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 세월호 생존학생, 청년이 되어 쓰는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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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가영

1997년경기도안산에서태어났다.취미는소설책읽기.잘삐죽거리고잘웃는다.요즘가장큰고민은취업,그리고약간의저질체력.2014년4월16일세월호참사당일생존한단원고2학년학생중한명이었다.2018년대학에다니던때에세월호생존학생친구들과함께비영리단체운디드힐러를만들었다.운디드힐러는‘상처입은치유자’라는의미다.트라우마에취약한아동과갑작스러운재난재해로큰고통을겪는사람들을위로하기위해,지금이곳에서우리가함께할수있는일을찾아행동하고있다.

목차

저는생존학생이었습니다

1.첫수학여행
2.그날
3.돌아오지못한친구들
4.단절
5.바뀐일상
6.자해
7.울타리밖으로
8.상처입은치유자
9.불안
10.소중한인연들
11.나는평범한사람
12.독립,새로운목표
13.마주보다

오늘을살아내는가영이들_김은지정신과의사(전단원고스쿨닥터)
그날이후의시간

출판사 서평

거대한참사를겪은생존자가
지금의아이들,어른들에게
용기내어전하는이야기

사고이후저자의삶은송두리째바뀌었습니다.책속에파묻히길좋아해도서관사서를꿈꾸었지만사고후책을읽지못하게되면서그꿈은좌절되었습니다.더욱이시간이지날수록고통은줄지않고커졌습니다.고등학교를졸업한후에는우울증이더욱심해져,결국정신병원폐쇄병동까지입원하게되었습니다.낯선장소에들어가“방이기울어진것같아요”라고말할만큼현실을제대로인지하지못하는해리장애도겪었습니다.이렇듯이십대초반저자의삶은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괴롭고무기력한날들이었습니다.그리고이“형용하지못할감정들과두려움,불안”은저자의고백처럼“아마평생”따라다닐지모릅니다.

“그저지금의아이들이알았으면했어요.
불과얼마전세상에무슨일이일어났는지,
그일을겪은아이들이지금은어떻게사는지.”

저자는“그날이후마음이죽어갔던”긴상실의경험을담담히이야기하며,우리에게참사의의미를다시생각하게합니다.그러므로이책은한편의진실한호소문과도같습니다.“감당할수없는아픔을가진사람들”에대한예의를지켜달라고,“우리앞에벌어진참사에두눈뜨고관심을가져”달라고,지난잘못을“절대로잊지”말아달라고.

고립되지않고,느리지만분명히전진하는
모든사람을위해

한때저자는가까운사람조차피하고세상을외면했습니다.그러나편견없이그녀를대해준사람들,조건없이손을내민사람들,그리고그녀와같은상실의아픔을겪은사람들을도우면서현실을마주보기시작했습니다.이제저자는“지난시간이전부고통으로만남았냐고묻는다면그건아니라고대답”합니다.또한“그사고가없었다면평생만날일이없었을”사람들덕분에지금이곳에있다고고백합니다
2018년부터저자는세월호생존자친구들과함께비영리단체‘운디드힐러’를만들어활동하고있습니다.자신처럼트라우마를겪는아동,산불같은큰재난에상처받은사람들을위한일을하기위해서입니다.<바람이되어살아낼게>또한그활동의연장이라할수있습니다.이이야기는누군가에게내미는손의온기,누군가내민손을맞잡는용기에대한진실한고백입니다.

추천사

달리쓰면이책은‘세월호생존자는이렇게말했다’라고할수있지않을까.이책이복음서처럼널리읽히길바란다.단원고학생에서청년이된저자는‘과거는끝까지나쁜일로만머물지않는다’는진리를추출해우리앞에섰다.스스로를구조한이이야기는침몰하는영혼에용기를,가라앉는사회에영감을줄것이다.
_은유(작가),<알지못하는아이의죽음>저자

