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빛 오사카와 교토 겨울빛 나가노 : 22살, 첫 일본 여행의 기록

여름빛 오사카와 교토 겨울빛 나가노 : 22살, 첫 일본 여행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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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신의 첫 일본 여행은 어땠나요?
22살에 만난 첫 오사카와 교토, 그리고 나가노
나 홀로 일본 여행의 매력에 빠지는 시간!
22살, 첫 일본 여행을 떠났다.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일본으로 떠났다. 분명히 첫 일본 여행이라는데 뭔가 완벽한 여행의 느낌이다. 계획은 철저하고 기록은 세밀하다. 2023년, 여름은 오사카와 교토에서, 겨울은 나가노에서 ‘지금’을 보낸다. 10일의 여행을 이토록 자세하고 생생하게 서술할 수 있을까? 마치 작가와 함께 일본을 걷고 여행하는 느낌이다.
첫 여행지 오사카에서 특별한 경험을 위해 뮤지컬 공연을 보고, 교토에서는 꿈에 그리던 교토 대학에 가보고 다도 체험을 하고 가이세키 요리도 먹어본다. 교토에서 묵은 료칸의 온천은 최고의 힐링이었다. 처음 혼자 걸어보는 오사카와 교토의 거리는 꿈이 아니었다. 비일상도 현재가 되면 일상의 옷을 입는다.
오사카에서 본 뮤지컬 〈팬텀〉에서 크리스틴 역으로 나온 마아야 키호 씨의 연기에 반해서 두 번째 일본 여행인 나가노 여행은 그녀의 뮤지컬을 보기 위해 계획한다. “연기는 인간의 움직임이 아닌듯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천사와 같다”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그녀가 출연하는 뮤지컬 〈루팡〉을 노호쿠토 문화홀에서 보고, 나가노와 카루이자와를 여행하며 겨울 정취 가득한 일본을 마음껏 느낀다.
작가는 이 책에 담긴 여행에서 많은 시간을 좋은 ‘지금’으로 채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머무를 곳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피부로 흡수해 감동하기도 한다. 현지 사람들이 베푸는 근사한 친절도 경험한다. 그렇게 여름의 햇빛을 받고 겨울의 눈을 밟고, 짧게 자른 머리가 흩날릴 방향은 바람에 맡기며 거닐었던 아름다운 여행의 순간들이 펼쳐진다.
열차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길을 잘못 들어 목적지에 가지 못하고, 역에서 갈팡질팡한 나머지 비행기를 놓치고……. 그런 우여곡절까지도 그대로, 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가감 없이 서술하는 독특한 구성과 감각을 글에 담았다. 길을 헤매는 순간마저도 성장의 한 장면이 되는 여정 속에서 일본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청춘의 기록이 펼쳐진다. 발걸음이 머무는 모든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쁜 일상에서 한 박자 쉬어갈 여유를 선물하는 따뜻한 여행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작가의 독특한 시선을 따라 함께하는 10일 간의 일본 여행은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을 줄 것이다.

저자

문혜정

저자:문혜정
2001년제주에서태어나자랐다.현재제주대학교교육대학초등교육과에재학중이다.머릿속에피어오르는사유를형태화하고자글을쓴다.개인적인글쓰기의세계를탐험하다가이제조금씩나의글을세상과나누려하고있다.학생들을가르치면서아이들로부터더많은것을배웠다.음악을사랑하고취미로트럼펫을연주한다.글을쓰고,가르치고,연주하는사람이고싶다.세분야의균형을찾기위한연습을지속하고있다.
이메일dayside3733@daum.net
인스타그램@moon_june_01

