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와 나눈 대화
청소년 시절부터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많이 읽었습니다. 한번 읽어서는 이해가 안 되는 어려운 시도 많았지만, 그래도 어디를 가나 늘 그의 시집을 들고 다녔지요. 그의 시를 이해하고 싶다는 호기심과 바람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갔고요. 언어와 운율을 가지고 노는 그의 유희는 지금까지도 저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고요한 언어로 신비한 세상을 그려내고, 다양한 차원에서 자신의 주제를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그의 방식은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그의 표현은 정말 우아하고 세련되었지요. 사실 그의 언어에는 형이상학적 차원에 버금가는 완성도와 농도가 담겨 있거든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읽으면서 저는 그가 쉬지 않고 존재를 추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존재, 즉 말이 진실이 되는 바로 그 지점 말입니다. 그러나 아마 그도 느꼈듯, 그는 자신이 원하는 그 정도의 완벽함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문학이라는 형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러기에 그는 성공의 봉우리에 도달한 후 10년 동안이나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힘든 시간을 거친 후 마침내 그의 언어는 다시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습니다. 그가 문학을 통해 순수한 단어를 넘어서는 세상으로 가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그의 문학이 갖는 위대함, 그의 언어에 담긴 음악성과 섬세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제가 깊디깊은 그의 문학으로 들어가서 그림으로 그의 시와 대화를 나누고자 노력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저는 릴케의 풍성한 작품 중에서 자연과 직접 관련이 있는 시들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의 길을 따라 걸으며, 추상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면서도 단순한 복사를 넘어서는 그림을 그리려 노력하였습니다. 물론 각 시의 주제도 잊지 않았습니다. 소재의 깊이를 붓과 물감과 물을 이용해 종이에 담는 것이 저의 목표였으니까요. 이리저리 따져보았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가장 어울리는 기법은 수채화였습니다. 수채화를 이용하면 가까이에서 멀리 뻗어 나가는 그 황홀한 변화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림도 제 나름의 시적 매력을 풍깁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도록 저를 자극한 것은 항상 릴케의 시였습니다.
제 그림이 릴케의 시에 깊이를 더했을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순수한 형태의 수채화 -물과 물감의 이 매력적인 유희-는 자체의 역동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도 그 정신적, 기술적 능력에는 한계가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저의 그림이 이 책의 독자들에게 시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닦아준다면 그것으로 이미 제가 시인과 나눈 그림 대화는 충분히 보람 있는 작업일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읽으면서 저는 그가 쉬지 않고 존재를 추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존재, 즉 말이 진실이 되는 바로 그 지점 말입니다. 그러나 아마 그도 느꼈듯, 그는 자신이 원하는 그 정도의 완벽함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문학이라는 형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러기에 그는 성공의 봉우리에 도달한 후 10년 동안이나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힘든 시간을 거친 후 마침내 그의 언어는 다시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습니다. 그가 문학을 통해 순수한 단어를 넘어서는 세상으로 가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그의 문학이 갖는 위대함, 그의 언어에 담긴 음악성과 섬세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제가 깊디깊은 그의 문학으로 들어가서 그림으로 그의 시와 대화를 나누고자 노력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저는 릴케의 풍성한 작품 중에서 자연과 직접 관련이 있는 시들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의 길을 따라 걸으며, 추상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면서도 단순한 복사를 넘어서는 그림을 그리려 노력하였습니다. 물론 각 시의 주제도 잊지 않았습니다. 소재의 깊이를 붓과 물감과 물을 이용해 종이에 담는 것이 저의 목표였으니까요. 이리저리 따져보았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가장 어울리는 기법은 수채화였습니다. 수채화를 이용하면 가까이에서 멀리 뻗어 나가는 그 황홀한 변화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림도 제 나름의 시적 매력을 풍깁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도록 저를 자극한 것은 항상 릴케의 시였습니다.
제 그림이 릴케의 시에 깊이를 더했을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순수한 형태의 수채화 -물과 물감의 이 매력적인 유희-는 자체의 역동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도 그 정신적, 기술적 능력에는 한계가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저의 그림이 이 책의 독자들에게 시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닦아준다면 그것으로 이미 제가 시인과 나눈 그림 대화는 충분히 보람 있는 작업일 것입니다.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 (릴케 수채화 시집)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