이책은흔한감동서사,또는역경극복의서사로읽혀서는안된다.세월호참사는처음부터일어나지말았어야했다.어린청소년들이참사현장에서마땅히구조받지못하고,자기힘으로기울어지는배에서탈출하는일이벌어지지말았어야했다.이책의저자는겨우열일곱나이에,친구들이침몰하는배안에남아구조받지못하고방치되는충격적인광경을목격했다.그리고이후에는양심도윤리도없는기자들의탐욕적이고무자비한보도에시달렸다.또한알지도못하는사람들의조롱과비난의대상이되는과정을겪었다.이것은모두사회의책임이다.세월호유가족은지금도싸우고있다.피해자가왜이런괴로운싸움을지속해야하는가.
저자는참사의기억을잊고죽은친구들을‘가슴에묻고’열심히살아가는모습을보여주기위해이책을쓴것이아니다.오히려그반대다.우리는이책을읽으며참사와생존의의미를다시생각해야한다.그리고죽음을헤치고나와자기삶을스스로규정하고일으켜나가는인간의존엄함을존경할수있어야한다.그리고무엇보다도,이런참사가계속해서일어나고젊은세대가또다시희생당하는사회에경각심을가져야한다.기억하고행동해야한다.그것이이책을읽는올바른태도이며참사생존자와희생자를존중하고추모하는정당한방법이다.
_정보라(소설가),<저주토끼>저자

아홉해전학교에서보았던,이제막스물여섯이되었을그아이들을떠올립니다.한명,한명모두의이야기를들을수는없지만아마도가영이처럼수많은부침속에서자신만의속도로,자신만의빛깔로,자신만의의미로삶을살아내고있겠지요.어쩌면그들을대표하여자신의삶을많은사람앞에열어보여준가영이의용기에감사합니다.
_김은지(정신과의사),전단원고스쿨닥터

책속에서

한때제목소리를들어주지않는세상을원망한적이있어요._첫문장

늦은저녁을먹고우리는갑판위에모여신나게레크리에이션을했습니다.끝날무렵엔다같이춤도췄어요.평소에왠지어색했던친구와도마주보며함께춤을추고웃었던장면이기억납니다.그리고다음날4월16일아침이었어요.모두식당에앉아밥을먹는데문득‘식판이기울어져있다’는것을깨닫게되었습니다._<그날>

다들혼자있으면심적으로더안좋았기때문에항상함께모여있었어요.모여있으면안심이되었고더러웃기도했어요.마치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우리는그렇게지내려고했습니다.세월호참사이후로얼마동안은정말아무렇지않았어요.우리에게벌어진사고를인정할수없어회피했던건지도모르죠._<단절>

시간은흘러갔고우리에게졸업이다가왔습니다.아직돌아오지못한친구들은여전히고등학교2학년봄,그때의시간속에멈춰있을텐데,우리는나이를먹어이학교를떠나성인이되려하고있었습니다._<자해>

참사를겪고나서저는이전과는완전히다른사람이되었어요.가족들은제가이렇게말하면절대아니라고하겠지만제딴엔스스로어디가서당당하게내놓지못할가족이된것같아요.우울하고성격도이상하고오락가락한,볼품없는모습으로변해버린제모습이저조차도마음에들지않는데가족들은어떨까요.제가이런일만겪지않았어도우리집은좀더밝고화목한가정이되었을지도몰라요.이러한생각들을가족들에게다털어놓을까고민한적도있습니다.하지만온전히이해받지못할거란생각,상처받고싶지않다는마음이앞섰어요._<불안>

그러던어느날이었습니다.침대에누워있는데땅이흔들리는걸느꼈어요.(중략)하지만케이트는놀랍게도아무렇지않아했습니다.“이정도지진은흔해.그냥일상이야.그리고이지역집들은내진설계가잘되어있어서안전해.걱정마.”_<새로운인연들>

그렇게잿더미를살피는할머니들의모습을보다잊고있던‘휴대폰’이생각났습니다.그날배에두고나왔던.다시는만날수없는친구들과함께찍은사진과돌아가신아빠와마지막으로찍은사진모두그휴대폰에들어있었습니다.그때는백업이란걸몰라서결국복원도하지못했어요.사고후에그게정말아쉬웠는데,몇년이지나산불재해로하루아침에그많은추억을잃고만할머니들의모습을보니그때의제가생각나지않을수없었습니다._<독립,새로운목표>

재난은그자체로도끔찍하지만이후에가장고통스러운부분은바로,이세상을신뢰할수없게된다는것입니다.‘그날이후로마음이죽어가는’경험,‘다른사람들이나를어떻게바라볼지알수없어’고립되는마음이바로그렇습니다.사람들사이에있으면서도안전하지않았던경험은재난이만든상처가치유되는것을더디게합니다.사람들을신뢰할수없었던경험은마치아무것도보이지않는숲속에혼자던져진것과같은것입니다.그후만약아무도손내밀지않았다면,그리고아무의손도잡지않았다면진실로가영이의마음은서서히죽어갔겠지요._<오늘을살아내는가영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