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 (릴케 수채화 시집)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 (릴케 수채화 시집)

$15.00
Description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와 나눈 대화
청소년 시절부터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많이 읽었습니다. 한번 읽어서는 이해가 안 되는 어려운 시도 많았지만, 그래도 어디를 가나 늘 그의 시집을 들고 다녔지요. 그의 시를 이해하고 싶다는 호기심과 바람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갔고요. 언어와 운율을 가지고 노는 그의 유희는 지금까지도 저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고요한 언어로 신비한 세상을 그려내고, 다양한 차원에서 자신의 주제를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그의 방식은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그의 표현은 정말 우아하고 세련되었지요. 사실 그의 언어에는 형이상학적 차원에 버금가는 완성도와 농도가 담겨 있거든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읽으면서 저는 그가 쉬지 않고 존재를 추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존재, 즉 말이 진실이 되는 바로 그 지점 말입니다. 그러나 아마 그도 느꼈듯, 그는 자신이 원하는 그 정도의 완벽함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문학이라는 형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러기에 그는 성공의 봉우리에 도달한 후 10년 동안이나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힘든 시간을 거친 후 마침내 그의 언어는 다시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습니다. 그가 문학을 통해 순수한 단어를 넘어서는 세상으로 가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그의 문학이 갖는 위대함, 그의 언어에 담긴 음악성과 섬세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제가 깊디깊은 그의 문학으로 들어가서 그림으로 그의 시와 대화를 나누고자 노력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저는 릴케의 풍성한 작품 중에서 자연과 직접 관련이 있는 시들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의 길을 따라 걸으며, 추상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면서도 단순한 복사를 넘어서는 그림을 그리려 노력하였습니다. 물론 각 시의 주제도 잊지 않았습니다. 소재의 깊이를 붓과 물감과 물을 이용해 종이에 담는 것이 저의 목표였으니까요. 이리저리 따져보았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가장 어울리는 기법은 수채화였습니다. 수채화를 이용하면 가까이에서 멀리 뻗어 나가는 그 황홀한 변화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림도 제 나름의 시적 매력을 풍깁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도록 저를 자극한 것은 항상 릴케의 시였습니다.
제 그림이 릴케의 시에 깊이를 더했을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순수한 형태의 수채화 -물과 물감의 이 매력적인 유희-는 자체의 역동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도 그 정신적, 기술적 능력에는 한계가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저의 그림이 이 책의 독자들에게 시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닦아준다면 그것으로 이미 제가 시인과 나눈 그림 대화는 충분히 보람 있는 작업일 것입니다.
저자

라이너마리아릴케

저자:라이너마리아릴케RainerMariaRilke
1875년,프라하에서태어나다.본명은르네마리아릴케.
1885년?1891년,군사학교를다니며처음으로글을쓰기시작하다.
1894년,첫시집을발표하다
1895년?1900년,대학입학자격시험을마친후프라하,뮌헨,베를린에서미술사와문학사,철학을공부하다.초기시들,첫산문을발표하다.이름을르네에서라이너로바꾸다.
20세기초부터는보르프스베데에서파리에이르기까지두루거처를옮겨다니며현대문학의가장중요한시인으로떠오르다.많은단편소설,한편의장편소설,예술과문화를주제로한수많은글을발표하고,외국문학작품과시를번역하며,엄청난양의편지를남기다.
1924년?1926년,결핵으로요양원생활을하다.
1926년,스위스몽트뢰에서눈을감다.
시작품
삶과노래(1894년)
가신에게바치는제물(1895년)
기다림,민중에게바치는노래(1896년)
꿈의왕관을쓰고(1896년)
강림절(1897년)
나의축제를위하여(1899년)
기도시집(1905년)
형상시집(1902년/1906년)
신시집(1907년)
신시집별권(1908년)
진혼곡(1909년)
마리아의생애(1912년)
두이노의비가(1923년)
오르페우스에게바치는소네트(1923년)

그림:한스-위르겐가우데크Hans-JurgenGaudeck
1941년12월11일베를린에서태어났다.사무직직업교육을받은후베를린에있는대학경제학연구소에서공부하였고1966년경제학학사학위를땄다.일을하면서그림에도열정을보여화가그룹“메디테라네움”에서활동하였고,그기간“자유베를린미술전시회”에참여하여많은작품을선보였다.이어수많은개인전시회를열었다.유럽,아시아,아프리카,미국등지를두루여행하며넓은세상을만나고있다.
자신이그린아름다운그림에고운문학작품을담아낸책을계속해서펴내고있다.

역자:장혜경
연세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했으며,동대학원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독일학술교류처장학생으로하노버에서공부했다.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주요역서로는『나는왜무기력을되풀이하는가』,『우리는여전히삶을사랑하는가』,『설득의법칙』,『가까운사람이경계성성격장애일때』,『오노요코』등이있다.

목차

그대에게봄을보여주고싶습니다
자연은행복합니다
봄바람
산책
봄이오면
어느사월에
산(山)
저기탑에기대어선폭풍
숲속하늘에서귀기울이는구름이여.
들장미덤불
스카네의저녁
내가정원이면좋겠습니다
남의정원에서
바다의노래
분홍수국
청수국
사과과수원
광장
여름비내리기전
페르시아헬리오트로프
일-몰
양귀비
빛에눈이부셔사라진길
구름동화
백조
스페인무희
검게물들어가는실측백나무를바라보세요
달밤
가을날
내가믿는것은정원
가을
해변에서
불안
늦가을베네치아에서
가을
고독
펀펀한땅에는기다림이있었습니다
폭풍
가을분위기
가을의끝
강림절
그대잠들지않은숲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