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모노

혼모노

$18.00
Description
‘20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 선정!
지금 가장 생생하고 뜨거운 이름,
성해나라는 강렬한 세계
2024·2025 젊은작가상, 2024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수상작 수록

작품마다 치밀한 취재와 정교한 구성을 바탕으로 한 개성적인 캐릭터와 강렬하고도 서늘한 서사로 평단과 독자의 주목을 고루 받으며 새로운 세대의 리얼리즘을 열어가고 있다 평가받는 작가 성해나가 두번째 소설집 『혼모노』를 선보인다. 성해나는 2024·2025 젊은작가상, 2024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2024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고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선정한 ‘20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1위로 선정되는 등 이미 그 화제성을 증명한 바 있다. 첫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문학동네 2022)에서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부드럽고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첫 장편소설 『두고 온 여름』(창비 2023)에서 오해와 결별로 얼룩진 과거에 애틋한 인사를 건네고자 했던 그가 『혼모노』에 이르러 더욱 예리해진 문제의식과 흡인력 넘치는 서사를 통해 지역, 정치, 세대 등 우리를 가르는 다양한 경계를 들여다보며 세태의 풍경을 선명하게 묘파해낸다. 특히 이번 소설집에는 지난해 끊임없이 호명되며 문단을 휩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표제작 「혼모노」를 비롯해 작가에게 2년 연속 젊은작가상을 선사해준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이 계절의 소설과 올해의 문제소설에 선정된 「스무드」 등이 수록되어 더욱 눈길을 끈다. “작가의 ‘신명’이라 불”릴(추천사, 이기호) 만큼 “질투 나는 재능”(추천사, 박정민)으로 빛나는 『혼모노』, 그토록 기다려왔던 한국문학의 미래가 바로 지금 우리 앞에 도착해 있다.
저자

성해나

저자:성해나
201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빛을걷으면빛』,장편소설『두고온여름』이있다.2024년「혼모노」로이효석문학상우수작품상과젊은작가상을,2025년「길티클럽:호랑이만지기」로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길티클럽:호랑이만지기
스무드
혼모노
구의집:갈월동98번지
우호적감정
잉태기
메탈

해설|양경언
추천의말|이기호·박정민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무엇이진짜이고무엇이가짜인가
그경계에서‘혼모노’를묻다

『혼모노』에서가장먼저눈길을사로잡는것은단번에의미를파악하기어려운제목이다.‘혼모노’란일본어로‘진짜’를뜻하는단어‘本物’(ほんもの)의음차표기로,한때인터넷상에서‘진상’이나‘오타쿠’를조롱하는신조어로사용되며널리알려졌다.작가가한인터뷰를통해본디긍정적인뜻을지닌이단어가변질된의미로사용되는것처럼거짓일지라도다수가믿으면진실이되어버리는지금의시대상을얘기하고싶었다고말한바있듯,이소설집은‘진짜’와‘가짜’의경계를탐구하는동시에‘진짜’란무엇인가에대한근원적인질문을던지는작품들로이루어져있다.
표제작「혼모노」의화자인30년차박수무당‘문수’는어느날신령으로모시고있던‘장수할멈’이자신에게서떠나갔음을깨닫는다.때마침앞집으로이사온스무살남짓의‘신애기’는“할멈이넌너무늙었다”(145면)더라며자신에게왔노라말하고,이는자신의신앙이‘진짜’라고믿고있던문수에게믿음의근간을뒤흔드는사건으로다가온다.문수는‘가짜’무당으로나마살아가려‘진짜’인척분투하지만,모형작두를구하는와중에도“선무당이나하는”(122면)‘오늘의운세’란만큼은맡지않으려하고,“존나흉내만내는놈이뭘알겠냐”(120면)며조소하는신애기를염오하면서도그집에서들려오는고함소리에마음을쓰는그는“진짜가무엇이고,그것은정말가짜와분리된자리에따로존재하는지”(해설,양경언)자꾸만자문하게된다.
한편전통적인방식으로장수할멈을모셔왔던중년의문수와“할멈과동등”(144면)해보이는젊은무당신애기의대립은오늘날현대사회에서흔하게맞닥뜨리는신구세대간의반목을고스란히드러내기도하는데,이처럼「혼모노」는개인의욕망과번민을들여다보는데서그치지않고세대갈등이나전통과현대의대립등사회적쟁점에까지질문을던지는도발적인수작이라할수있다.

