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푸른 얼굴들 - 핌 소설 2

경계의 푸른 얼굴들 - 핌 소설 2

$14.50
저자

최유경

저자:최유경
아늑한햇살덕분에한겨울에도눈이잘내리지않는부산에서태어나자랐다.스무살이되던해에고향을떠나연세대학교에진학했다.응용통계학과문화인류학을공부하며사회와개개인에대한폭넓은시야를갖추었고,교내장애인권단체에서활동하며‘나’라는존재를깊이탐구하고타인의삶에연대하는법을배웠다.타자와연결되기위해다양한방식의글쓰기를해왔다.나의글이누군가에게위로와연대의메시지가되기를바란다.

목차

경계의푸른얼굴들007
작가의말135
작가인터뷰139
여류(餘流)를조명하는다정한시선_인터뷰·기록송현정

출판사 서평

『경계의푸른얼굴들』은경계바깥으로밀려난존재들을통해우리가놓치고있던‘인간다움’을되묻는소설이다.문명이무너진뒤,과연인간은어떤선택을할수있을까?이소설은그질문에대한하나의가능성을제시한다.
통제,분리,배제의논리가지배하는세상속에서,경계밖에선이들조차살아갈이유가있다는사실을말하는『경계의푸른얼굴들』은소외된존재들의생존과연대를다룬현대적우화이다.

저자의말

너무나당연한이야기이지만,비슷한정체성을가지고있다고해서항상공명할수있는것은아니라는사실을깨닫는순간이있어요.이런순간의감정을소화하며인연을이어가는것이가족이외의사람들과만나맺는관계의특징같아요.예측하지못한정이계속해서생겨날수있다는점을알고있으니현재에충실하게되죠.
작품에등장하는인물들은제친구이기도하고제가활동을하며만난활동가이기도해요.작품을읽으며독자님주변의누군가를떠올리게된다면현실에서도온기를나누는관계를맺고있는걸거예요.
-최유경작가의인터뷰중에서

책속에서

만은구석에서물건을챙기다가바닥에웅크리고누워있는아이들을발견했다.모두꾀죄하고수척해보이는몰골이었다.주변을살폈지만어른은단한명도보이지않았다.만은한숨을내쉬었다.굳이물어보지않아도세아이가어떤일을겪었는지짐작할수있었다.구역이폐쇄되면아이들을버리고도망치는사람들이꼭있었다.아니면혼란속에서서로를잃어버렸을지도모른다.만은차라리후자이길바랐다.부모에게버림받았다는사실을받아들이기에는아이들이너무어렸기때문이다.
_p.9

은수는떨리는손으로열쇠를꽂아돌렸다.묵직한철문이둔탁한소리를내며열렸다.낡은종이냄새와녹슨쇠냄새가은수를감쌌다.그안에는수백개의상자가빼곡하게쌓여있었다.상자마다‘조은수’,‘실험체E-001’,‘웜홀에너지적응실험’등의라벨이붙어있었다.은수의심장이거칠게뛰었다.은수는그중하나를꺼냈다.그안에는실험상황을찍은사진과각종검사결과지,수많은실험데이터가담겨있었다.사진속의어린아이는커다란캡슐안에갇혀공포에질린표정을하고있었다.그옆에는만족스럽게웃고있는아버지가보였다.
_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