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전 시집 필사북 (윤동주도 필사한 시인들의 시 | 양장본 Hardcover)

백석 전 시집 필사북 (윤동주도 필사한 시인들의 시 | 양장본 Hardcover)

$24.45
Description
손으로 쓰는 느린 독서로 집중력·어휘력·문해력을 키우는 필사 시집
‘사슴’부터 해방 전·후 작품까지 총망라하여 한 권에 묶은 백석 전 시집
『백석 전 시집 필사북』은 고어·토착어·평안도 방언까지, 백석의 ‘언어의 숲’을 각주·해설과 함께 따라 쓰는 전 시집으로 시인들이 가장 사랑한 시인 백석을 ‘손으로 읽는 책’이다.
읽고 지나가면 흔적이 남지 않지만, 한 행을 따라 쓰는 순간 독서는 몸의 리듬을 얻는다. 필사는 글을 베껴 쓰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눈으로 읽고 머리로 이해한 문장을 손끝으로 다시 재구성하는 느린 독서다. 그 느림이 집중을 낳고, 집중은 어휘와 문장 감각을 넓힌다. 이 책은 문해력의 바닥을 다지는 가장 원초적인 훈련을 시로 제안한다.
백석은 시인들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한 시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윤동주도 백석의 시집을 구하지 못해 직접 필사해 읽었다고 한다. 백석의 시는 정서가 뜨겁고, 동시에 언어가 차갑게 정교하다. 생활의 풍습과 사물의 촉감을 끌어안는 말들, 잘 쓰이지 않던 단어를 다시 살려내는 언어 감각, 여러 지역의 고어·토착어·방언을 시어로 끌어오는 대담함이 한 편의 시 안에서 함께 움직인다. 그래서 백석을 읽는다는 것은 곧 우리말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기도 하다.
『백석 전 시집 필사북』은 백석의 대표 시집 『사슴』을 첫 장에 두고, 이어서 해방 이전의 시, 해방 이후의 시를 묶어 백석의 시 세계를 한 권의 흐름으로 읽게 한다. ‘얼룩소 새끼의 영각’, ‘국수당 넘어’ 같은 작품에서 시작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흰 바람벽이 있어’,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등 널리 사랑받아 온 작품들까지-독자는 작품을 따라 쓰며 백석의 문장을 ‘내 문장’으로 잠시 빌려 쓸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백석이 의도적으로 사용한 고어·토착어·평안도 방언을 원문 그대로 살리는 방향을 택한다. 대신 낯선 말이 독서를 막지 않도록, 작품 이해에 필요한 각주와 해설을 통해 문해의 디딤돌을 놓는다. 그 결과 독자는 “어렵다”에서 멈추지 않고, “알겠다”를 넘어 “쓸 수 있다”로 이동한다. 필사로 읽는 백석은 스트레칭처럼 굳은 언어 감각을 풀어주고, 복잡하게 얽힌 마음의 매듭을 느슨하게 해준다. 종이 위에 남는 필기감은, 오늘의 독서가 단지 정보가 아니라 삶을 정돈하는 습관임을 상기시킨다.
저자

백석

백석(白石)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백기행(白夔行)이다. 1929년 오산고보를 졸업하고 | 이듬해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되었다. 조선일보 장학생으로 도쿄의 아오야마(靑山)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조선일보 편집부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1936년 1월 시집 『사슴』을 100부 한정판으로 출판하고, 4월 조선일보를 퇴사한 뒤 2년여간 함흥 영생고보의 영어 교사로 부임하였다. 1939년부터 만주에 머물렀으며 해방 이후 고향인 정주로 돌아가 북에 정착하였다. 북에서의 초창기에는 구소련 문학가들의 작품을 다수 번역 출간하였으며, 1957년 이후에는 동시와 시 작품들도 발간하였다. 문학계에 대한 분위기가 경직되기 시작한 1962년 말 무렵부터 창작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1월 7일 사망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사슴
1. 얼룩소 새끼의 영각
가즈랑집 | 여우난 곬족 | 고방 | 모닥불 | 고야 | 오리 망아지 토끼
2. 돌덜구의 물
초동일 | 하답 | 주막 | 적경 | 미명계 | 성외 | 추일산조 | 광원 | 흰밤
3. 노루
청시 | 산비 | 쓸쓸한 길 | 자류 | 머루밤 | 여승 | 수라 | 비 | 노루
4. 국수당 넘어
절간의 소 이야기 | 통영 | 오금덩이라는 곳 | 시기의 바다 | 정주성 | 창의문외 | 정문촌 | 여우난골 | 삼방