숨쉴틈없이파고드는압도적서사
훔치고싶은재능으로빛나는한국문학의미래

이러한문제들을시의적이고도구체적으로다루는또다른작품「스무드」는세계적인미술가‘제프’의에이전트이자재미한인3세인‘듀이’가난생처음한국을방문해겪게된하루동안의일을한편의블랙코미디처럼그려낸작품이다.한국을“뱀술이나개고기를파는상점이즐비한우범지대”(69면)로여길만큼무지했던,‘진짜’미국인보다도“더미국인같”(69면)은그는제프의작품전시를위해찾은한국에서길을헤매다우연히“성조기와‘타이극기’를든”(84면)이들의행렬속으로섞여들어간다.그“축제”(86면)의현장에서따스하고온정이넘치는노인들을마주하며그는한국에유대와소속감을느끼게되지만,조건없는온정을나누던노인이광화문광장을일컬어‘이승만광장’이라부르는순간“불안도결핍도매끈하게깎여나”(82면)가구(球)의형태를띤제프의미술품처럼소설을즐기고있던우리는마음한편에서부터서늘함을느끼게된다.
소설집의문을여는작품「길티클럽:호랑이만지기」의화자‘나’는세계적인영화감독‘김곤’을좋아하는소위“찐”(12면)팬들의모임‘길티클럽’의회원이다.김곤은과거에저지른어느사건으로대중에게윤리적질타를받고있지만,길티클럽의회원들은그사건을덮어놓고쉬쉬하는것이‘진짜’팬의역할이라여긴다.‘나’역시‘진짜’가되고자하는욕망으로사건을부정하지만,정작김곤이자신의과오를인정하고사과하자자기안의무언가터지는것을느낀다.그리고훗날방문한치앙마이의한동물원에서‘호랑이만지기’체험을하던중그정체가무엇인지를깨닫는다.이처럼「길티클럽:호랑이만지기」는우리에게익숙한팬덤문화를통해‘길티플레저’라불리는이율배반적욕망을핍진하게다뤄내는한편우리가손쉽게‘찐’(진짜)으로여기는것들의이면에어떤진실이숨겨져있는지,진짜와가짜를가르는것은무엇인지다시한번생각게한다.
이어지는다른작품들역시제각기독창적이고강렬한인상을남긴다.‘남영동대공분실’을바탕으로그토록잔악무도한건물을설계한이는누구인가를일종의추적다큐멘터리처럼다뤄낸팩션「구의집:갈월동98번지」,임신한자식의원정출산을앞두고며느리와시부가적나라한욕망의다툼을벌이는세태소설「잉태기」,지역재생스타트업에근무하는인물들이“아이디얼한”(211면)뜻을품고귀촌한이들과만나서로의민낯을확인하게되는「우호적감정」과고등학교시절메탈밴드를함께했던세친구가현실과마주하는과정을애틋하게풀어낸「메탈」까지,각각의수록작들은배우박정민의“넷플릭스왜보냐.성해나책보면되는데”(추천사)라는말마따나한편한편이현실의귀퉁이를잘라온듯생생하고선명해읽는이로하여금소설속세상을고스란히추체험하게한다.한번펼쳐들면멈출수없는압도적인서사는두툼한소설집을한번에읽어나가는쾌감까지선사할것이다.

“이제중요치않다.
명예도,젊음도,시기도,반목도,
진짜와가짜까지도.”

끝없이‘진짜’와‘가짜’의사이를오가며‘혼모노’란무엇인지질문을던지는성해나는결코매끈하고부드러운구(球)와같은정답을길어올리지않는다.『혼모노』가멈춰서는곳은오히려진짜와가짜를가르는경계의울퉁불퉁하고위태로운모서리위이다.완벽한정답이나오답,완전한선인이나악인이없는,거창한결별도손쉬운봉합도없는이“차마삼키지도뱉지도못”(240면)할다면체(多面體)의대답앞에서우리가할수있는일은“‘진짜’에대한탐구이되,진실하게걸어나가고자하는그일로부터결코힘을빼지않”(해설)고한국문학의내일을열어나갈성해나의믿음직한걸음을따라그모호한경계를계속해서걷고또걷는일일것이다.

저자의말

부엉이는성급히날아오르지않는다.날갯짓을하기전충분히주변을살피고,신중히방향을정한뒤착지한다.
나역시예리한발톱으로문장을낚고,너른시선으로사회의아픔을포착하며열린귀로멀리떨어진이들의이야기까지경청하고싶다.
지금보다묵직한숨을내쉴때까지.가까이서,먼곳에서지켜봐주시길바라며.

2025년봄
성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