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마을

백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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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그 생생한 자취를 담은 기록사진·시집
이윤선 시인은 이번 기록사진·시집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시인의 직무를 다했다. 깨진 창문, 정감 어린 골목, 고무다라이, 오래된 사랑방, 기울어진 전신주 그리고 어느새 마당과 지붕에 자리잡은 들풀들과 고양이들의 모습까지… 마치 자신의 유년을 돌이켜보는 듯한 따스한 시선으로 사람들이 빠져나간 마을의 면면을 시에 담아냈다. 이 시집을 통해 백사마을은 단순한 재개발을 앞둔 폐허가 아니라 문학적-역사적 장소가 된다. 시인의 말처럼 "마음이 이어지는 모든 이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하나의 귀한 사료가 된다.
저자

이윤선

저자:이윤선
본명:이정숙
방송통신대학교국문과졸업
2000년《자유문학》등단
한국문인협회,현대시인협회,기독교문인협회회원
제5회노원문학상
제20회허난설헌문학상
前솔로몬유치원,놀이방운영
논술교사
시집
『첼로가갇힌방』『인간,그쓴이름으로오고가지말자』
『저바보가나를사랑이라한다』『낙엽한장의시비』
『절룩이는풍광그리고삶과나』
『비익조』『시인,벼랑끝에서도노래했다』
『울음꽃』『밥빚과동행빚』『통장보고서』
『이윤선의밥살이』『그렁그렁』
『산』『니가풀을이기니?』
『광릉숲단상』『백사마을』
어른이읽는동화
『개똥밭』
『별사탕』
『업이언니』
서한집
『무궁화병에게』
자서전
『뜨거운가족

목차


10도깨비바늘
12고양이
18전깃줄
20느티나무
22미루나무
24중계쌈지마당
26골목길
32언덕길
38청록회자율방범초소에서
40담쟁이
42폐타이어
48고무통화분
54모과
56환삼덩굴1
60사랑방
62담벼락
64이불
66둥글게둥글게
72태양
78훈민정음
80CCTV
82출입문
84수문장
88흉가
90가죽나무집
92천막지붕
982층집
100명동미용실
102우체부
104측백나무
108택시회사
110연탄광
116오동나무
118노인정과백사마을예술창작소
122버드나무
124시온교회
126은행나무
128문단속
130국화
132먹이다툼
134북향
138맨홀들
140시멘트계단
144벽화를그리는담쟁이
146인동초넝쿨
148문지기
150풀떼기끼리
152모기장
154그들이남기고간것들
160박주가리
162환삼덩굴2
166꽃아카시나무
168대문위연꽃모양등
170소화기
172공가안내문
174Carpediem
178댑싸리
180바람개비
182빨래처럼
184인터넷선들
188참느릅나무집
190사투
196큰고무다라
198자물통
200중계로4나길43-1
202장독들
206붉은동그라미들
212거실창문
214작은슈퍼에대한기억
218그식당
220약자들
222푸성귀선물
224봉사자들
226백사마을초입
230의자들
232옷
234두릅
236미나리
238제비
240돌나물
242깨버린유리창들
244감꼭지

246감상평
백사마을을읽고_정남현시인

249백사마을기록사진집

출판사 서평

언어의서사(序詞)가빗방울깨무는그소리들
백사마을속살에싹틔우는시사(詩寫)를만난다

이윤선시인의표일(飄逸)한시와사진이만나는시사를감상하면가슴시린언어의영상을펼친다.중국의소동파는시문에능려(凌麗)하고도,대나무를잘치기로정평이나있다.사첩산은동파의대나무를보고있으면바람소리가들린다고했다.이윤선시인의『백사마을』의서사(序詞)를보면서나의마음도한뼘은더자라는재회의저녁이된다.

이시인의없어지는것들에안타까움을다스리는시선이신능(神能)자의경지다.이번『백사마을』은삶의본질들안으로다가서게하고있다.더이상의따뜻한공감의시선은없다.이시인의시와사진은씨앗을나누어주는시묘상(詩苗商)의주인이다.이시인은죽은씨앗도살려내는것이기쁨이라고말한다.병든고양이,깔끄막겨울,지붕을누르는폐타이어를보는존재의시어들,오늘을사는독자의귀를세우게한다.
-최창일(시인·이미지문화평론가)

책속에서

<둥글게둥글게>

다같이
집도고만고만가난하고
사람들도다같이
고만고만가난해서
서로흉이되지않았으리라
다같이숨이턱턱차오르는언덕을오르고
빙판길을견딘사람들
손을뻗으면닿을수있는집들끼리
연탄불로온기를나누던사람들
가난해도밤이오고아침이열렸으니
다같이고만고만도토리키재기같아서
둥글게둥글게살아냈으리라

<태양>

해가기웃거리며
집들과나무들과전봇대의그림자를
땜빵질한골목으로다게워내게했다
춥고흉물스럽고음산한것들
무엇을찾으려고이렇게이잡듯그림자들을뒤지는걸까
고무줄처럼늘였다가줄였다가
각도를달리해비튼소리없는고문
비명소리한톨도내지르지못하게한
해의만행
초라함을가난을헐벗음을무능을절망을
술술자백하는집과나무들과전봇대와전깃줄
하루에도열두번도넘게그림자를뱉게한다
해는빛이라서이비루함을절대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