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네게 한 일

내가 네게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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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늘의 그림자가 되어 비치는
어제의 내가 네게 한 일

손쉽게 전이되는 폭력의 반영을
끊어 낼 용기, 내일을 새로 쓸 희망

내가, 네게 한 일
열두 살 지만이의 마음속에는 지워지지 않는 한 존재가 있습니다. 그 존재는 묵직하고도 뭉근한 온기로 남아 순간순간, 번득번득 지만이의 가슴 한편을 뻐근하게 합니다. 바로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가을이. 아니 백두. 우울증으로 밥을 굶다 세상을 떠난 지만이의 강아지입니다. 그런데 지만이가 괴로워하는 건, 비단 그 안타까운 죽음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죽음에 제 몫이 있다는 것을 너무도 분명하게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네게 한 일』은 그런 지만이의 마음 궤적을 따라, 한 소년이 한 생명에게 저지른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돌아보고 곱씹으며 과거의 행적을 곧이곧대로 다시 밟지 않고 새로운 선택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자

이영아

저자:이영아
산책을하고,글을쓰고,가끔씩빵을구우며살고있습니다.글쓰는일은새로운빵을구울때보다더가슴이뜁니다.어릴때부터바라던꿈이이루어졌기때문입니다.
재미있는것들이넘쳐나는세상에서생명력있게살아남는동화를쓰고자애쓰고있습니다.2010년광주일보신춘문예에동화가당선되었고,대학원에서동화를공부했습니다.지은책으로『편의점』,『그형』이있습니다.

그림:정유진
밤산책을자주합니다.
어제는하늘에뜬달이손끝에닿을듯가까웠는데
오늘은한없이멀게만느껴져섭섭합니다.
산책로옆작은하천에반짝이는달빛이
걷는내내길을밝혀주는지도모르고···.
『달내리는밤』은
『아직봄이오지않았을거야』에이은두번째그림책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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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오늘의그림자가되어비치는
어제의내가네게한일

손쉽게전이되는폭력의반영을
끊어낼용기,내일을새로쓸희망

내가,네게한일

열두살지만이의마음속에는지워지지않는한존재가있습니다.그존재는묵직하고도뭉근한온기로남아순간순간,번득번득지만이의가슴한편을뻐근하게합니다.바로얼마전세상을떠난가을이.아니백두.우울증으로밥을굶다세상을떠난지만이의강아지입니다.그런데지만이가괴로워하는건,비단그안타까운죽음때문만은아닙니다.그죽음에제몫이있다는것을너무도분명하게알고있기때문입니다.『내가네게한일』은그런지만이의마음궤적을따라,한소년이한생명에게저지른자신의행동을스스로돌아보고곱씹으며과거의행적을곧이곧대로다시밟지않고새로운선택을향해나아가는여정을그리고있습니다.

엄마아빠는가을이가우울증에걸려죽은줄안다.아니다.가을인스스로죽었다.아니내가죽였다._본문20쪽

내앞의대상이
무분별한대상화가될때

초등학생지만이는2학년때같은반친구최가을에게괴롭힘을당합니다.그앞에서는차마제대로맞설용기를내지못했던지만이는스스로그분함을못이겨집에있는두살짜리강아지,백두에게화풀이를합니다.지만이는백두에게‘가을’이라는이름을붙이고,제속이상했을때마다발로마구차고괴롭히며답답했던속이시원해지는걸느낍니다.이때의지만이에게백두는,내가원하면얼마든지마음대로할수있는존재,내가하는대로다받아줘야하는존재였습니다.나의감정이내가아닌또다른생명을얼마든지괴롭히거나마음대로대할수있는핑계가되지못한다는것을,그어떤상황에서도정당화될수없다는것을,아홉살지만이는알지못합니다.그러나알지못한채로,자신을괴롭혔던‘최가을’의행동을거울처럼반영한지만이의행동은결국한생명의불을꺼뜨리고지만이의마음속에도지울수없는흔적을남겼습니다.