2부 그 외 해방 이전의 시
산지 | 나와 지렝이 | 통영 -남행시초 | 오리 | 연자간 | 황일 | 탕약 | 이두국주가도 | 창원도 -남행시초 1 | 통영 -남행시초 2 | 고성가도 -남행시초 3 | 삼천포 -남행시초 4 | 북관 -함주시초 1 | 노루 -함주시초 2 | 고사 -함주시초 3 | 선우사 -함주시초 4 | 산곡 -함주시초 5 | 바다 | 추야일경 | 산숙 -산중음 1 | 향악 -산중음 2 | 야반 -산중음 3 | 백화 -산중음 4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석양 | 고향 | 절망 | 외갓집 | 개 |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삼호 -물닭의 소리 1 | 물계리 -물닭의 소리 2 | 대산동 -물닭의 소리 3 | 남향 -물닭의 소리 4 | 야우소회 -물닭의 소리 5 | 꼴두기 -물닭의 소리 6 | 가무래기의 낙 | 멧새소리 | 박각시 오는 저녁 | 넘언집 범 같은 노큰마니 | 동뇨부 | 안동 | 함남도안 | 구장로 -서행시초 1 | 북신 -서행시초 2 | 팔원 -서행시초 3 | 월림장 -서행시초 4 | 목구 | 수박씨, 호박씨 | 북방에서 -정현웅에게 | 허준 | 『호박꽃 초롱』 서시 | 귀농 | 국수 | 흰 바람벽이 있어 | 촌에서 온 아이 | 조당에서 | 두보나 이백같이 | 당나귀

3부 해방 이후의 시
산 | 적막강산 | 마을은 맨천 구신이 돼서 | 칠월백중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감자 | 계월향 사당 | 등고지 | 제3인공위성 | 이른 봄 | 공무려인숙 | 갓나물 | 공동식당 | 축복 | 하늘 아래 첫 종축 기지에서 | 돈사의 불 | 눈 | 전별 | 탑이 서는 거리 | 손’벽을 침은 | 돌아온 사람 | 석탄이 하는 말 | 강철 장수 | 사회주의 바다 | 조국의 바다여

출판사 서평

문해력과 어휘력을 기르고 싶은 청소년·성인 독자
시를 좋아하지만 “시가 어렵다”에서 자주 멈추는 독자
우리말의 결, 고어·방언의 맛을 제대로 만나고 싶은 독자
필사로 마음을 정리하고, 집중 루틴을 만들고 싶은 독자

1) 왜 지금 ‘필사’인가: 느린 독서가 문해력을 만든다

AI시대, 우리는 매일 더 빠르게 읽는다. 뉴스도, 메시지도, 책도 ‘훑는’ 속도가 미덕이 된 시대다. 하지만 이해는 속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특히 문해력은 단순히 글자를 읽는 능력이 아니라, 문장 구조를 따라가며 의미를 조립하고, 맥락을 붙잡고, 뉘앙스를 가늠하는 능력이다. 그 능력은 단기간에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느림을 견디는 시간 속에서 자란다.
필사는 그 느림을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구현한다. 눈으로 읽은 문장이 손을 통해 다시 한 번 재생될 때, 독자는 단어의 형태뿐 아니라 문장의 호흡, 행갈이의 리듬, 말의 온도와 속도를 체감한다. ‘이 단어가 여기 왜 놓였는지’, ‘이 구절은 왜 이렇게 끊기는지’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필사는 집중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집중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 그래서 필사는 공부가 될 수도 있고, 치유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어 능력의 가장 기본인 어휘, 문장 감각, 표현력을 단단하게 만든다.
백석의 시는 아름답기만 한 시가 아니다. “정말 시적인데, 낯선 말이 많아 한 번에 잡히지 않는 시”이기도 하다. 바로 그 지점에서 필사는 백석을 ‘어려운 시인’에서 ‘가까운 시인’으로 바꿔 놓는다. 한 글자씩 옮겨 적어보면 낯선 말은 덜 낯설어지고, 문장 구조는 자연스럽게 손에 익는다. 읽는 것만으로는 지나쳤던 단어가, 쓰는 순간 내 안에 남는다. 이 책은 그 경험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2) 왜 백석인가: 시인들이 사랑한 시인의 ‘언어’

백석은 흔히 “시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시인”으로 불린다. 윤동주도 백석 시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도 구할 수 없어 직접 필사해 읽었다고 한다. 그만큼 백석의 시는 한 시대의 독자에게도, 시를 쓰는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자리를 차지해 왔다.
백석 시의 힘은 무엇보다 언어의 선택에 있다. 백석은 인간의 삶에 직접 와 닿는 말, 생활의 온도가 실린 시어를 길어 올린다. 우리 전통의 풍습과 감각, 사물의 촉감, 사람의 표정이 그의 언어에 붙어 있다. 동시에 그는 잘 쓰이지 않던 단어, 지역의 고어와 토착어, 평안도 방언까지 시어로 끌어와 우리말의 지형을 넓혔다. 백석을 읽는 일은 감상에 그치지 않는다. 언어를 확장하는 독서다.
그런데 바로 그 장점 때문에, 백석은 때로 “좋은데 어렵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낯선 말이 많고, 지역어의 결이 살아 있어 한 번에 의미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백석 전 시집 필사북』은 그 난점을 정면으로 다룬다. 이 책은 백석이 의도적으로 사용한 고어·토착어·방언을 원문 그대로 존중한다. 대신 각주와 해설을 통해 이해의 길을 열어 준다. “원문은 살리고, 독자는 놓치지 않게” 하는 편집 방향이다. 백석을 가장 백석답게 만나는 방식이면서도, 현대 독자가 문해력의 벽 앞에서 멈추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3) 한 권으로 만나는 ‘백석 전 시집’: 『사슴』부터 해방 이후까지

