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로봇 (임수현 장편소설)

퇴역로봇 (임수현 장편소설)

$14.23
Description
비무장지대를 걸어가는 로봇과 인간의 이야기
같은 길을 걷는 서로 다른 존재들
“나는 내일로, 다음으로 끊임없이 걸어갈 것이다”

불화하는 오늘에 관한 되새김질
불화 너머의 내일로 향하는 조심스러운 발걸음

2008년 〈문학수첩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임수현의 신작 장편, 《퇴역로봇》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임수현은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촘촘한 문장력으로 주목 받는 작가이다. 소설집 《서울을 떠나지 않는 까닭》을 통해 개인이 지닌 ‘내면’과 ‘외면’의 간극에 관해 깊은 사유를 보여 주었던 작가는, 《퇴역로봇》을 통해 그 외연을 넓혀 개인 대 개인, 개인 대 사회, 사회 대 사회의 관계 양상을 타진한다.

이 소설은 불화의 공간 속에서 횡단의 상상력을 통해 서로가 각자에게 놓인 처지를 벗어나는 탈주 서사다. 작품은 11년 전 운행을 시작했으나 이제는 퇴역을 앞둔 군사작전용 로봇과, ‘민통선 평화·통일 걷기’ 행사에 참여한 인간의 시점이 번갈아 진행된다. 서쪽의 임진각부터 동쪽 금강산과 설악산을 잇는 백두대간을 지나 금강산전망대에 이르기까지의 비밀스러운 공간, DMZ를 ‘따로-함께’ 걷는 로봇과 인간의 여정을 그려 내면서, 임수현은 자신과 자신 내부의 타자인 또 다른 ‘나’와의 불화, 나와 너의 불화, 우리가 될 수 없는 ‘혼자’들의 불화, 인간과 비인간 또는 휴먼과 포스트휴먼 사이의 불화 등 여러 층위와 맥락에서의 불화들을 진찰하면서, 불화 너머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탐문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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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수현

저자:임수현
1976년경남하동에서태어났다.2008년문학수첩신인상에〈앤의미래〉가당선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이빨을뽑으면결혼하겠다고말하세요》,《서울을떠나지않는까닭》,장편소설《태풍소년》이있다.

목차

순례자…9
민통선평화·통일일기1…34
늪…49
민통선평화·통일일기2…89
태풍…107
민통선평화·통일일기3…154
터널…171
민통선평화·통일일기4…201
그릇…212
민통선평화·통일일기5…243
봉우리…254
민통선평화·통일일기6…274
바다…283
염하…284

작품해설불화의탈주-우찬제
(문학평론가,서강대학교교수)…295

출판사 서평

비무장지대를걸어가는로봇과인간의이야기
같은길을걷는서로다른존재들

“나는내일로,다음으로끊임없이걸어갈것이다”

불화하는오늘에관한되새김질
불화너머의내일로향하는조심스러운발걸음

2008년〈문학수첩신인문학상〉으로등단한임수현의신작장편,《퇴역로봇》이문학수첩에서출간되었다.임수현은관계에대한깊은성찰과촘촘한문장력으로주목받는작가이다.소설집《서울을떠나지않는까닭》을통해개인이지닌‘내면’과‘외면’의간극에관해깊은사유를보여주었던작가는,《퇴역로봇》을통해그외연을넓혀개인대개인,개인대사회,사회대사회의관계양상을타진한다.

이소설은불화의공간속에서횡단의상상력을통해서로가각자에게놓인처지를벗어나는탈주서사다.작품은11년전운행을시작했으나이제는퇴역을앞둔군사작전용로봇과,‘민통선평화·통일걷기’행사에참여한인간의시점이번갈아진행된다.서쪽의임진각부터동쪽금강산과설악산을잇는백두대간을지나금강산전망대에이르기까지의비밀스러운공간,DMZ를‘따로-함께’걷는로봇과인간의여정을그려내면서,임수현은자신과자신내부의타자인또다른‘나’와의불화,나와너의불화,우리가될수없는‘혼자’들의불화,인간과비인간또는휴먼과포스트휴먼사이의불화등여러층위와맥락에서의불화들을진찰하면서,불화너머의가능성을조심스럽게탐문한다.

흙에묻힌폭력의역사와피부아래의부끄러움

소설속등장하는로봇은선전방송이곳곳에울리고핵전쟁이라도터질것같던남북의갈등속에서DMZ를정찰하기위해만들어진로봇이다.그러나불안한미래앞에서만,위태로운긴장감속에서만의미를지닐수있었던로봇은,평화앞에서한없이무력해지고만다.결국퇴역처리될운명에처한로봇은더는적을발견할이유조차없게되자제존재에대해회의를느끼게된다.자신에게허락된유일한감정인‘적의’를상실하자로봇은감정의돌연변이를일으키게되고,자기의정체와자신을만든인간들에대해사유하기시작한다.그리고이러한사유는11년동안DMZ를정찰하면서한번도보지못했던,바다에대한갈망으로이어진다.그렇게허락되지않았던,동쪽으로의횡단이시작된다.

로봇과따로그리고함께이여로를걷는인간은오랜시간,자신만의세계에틀어박혀있던이다.사회적기업을운영하다가인정욕구나연대감,착해야한다는마음들에넌더리가났던그는,그나마우울을환하게만들어주었던사랑마저상실하고말았다.그리하여그는불화하고웅크리는인간으로퇴행한상태였다.하지만그는어떻게든자신이놓아버렸던마음들을회복하고싶었고,그전에생각을비워내고마음을쉬게하고자‘무작정걷기’를시작하게된다.그렇게그는DMZ를걷는행사에,동쪽으로의횡단에참여하게된다.

그리하여그들은서로다른존재이지만같은길을따로,어쩌면함께걷게된다.DMZ에아로새겨진폭력의역사를더듬으면서,삶에스며든누추함과비겁함을매만지면서그리고각자에게반짝였던빛무리로손을뻗으며그둘은밟아본적없는땅으로발걸음을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