내가두들겨패도가을이는아무렇지도않아야하는게아닌가?왜?개니까.나는주인이고._본문25쪽

그림자처럼비치는과거와
과거를따라가지않는내일

그흔적은지만이의속에서뿐아니라바깥에서도하나의그림자같은형체,하나의실체가되어지만이의눈앞에등장합니다.바로거짓말처럼가을이와똑닮은강아지,‘똘이’입니다.똘이는얼마전사고로불이나홀딱타버려폐허가된집에홀로남겨진강아지입니다.생김새부터하는행동까지,이상하리만치가을이와닮은그강아지를,지만이는외면하지못합니다.바로이지점에서부터지만이의행동은그전과는다른궤적으로나아갑니다.화재로인해심한상처를입고도치료도받지못한채남겨진똘이가동네아이들에게괴롭힘까지당하자,지만이는남들이굳이나서지않는일까지자처해가며똘이를보살피고챙겨줍니다.버려진개에게왜‘그렇게까지’하냐며말리는주변사람들의말에도아랑곳하지않습니다.적어도지만이에게만큼은그동기가분명했기때문입니다.

“똥개가어떻게어려운이웃이야?어려운이웃이얼마나많은지알아?아빠귀찮게하지말고신경끄세요.백두는나몰라라했으면서.”
거드는엄마가미웠다.
“똥개아니라니까!”_본문27쪽

너의눈동자가보여

큰것이든작은것이든내가가진권력과영향력으로,또다른생명을쉬이무력화시키는것이불러올내일은당장의감정적해소가불러일으키는환상처럼달지않다는것을,오히려내가마주하게될것은씁쓸함을넘어고통스럽기까지한상처와안팎에서나를떠나지않고마주바라볼누군가의눈동자라는것을지만이는이른나이에가을이를통해깨우쳤습니다.언제어딜가더라도지만이를따라다니는가을이의두눈을불가항력적으로들여다보면서,지만이가선택한내일의모양은드라마틱한변화를맞습니다.이제지만이는자신이가진힘을자신보다약한존재에게분별없이휘두르기보다,꺼져가던생명조차다시살려낼만큼강한힘을가진‘작은선의’로손을내미는쪽을선택합니다.바로이순간,너에게서나에게로,나에게서너에게로이어졌던폭력의반영이깨어집니다.언뜻보면작은변화일지몰라도,누구에게라도손쉽게이어졌을법한사슬을끊어낸지만이의행동은사실커다란용기를필요로했던작은혁명입니다.

그래도분이안풀려씩씩대며노려보는데늘낑낑대고머리를바닥에처박던가을이가다른날과달랐다.나를빤히쳐다보는거였다.그동안내가했던거로봐서는증오의눈빛이어야하는데······아니었다.기분이묘했다._본문21쪽

내가네게한일,
내가내게한일

전작『편의점』,『그형』,『겨울나기』를통해언제나우리의가슴속에지지않는흔적을남겨온이영아작가는,사람들이쉽게외면해버리는그림자위에아이들의목소리단한줌만으로도어마어마한생명력을발휘하는햇살을비추어왔습니다.그햇살은정유진작가의손끝에서다시금가슴한쪽이저릿해질만큼선명한온기를지니고피어나우리에게스며듭니다.그안에서가만눈을감고아이들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다보면,우리는작지만강렬한깨달음을얻게됩니다.힘과권력,특히폭력의거울같은반영이쉽게이루어지기쉬운사회구조안에서도우리의두손안에는언제나그거울의방향을거꾸로돌려‘다른길’을향해나아갈수있는더커다란힘이쥐어져있다는것을.그힘이향하는방향과그힘이뿌리를둔근원은나만의안위가아니라‘우리의공존’에있다는것을.무엇보다그와같은힘이발휘되는바로그순간,‘내가네게한일’이곧‘내가내게한일’과다름이없는이유연하리만치견고한세계속의연결은‘저주’가아닌,축복이자희망이된다는것을.

아저씨가울면서하는말이귓가에맴돌았다.
‘미안하다,똘이야!미안하다,똘이야!’
나는아저씨처럼울지는않았지만,마음속으로가을이를불렀다._본문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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