목차

프롤로그/004

여름,오사카그리고교토
여름1:제주,오사카/011

여름2:오사카/024
츠유노텐신사/오사카부립나카노시마도서관/
나카노시마장미정원/오사카텐만구/헵파이브대관람차/
우메다공중정원

여름3:오사카,교토/046
우메다예술극장뮤지컬「팬텀」/교토수족관/
쿠시카츠하나구시

여름4:교토/072
교토어소/커피하우스마키/카와이신사/교토대학/
기모노다도체험/가이세키요리

여름5:교토,다시오사카/095


겨울,나가노
겨울1:제주,인천/105

겨울2:도쿄를거쳐나가노/112
장수식당/우메오카료칸

겨울3:나가노/131
나라이주쿠/마츠모토성/요하시라신사/나와테도리상점가/
호쿠토문화홀-뮤지컬「루팡~칼리오스트로백작부인의비밀~」

겨울4:카루이자와그리고도쿄/178
시라이토폭포/두부츠루키치/수차의길/쇼기념예배당/
쿠모바이케/카루이자와치즈숙성소/아키하바라

겨울5:나리타국제공항/246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비행기를예약하고서오사카에가면무엇을해야좋을지생각해보다가,연극이나뮤지컬을한편보고싶다는생각이들었다.어린시절일본웹사이트에올라오는무대정보들을보면서,일본의무대공연은어떤것일지궁금해했었다.영화도음악도아닌무대공연은당시의내가도저히체험할수없는미지의영역이라,나중에어른이되어서돈이생기면일본에가서직접보고싶다고생각했었다._본문13쪽

처음혼자걸어보는오사카거리는꿈이아니었다.비일상도현재가되면일상의옷을입는다._본문23쪽

푸드코트를한바퀴다돌았을무렵에,가지가올려진토마토파스타요리모형을보았다.가지를올린파스타라니매우독특하고맛있어보였다.그가게는교토에서공수한채소로요리를만드는것이특징인모양이었다.교토에는다음날갈예정이었지만교토의채소라고들으니신선할것같고구미가당겼다.지금생각해보면‘교토의채소’라는것만으로도고객에게좋은이미지를준다는것은그만큼교토라는도시의이미지가훌륭하다는것이다.지역이미지조성의힘을느낀다._본문43쪽

뮤지컬「팬텀」의막이올랐고극은시장거리의풍경과함께시작되었다.시장거리의사람들은모두엑스트라일텐데그수가꽤많아서놀랐다.드레스등복장도본격적이고나무로만든가판대등배경소품도많아서이뮤지컬에서는소품을꽤많이사용한다고생각했는데그것으로놀라기에는일렀다.극전체에걸쳐상당한규모의배경과수많은소품이사용되었다.그것들을정확한타이밍에빠르고실수없이움직이는것은,모르는사람의눈에도굉장한집중력과노력이필요해보였다._본문49쪽

그녀의노래는결코아름답기만한게아니었다.아름다움과함께힘,정확성을갖추고있다는걸알고감탄했지만그것도전부가아니었다.그이상의엄청난무언가를그녀는가지고있었다.노래라는예술의틀안에그녀가있는게아니라그녀의노래자체가이미예술을담아내다못해초월하고있었다.그런생각을하던중그녀는어떤의미에서노래보다도엄청난무용을선보였다.에릭의이야기장면에서그의어머니를표현하며괴로움에발버둥치는모습은어떻게그것이인간의움직임일까의심하게했다.그녀는예술을초월한노래를가졌으면서물리를초월하여움직일수있었다._본문52쪽

사실나는튀김요리를좋아하지않아서쿠시카츠에대해서도별기대없었는데,내가튀김을안먹는이유인무거운튀김옷과과한기름기가전혀없고매우담백하면서도감칠맛이터졌다.소고기쿠시카츠는크기가꽤작았는데확실히그크기여야튀김옷과1:1의조화를이루면서쿠시카츠로서완벽할것같았다.소고기를다먹고는바로돼지고기쿠시카츠를집어들었다.소고기의3,4배는되는듯한기분좋은육향과감칠맛이느껴졌다._본문65쪽

시간예술에대해생각해보게되었다.현대의경제구조에서무대연극이나뮤지컬보다는드라마나영화가효율적이고돈이되는산업이라고생각한다.공연을하는날마다공간과소품,인력을필요로하는데다가배우의그날그날의컨디션에도좌우되는무대극은노력이많이들고리스크도크다.그에반해영화나드라마는한번촬영해만들어두면시간과공간을초월해수많은관객이볼수있게끔배포할수있으니,무대극에비하면속편하다는말이나올정도로효율이높다고생각한다.그래서한편으로는무대극이라는산업은한계가명확하다고도생각하고있었다.그런데오늘공연을보고뚜렷하게느꼈다.절대로다시볼수없기에생겨나는가치도있다고._본문69쪽

