이와같은사회적사건이아니라,개인내적인사건에도적용할수있다고생각했다.일단발생하면그이전으로는돌아갈수없게하는사건.쉬운예로,트라우마적사건을들수있다.한사람의삶에서예기치않게,절대일어나지않을것같은비극이발생해,그이후로는그사건이전과다른삶을살게하면서온통그사람을지배하는사건.그러나곰곰이생각해보면,트라우마적사건이아니라하더라도나를변화시키는사건은존재한다.그래서나는블랙스완개념을적용해,나를변화시킨사건이무엇인가탐구하는일환으로의도적으로경험에대한글을쓰기시작했다.
---「6쪽,〈프롤로그.내인생의블랙스완적순간〉」중에서

그리고그날이후로죽음에대한공포가시작됐다.그공포는내가나에게서분리될것만같은느낌이었다.하나라고생각해서절대로떨어지지않을거라고생각했던것들이쪼개지고분리될것같았다.내가바라보는세상,세상을바라보는내가금방이라도사라질수도있었다.낮에는아무렇지도않은척지냈지만,밤이되면자다가그대로또숨을못쉬고죽을까봐잠을잘수가없었다.그땐낮이어서도움을요청할수있었지만,만약밤이라면?공포에휩싸여비명을지르는날들이늘어났다.그러다가지친후에찾아오는엄청난공허감.언젠가어디서맞이할지모르는미지의죽음이두려웠다.나는조금씩부서지고있는데,어머니는외면하고싶어고개를돌렸고,아버지는관심이없었다.
---「17쪽,〈소리없는비명이계속됐다〉」중에서

그러나우리는생각보다우리가끔찍하게여기는그순간이막상현실로다가왔을때,생각보다잘대처할때가많다.왜냐하면,불안에빠져있을때는불행한사건이주는영향에만초점을맞춰서미래의사건이주는영향력에대해과대지각하기때문이다.막상현실에서그일이일어나면우리는해결에집중하느라사건이주는영향력에머무를수없다.그리고과거에날불안하게했던사건을경험하고,그사건의영향력이내가우려했던것보다는적다는것을알게된다.인간은‘사건-결과’와같은단순한상황에꼭두각시인형처럼놓이지않는다.
---「45~46쪽,〈시간의비가역성〉」중에서

강렬한불안체험을한날들이몇몇떠오르는데,그중가장강렬한것은하루동안빛에대해서지나치게힘들어한것이다.방안에커튼을치고누워서는아무것도할수없었다.곧세상이멸망할것만같았다.그런데이건내감정이고,지금내감정시스템이오류가난것이라는인지적판단이들었다.누군가에게말한다고해도이해해줄거라기대할수도없었다.나는그공포를내온몸으로오롯이견뎌내야한다고생각했다.비명을지르고창문으로뛰어내리거나그대로정신을잃을것같았지만,최선을다해아무것도하지않았다.
---「163쪽,〈불안이젖은옷처럼내몸에달라붙어있을때〉」중에서

나의일부가되어버린불안과우울을떼어내야했다.남들에게대단하지않을지라도작고큰성공경험을만들어냈고,아르바이트를해서라도약물치료와상담을받았다.그리고실패와성공을번갈아하다보니,어느사이에,지금에이르렀다.아직도내가불안과우울에서완전히벗어났다고생각하진않는다.불안과우울은언제든날위협할준비가되어있다는것을매일서늘하게느낀다.여기서좀만더나를놔버리면불안과우울의플로우에빠져들었다가또힘겹게벗어나는일상의반복이다.사르트르가자신에대해표현했던‘무임승차자’의불안감이뭔지알것같았다.나혼자티켓없이,지정좌석도없이삶이라는열차에위태롭게탑승해있는데,그감정을열차내누구와도얘기할수가없다.나는무임승차자니깐,들키면안되니깐.
---「164~165쪽,〈불안이젖은옷처럼내몸에달라붙어있을때〉」중에서

고통은우리를외롭게하고,외로움은‘다정한타인’이필요하다는신호이다.다정한타인의부재는고통의주체를‘이상해’보이게만든다.이상하다는건이해할수없다는뜻이기도하다.이해는고통의내용을들어보는것에서시작할수있다.20대의나는고통을회피하고숨기려했고,그것은나의약함을드러내고싶지않았기때문이다.이해받고싶지도않았다.이미누군가에게이해받는데에실패했고,실패한것을받아들여야만한다고생각했다.그또한그당시의나에겐최선이었다.다만,이제어릴때의나처럼‘이상해’보이는사람을만나면,다정하게대해야겠다.“괜찮아.괜찮아질거야.내가버텨줄게.”
---「174쪽,〈나는이상하지않아요,숨길게많을뿐〉」중에서

그래서나는메마른삶이더위험하다고생각한다.누구하고도연결되지않는삶.혼자인사람은작은고통에도신음할수밖에없다.그고통을잊을만한다른자극이없기때문이다.옥시토신은주로가까운사람과의접촉에의해서생성되고연결되어있다는느낌,연민과보호받고보호해줄때생성된다.접촉이우리를병들게하고죽게만드는이코로나19라는질병은,그질병을피하는과정에서예상치못한쓸쓸한죽음을발생하게했다.코로나이전부터간신히버티며살던사람들의숨통을끊어놓았고그들의삶을메마르게만들었다.그렇게죽어간사람들…….바이러스에걸린적도없지만마음둘곳없어훌쩍가버린사람들.그사람들은살아있을때도,죽은이후에도눈에띄지않는존재들이다.이짧은글은그들을인식하는노력의일환이다.
---「194~195쪽,〈ComeBacktoMe〉」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