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하는순간부터폭발적인호응!인터넷소설의새로운지평'그놈은멋있었다'
인터넷정치모임으로노사모가있다면인터넷소설계에는귀사모,바로'귀여니를사랑하는모임'이있다.다음에만귀여니관련까페가130여개가넘으며귀여니의개인홈페이지의회원수도30만명을훌쩍뛰어넘었다.엄정화,임하룡다음으로제천이낳은대스타라는말이나올정도로,인터넷을좀하는10대사이에서귀여니는잘알려진인물이다.
평범한여고생이던귀여니가이처럼알아주는유명인사가된것은2001년8월,한인터넷사이트에무심코연재하기시작한소설때문이었다.꽃미남과평범녀가우여곡절을겪으며사랑을가꿔가는,어찌보면특별할것없는이로맨스에10대네티즌은열광적인반응을보였다.조회수는순식간에300만건을넘었고,귀여니소설중독자까지다수출현하는등현재까지인기가식을줄모르고있다.귀여니의글이얼마나많은사람들로부터공감대를불러일으켰는지충분히짐작하고도남을일이다.
십대의,십대를위한,십대가원하는사랑이야기
흔히들10대의사랑은덜여물고,성숙하지못하고,유치하기쉬운감정의장난이라고생각한다.적어도어른들의난폭하고일방적인기준에의하면그렇다.10대는제대로된사랑을하기에는너무'어린'나이다.그러나과연그럴까?10대는정말로어.리.기.만.할까?
여기,10대가쓴10대의사랑이야기가있다.
'그놈은멋있었다'는,다소과격한제목을달고있는이소설은동갑내기고등학생들의좌충우돌연애이야기이다.공부엔취미없고,부모님과선생님들의잔소리는귀찮기만하고,친구와의우정은무엇보다소중하지만'적'에대한응징은철저하게하는,보이지않는상처를지닌아이들의사랑이야기이다.
「그놈은멋있었다」의'그놈',은성은어른의시각에서보자면그야말로'불량학생'이다.고등학교4대천왕의우두머리이고하는짓은깡패를연상시킬정도로막돼먹었다.카리스마는천성,담배와술은기본,주먹질과자동차운전은옵션이다.단순무식한그의성격도매력적인개성으로보일만큼'무섭게잘생긴'그에대한여학생들의열렬한관심은H.O.T.저리가라다.그런멋진그의마음을훔친사람은어이없게도평범한여고생,예쁘지도않고이렇다할특기도없으며놀고먹을고민밖에하지않는,평범하다못해안쓰러운18세소녀예원이다.이거어찌보면할리퀸문고의전형적인구도를닮았다.평범하지만아름다운여자가부자에미남에다소동물적인남자를만나이러구저러구해서열정적이고진실한사랑에빠져들게된다,는식의.그러나또한할리퀸에서'그놈'과'그녀'는크게벗어나있다.'그놈'은성숙하고똑똑하며여자를다룰줄아는어른이아니라,유치하고순진하기짝이없어서귀여운,꽃미남소년이라는것이다.'그녀'역시작품끝까지,미모를인정받는일은결코없다.
이들이보여주는사랑에는은근함이없다.계산이없고손익분기점을따지는위선도없다.이들의사랑은너무'솔직'해서적응하기쉽지않다.상대방의진심을확인하기위해애쓰고-그과정또한참으로단순하다-,좋아하는사람이지닌상처까지껴안아주기위해노력하는주인공들의모습은일견대견해보이기까지한다.이들이보여주는사랑은순수하지만또한성숙했다.그런면에서어른들의사랑보다더욱빛이난다.
「그놈은멋있었다」는전형적인멜로공식을취하고있어익숙하면서도,10대가쓴10대의사랑이야기이기에필연적일수밖에없는'발칙함'을여과없이담아내고있다.사랑이야기외에(부수적이긴하지만)친구들과의우정,가족에대한고민도엿보인다.
가족들과친구들에게버림받고홀로남겨질지도모른다는10대특유의소외에대한두려움은남자주인공지은성을통해가장극명하게드러난다.지은성은혼자있는걸견디지못하며예원에게도항상옆에있어줄것을종용한다.예원이잠시라도한눈을파는것을,그는참을수없어한다.결국그가지니고있던심리적문제는불안정한가족관계로설명된다.이처럼서로를보호해주는한편상처를입히는가족이라는굴레의양면성이소설속에적나라하게드러나있는데,부모의말을귀신씨나락까먹는소리정도로도취급하지않고(그러면서도어머니의매타작만큼은두려워한다),오빠는자신의형제가아니라어머니의자식일뿐이며,존재감마저희미한아버지와의진한포옹은그저부담스러울뿐인주인공예원을통해서도이는보이고있는것이다.
소설속인물들이보이는가족에대한부정적인입장역시,현시대대다수의10대목소리를대변하고있다고할수있다.그러나심각하게다루어질법한(혹은그러함이마땅한)이러한고민들도,소설속에서는껌을씹듯가볍게다루어진다.골치아픈것은그냥피해버리기.어쩌면이것이10대아이들이선택한갈등해소방법일지도모른다.물론사랑의쟁취에서만큼은물불을가리지않는이들이지만말이다.
그들이멋진그놈에게열광하는이유
한가지더주목할만한점은「그놈은멋있었다」가1회성독서로끝나지않는다는것이다(이것은귀여니의다른작품들에도공통적으로나타나는현상이다).귀여니관련까페에들어가면독자들이개인적으로작업해서올려놓은소설속인물들의이미지사진을손쉽게감상할수있다.주인공과자신을동일시하여본인의사진을올려놓는독자도있다.몇번을되풀이해서읽는다는사람도부지기수이다.이들은스스로를'귀여니소설중독자'라고칭한다.이처럼초지일관열혈독자가꾸준히늘어가고있다는사실로볼때작가는분명재능있는이야기꾼이다.독자들은그이의소설속인물에완전히동화되고가상세계에흡수되어함께울고웃는다.그렇다면새로울것도없는스토리가이렇게까지인기를얻는것은도대체어떤이유에서일까?
「그놈은멋있었다」가10대의전폭적인지지를받은요인은개성만점의10대인물을중심으로펼쳐지는사랑이야기라는것외에도,'점잖음'이배제된속도감넘치고실감나는대화에서찾아볼수있을것이다.소설내용의대부분을차지하고,사건을진행시키는원동력인인물들의대화에는10대의육성이생생하게녹아있다.어른이라면이소설을읽을경우멀찌감치바라볼수밖에없었던10대의세계에깊숙하게발을들여놓은기분이들것이다.10대는자신들의언어로구사되는자신들의환타지에열광할수밖에없었다.
10대소녀들이이상적으로생각하는멋진남자들이대거등장한다는것도재미의큰요인으로볼만하다.정통적인멜로의주인공상에서비껴나도한참은비껴난,단순+무식+순진의대명사인소설속주인공지은성이10대에게어필한바는뜻밖에도매우컸다.예의바르고똑똑한남자주인공은현실의우리들에게서는너무먼곳에있기때문이다.막돼먹고건방지지만,눈이번쩍뜨일만큼잘생기고여자친구에겐끔찍한남자는,역시흔하지는않지만그래도어딘가가까운곳에있을것만같다.여주인공이흔히길에서마주칠수있는평범한여고생이라는점도독자들의환심을사기에충분했다.
2년이지난지금까지도식을줄모르는인기를자랑하는'그놈'의사랑이야기「그놈은멋있었다」.이소설은이제10대의문화를대표하는하나의코드로자리매김했다고해도과언이아닐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