이 책은 백석의 시 세계를 흐름으로 읽게 한다. 구성은 크게 세 갈래다.
①『사슴』(1936): 백석의 이름을 대표하는 시집 『사슴』을 첫 장에 둔다. ‘얼룩소 새끼의 영각’, ‘돌덜구의 물’, ‘노루’, ‘국수당 넘어’ 등은 백석의 언어 감각과 정서가 응축된 시작점이다. 필사로 따라가다 보면, 시어가 만들어 내는 촉감과 리듬이 먼저 손에 들어온다.
②그 외 해방 이전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흰 바람벽이 있어’, ‘국수’, ‘고향’, ‘절망’ 등 널리 사랑받아 온 작품들부터, 백석의 생활감이 또렷한 작품들까지 폭넓게 만날 수 있다. 독자는 이 시들을 따라 쓰며 백석 언어의 따뜻함과 쓸쓸함, 유머와 비애를 체감한다.
③해방 이후의 시: 해방 이후의 시편들은 시대의 공기와 시인의 위치가 바뀌는 지점을 보여 준다. 한 시인의 언어가 어디까지 이동하고, 무엇을 붙잡으려 하는지를 따라 쓰는 독서가 된다. 감상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시대적 결이, 필사로는 더 선명해진다.
이처럼 『백석 전 시집 필사북』은 “대표작만 모은 선집”이 아니라, 전 시집의 흐름을 필사로 경험하게 하는 책이다. 한 편씩 따로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변화가, 한 권을 따라 쓰다 보면 드러난다. 이것이 전 시집 필사북의 장점이다.

4) 각주·해설의 역할: ‘어려움’을 ‘학습’으로 바꾸는 장치

백석의 시는 낯선 말 때문에 멈추기 쉽다. 그러나 그 낯섦은 백석 시의 미학이기도 하다. 문제는 낯선 말이 독서의 문턱이 되는 순간이다. 이 시집은 그 문턱을 낮춘다.
고어·토착어·방언을 삭제하거나 현대어로 강제 번역하지 않는다. 백석의 시어는 의미만이 아니라 ‘맛’과 ‘결’이기 때문이다. 대신 각주로 핵심 어휘를 짚고, 작품의 정서·배경·풍습을 해설로 보완한다. 독자는 모르는 말을 만났을 때 ‘포기’가 아니라 ‘확인’으로 이동한다. 이 경험이 반복될수록 문해력은 실제로 강화된다.
특히 필사는 각주와 궁합이 좋다. 낯선 단어를 뜻풀이로 확인한 뒤 다시 원문을 따라 쓰면, 그 단어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몸에 남는 어휘가 된다. 백석의 시어가 “사전 속 단어”에서 “내가 쓸 수 있는 말”로 이동하는 순간이다.

5) ‘필사북’으로서의 독서 경험: 읽기-쓰기-이해의 선순환

이 책이 제안하는 독서는 단순하다. 좋은 문장을 따라 쓰는 것. 그러나 그 단순함이 가져오는 변화는 크다.
집중력: 한 행을 따라 쓰는 동안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줄어든다.
어휘력: 낯선 단어를 ‘읽고 지나가는 것’과 ‘직접 쓰는 것’의 차이는 분명하다.
문장 감각: 시의 행갈이, 쉼표, 리듬은 손으로 옮길 때 가장 잘 체감된다.
표현력: 많이 읽는 사람보다, 좋은 문장을 오래 붙잡는 사람이 더 잘 쓴다.
정서 환기: 종이에 남는 필기감 자체가 마음을 정돈하는 경험이 되기도 한다.
백석의 시는 특히 필사에 잘 맞는다. 백석은 사랑과 슬픔, 가난과 외로움 같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생활의 언어로 구체화한다. 그래서 백석을 따라 쓰는 시간은 곧 나의 감정을 더 정확한 말로 붙잡는 시간이 된다. “말이 안 되어 괴로운 마음”이 “말이 되어 정리되는 마음”으로 바뀐다. 문해력은 결국 삶을 이해하는 능력과도 맞닿아 있다. 이 책은 시를 통해 그 능력을 기르는 길을 열어 준다.

7) 결국, 이 책이 하고 싶은 말

『백석 전 시집 필사북』은 “시를 읽어야 한다”는 교양의 명령이 아니다. “백석을 알아야 한다”는 지식의 요구도 아니다. 그보다는 언어가 필요한 사람에게 언어를 건네는 책이다. 말이 흐릿해진 시대에, 문장을 또렷하게 붙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좋은 문장을 직접 써 보는 것이다. 백석은 그 ‘좋은 문장’의 보고다. 백석을 따라 쓰는 동안, 독자는 백석의 언어를 배우는 동시에 자기 삶을 표현할 단단한 말들을 얻는다. 시가 문해력이 되고, 문해력이 다시 삶을 밝히는 경험, 그것이 이 필사북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