꿈에그리던훌륭한대학의모습을일부일지라도내눈으로직접봐야겠다고생각했고,이생각을외면하고싶지않았다.실제로교토대학에서나도이곳의일원이었으면좋겠다는마음에서비롯된일종의씁쓸한기분이들기는했지만그래도방문해서좋았다고생각한다.이곳에는이곳이낳을수있는좋은점이있다면,나는나의생활이낳을수있는좋은점을맛보고있다._본문83쪽

내오른쪽자리의서양인들은화과자를입에넣고는서로를쳐다보며얼굴을찡그렸다.처음에는화과자가서양인에게는얼굴을찌푸릴만한맛인가하고의아했는데,먹으면먹을수록서양인에게는낯설수밖에없는맛이겠다고납득했다.나는식문화가비슷한지역에서성장해서거부감없이맛봤지만,그들에게는완전히새로운경험이었을거라는생각이들었다._본문88쪽

점원은하늘색기모노를입고있었고,시종웃는얼굴로응대하면서잘알아들을수없을정도의경어를사용했다.아름다운빛깔의기모노와일본식으로단정하게묶어올린머리,그리고조리까지완벽하게갖춘모습에감탄하면서도한편으로는걱정이되었다.일하는날마다본격적으로스타일링하는것부터가보통일이아닐테고기모노와조리로는움직이기도상당히불편할텐데도흐트러짐없는용모와태도로접객하는것이대단하다고생각했다.저점원의정신력이특별히뛰어난건지아니면원래저정도의프로정신을발휘해서일하는것이일본의일반적인규준인지는모르겠지만인상적이었다._본문90쪽

가게앞안내문에는직원이부족한관계로대기명단을받고있으니양해해달라는내용이쓰여있었다.자리가있어도대기를하는경우는처음보았는데생각해보니들어오는손님들을모두받아점내를혼잡하게하기보다는직원인력에맞춰손님을받는것이현명한방식인것같았다.고객의입장속도를조절해점내를질서있게유지하고직원이여유를가지고일할수있는분위기를만드는새로운방식을하나배웠다.기다리는사람들도전혀불편해하는기색이아니었다._본문119쪽

처음으로전신을물에담근그순간,모든피로가싹풀어지는듯한느낌이들었다.‘피로가한순간에날아간다’라는말은그만큼기분이좋다는의미의상투적인표현이라고생각했는데이때는말그대로피로가한순간에날아가는걸경험했다.몸에피로가쌓여있다는걸인식하고있지않았기에더욱물에몸을담근순간의그감각은어떤충격처럼다가왔다.일본에서는매일욕탕에몸을담그는것이당연시되는데,그것이정말현명한문화라는생각이들었다.누구나하루하루의피로를적극적으로씻어내는것이당연하고권장된다는점에서여유와지혜를느낀다._본문129쪽

열차가달리고달려도창밖에는사람의손이닿지않은야생의산,야생의눈,야생의절벽이계속펼쳐졌다.무언가일상과동떨어져있는듯한느낌을받았고,이곳이특별한곳이라는선명한감각이들었다.눈쌓인산의아름다운사진은검색하면얼마든지나오지만,나가노의이눈풍경은왠지먼미래에야다시볼수있을것같은느낌이들었다.기차가달리면서눈에덮인산과절벽의모습이옛날애니메이션의필름처럼끊임없이지나갔다.순간을포착할수없어서그런지왠지덧없고그립게느껴졌다.처음이지만마지막인것도같고,그리운것도같은감각이었다._본문134쪽

이윽고뮤지컬「루팡~칼리오스트로백작부인의비밀~」의막이올랐다.극은마아야씨의단독넘버로시작되었다.「팬텀」의시작넘버인‘파리의멜로디’와는다른,무게감이있는노래였다.곡조에맞춰발성도힘있는발성을쓰고있다는게느껴졌다.차분하고도성스러운곡조에맞춰정교한노랫소리가흘러나왔다.지금일본나가노호쿠토문화홀에와서그녀의노래를듣고있다는것이얼떨떨하고도행복했다._본문164쪽

호쿠토문화홀에서나가노역까지의길은뮤지컬루팡을보고나오는사람들의행렬이었다.주위를둘러싼사람들은각자일행끼리뮤지컬의감상을나누면서역까지향하고있었다.뒤에있던사람중한명이“공연을볼때마다천사의목소리에치유되는기분이야.”라고했다.마아야씨의아름다운노래를칭찬하는말을들으니나까지기분이좋았다.극장내에서는몰랐는데역까지가는길에서뮤지컬팬중에는중년여성이꽤많다는걸알았다.2,30대보다도중년층의관객이더많은이유가궁금해졌다._본문171쪽

라멘을먹는중점내스피커에서사카키바라이쿠에(?原郁?)의여름아가씨(夏のお?さん)가흘러나왔다.평소에좋아해서자주듣는노래인데,일본한복판에서내가생활속에서즐겨들었던노래를,그것도1978년에발매된노래를만나게되니놀라우면서도기분이좋았다.어제는나가노역앞신호등에서고향의하늘을들었고오늘은라멘가게에서여름아가씨가들려온다.나가노역에서는좋아하는음악과의반가운만남이많다고생각했다._본문173쪽

폭포로올라가는길목입구에서부터세차게흐르는개울이보였다.떨어지는물의힘을그대로싣고흐르는듯한멈추지않는생명력이느껴졌고물살이하얗게피어올랐다.길이꽤미끄러워서조심스레한발씩나아갔다.주위는그야말로겨울의대자연이었다.경사면에가득쌓인눈에무수한돌과나무,푸르게흐르는물이어우러져비현실적인감각까지자아냈다.눈이가득한그풍경은자연의장엄함을담고있는동시에보는사람의마음을밝고가볍게해주었다.겨울의한복판이자산의한가운데인것같은그곳에관광객들이드나들고있었고,그것이허용되는것조차조금신기하게느껴지는순간이었다._본문188쪽

길을헤매이골목에들어온셈이지만,그덕분에카루이자와의별장지구를두눈으로구경할수있었다.여기에별장지구가있다는것은몰랐을뿐더러알았더라도방문계획은세우지않았을테니까별장을볼수있었던것은우연이선물한행운이었다.알아보니우연히들어갔던이골목의이름은수차의길(水車の道)이다.그리고성씨가적힌이정표가있는삼거리에서오른쪽으로갔던그골목에는일본의작가호리다쓰오(堀辰雄)가머물렀던별장이있었다고한다.호리다쓰오의작품『장밋빛볼(燃ゆる?)』에흥미를가지고원문을분석해본적이있는만큼,그길에들어섰던것은생각했던것보다큰특별함이자행운이었다는것을느낀다._본문205쪽

커피를가져다준여자점원이“크림이필요하신가요?”라고묻기에크림도부탁했다.크림을받을수있다는건일본의카페에서만즐길수있는특별한경험이다.커피를마실때기본옵션으로크림이있는것은일본의커피문화인것같다.생각해보면어렸을때는어른들이커피를마실때프림을넣는모습을본적있는데,지금어른이되어서는커피에크림이나프림을넣어마시는사람을본적이없다.커피에크림을넣는건한국에서는거의없어진문화일지도모르겠지만일본에서는그렇지않다.블랙커피를주문하면작은유리병에크림을담아커피옆에함께내준다.그새하얀크림은보는것만으로도기분이좋아진다._본문211쪽

이번에나가노에오게된것은마아야키호씨의무대를보기위해서였다.작년여름,오사카에서처음듣고반해버린그노랫소리를한번더듣고싶어서나가노행을결정했다.그너무도훌륭하고아름다운노랫소리를,더늦기전에직접듣고싶다는마음에서시작된여행이다.시간이나비용등고려해야할것들이있었지만그래도가기로결정했다.그선택의결과로이렇게나가노에서의즐겁고귀중한경험을할수있었고이제는이렇게여행의끝자락에있다.마아야씨의‘지금’을눈과귀에담을수있었고,많은시간을좋은‘지금’으로채울수있었다._본문25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