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사람들에게버려진섬,소록도
전남고흥군녹동항에서뱃길로5분거리,육지에서불과500미터떨어져있는작은섬.섬모양이사슴을닮았다해서‘소록도’라고불리는그곳은이름과달리눈물과한숨이가득한비극의섬이다.소록도는일제강점기부터,지난한세기동안소위‘문둥병’이라불리는한센병환자들이모여살았던곳이다.한센병은나균때문에살이썩고뼈가녹아서손발이나코와입등이뭉그러지거나없어지는병으로,의학이발달하지않았던시절에는‘하늘이내린벌’이라고불릴만큼무서운병이었다.사람들은한센병환자와신체접촉을하거나,그들이만진물건만만져도병이전염된다고생각했다.그래서한센병이발병하면가족과사회로부터무시당하고,버림받는것은당연한일이었다.대한민국정부는법을제정하여한센병환자들을강제로소록도에모여살게했다.명분은치료와재활이었지만,실제소록도의상황은처참했다.치료시설이나의료진은커녕,환자들이거처할곳도제대로갖춰지지않은상황이었다.환자5,000명에의사와간호사가고작5명이었다.그나마있는의사와간호사들은병이옮을까봐장갑과마스크등중무장을하고되도록환자와의접촉을피했다.제대로된치료약은기대할수도없었으며,치료라고는그저머리부터발끝까지소독약을뿌려대는것뿐이었다.환자들은4평이안되는작은방에13명이함께생활해야했으며,식량과연료도모자라배고픔과추위에떨어야했다.환자들은병으로얻는육체적고통뿐아니라인간적인모멸감까지참아내야했다.
소록도에찾아온푸른눈의천사,마리안느와마가렛수녀
그러던어느날,푸른눈의젊은수녀,마리안느와마가렛이소록도를찾아왔다.오스트리아에서국립간호대학을졸업한마리안느스퇴거와마가렛피사레크는간호사가필요하다는소식을접하고각각1962년과1964년에소록도에들어왔다.
처음마리안느와마가렛수녀님이한센병환자들을치료하는모습은모두에게충격이었다.환자들이말리는데도아무렇지도않게환자들의썩어가는부위를맨손으로만지고약을발라주었다.언어가달라서손짓과발짓,눈짓과몸짓으로의사소통을해야했지만,수녀님들의정성과진심은환자들의닫혀있던마음의문을열고,상처받은마음을어루만져주었다.이런모습은환자뿐아니라의사와간호사들까지변화시켰다.전염되지않는것을보고,의료진들도더이상환자들을피하지않고친절하게대했으며,전국에서의료진과자원봉사자들이소록도를찾게되었다.
수녀님들은열악한소록도의치료환경을개선하고자,고국오스트리아에도움을요청하여각종의약품과우유,물리치료기와새건물과치료시설을지을후원금까지지원받았다.또한수녀님들은한센병환자의아이들을돌보는영아원과보육원을운영하기도하였다.완치된환자들을위해서는스스로살아갈수있도록,재봉기술,건술기술,농사일등을배울수있도록도와주었다.수녀님들은소록도사람들이믿고의지할수있는가족과같은존재가되었다.
두분의선행이알려지자각종기관과언론에서상을주려고하고인터뷰를청하였으나,수녀님들은한사코거절했다.수녀님들은1996년받은국민훈장모란장의상금마저병이다나아서소록도를떠나는사람들을지원하는데사용하였다.정부에서지급하는보조금10만원과조국수녀회에서보내는생활비까지환자들의우유나간식비,교통비로내어주었다.그리고정작자신들은작은장롱과십자가만있는좁은방에서검소한생활을하였다.
그러다나이가일흔이넘자,수녀님들은늙고병든몸이오히려환자들에게짐만된다고생각하였다.2005년겨울아침,“이제는저희들이천막을접어야할때가왔습니다.”라는편지만남긴채,수녀님들은43년간의소록도생활을접고아무도모르게가방하나만들고소록도를떠났다.두수녀님이떠났다는소식을접한소록도사람들은모두슬픔에잠겼고,열흘동안성당에모여수녀님들을위한축복의기도를드렸다.모두의다정한이웃이자어머니같았던두수녀를소록도사람들은지금도‘큰할매’와‘작은할매’로부르며깊은존경과사랑을바치고있다.
절망속에서피어나는사랑의씨앗
사회와가족에게조차버림받은한센병환자들을위해봉사하러,낯선나라의작은섬소록도를찾은마리안느와마가렛수녀님,43년간한결같은모습으로진정한사랑을보여준두수녀님은살아있는성모마리아모습그대로였다.
하지만마리안느와마가렛수녀님이43년간소록도에서한센인들과함께할수있었던것은단지종교적인힘만은아니었다.소록도사람들이절망과고통속에서도스스로의힘으로살고자노력하는모습,서로도우며살아가는모습에서수녀님들은희망을보았다.그것은수녀님들이평생갈구했던‘사랑’이기도하다.소록도사람들은손발이없는사람에게손발이되어주고,눈이없는사람에게눈이되어주었다.
아이들도두수녀님의삶을보며아무리큰고통과어려움속에서도좌절하거나포기하지않는‘사랑의씨앗’을얻을수있을것이다.타인에대한배려의의미가점차퇴색되어가고있는요즘어려움과고통을겪는이들을위해봉사하고헌신하는두수녀님들의모습을통해진정한삶의가치를새기고,따뜻한인간애를키울수있을것이다.
오,주님저를당신의평화의도구로써주소서.
미움이있는곳에사랑을
다툼이있는곳에용서를
의혹이있는곳에믿음일심게하소서.
절망이있는곳에희망을
어두움이있는곳에빛을
슬픔이있는곳에기쁨을심게하소서.
오,거룩하신주님.
제가위로받으려애쓰기보다는위로할수있도록
사랑받으러애쓰기보다는사랑할수있도록도와주소서.
우리는줌으로써받고용서함으로써용서받으며
죽음으로써영생을얻기때문입니다.
-성프란치스코평화의기도
수녀님의43년아름다운발자취를밟은그림책
1992년세계보건기구(WTO)에서는한국에서한센병이종결되었다고발표했지만,최근까지도사람들은‘문둥병’이나‘나병’에대한오해와편견을갖고있다.한센인들이강제로거주했던소록도또한사람들의관심밖이었다.1962년부터40년넘게소록도에서봉사활동을했던마리안느와마가렛수녀님는언론에간간히소개된적이있었지만,두수녀님이워낙자신들의이야기가세상에드러내는것을꺼렸기에,대중에게많이알려지지않았었다.그러다2005년겨울,43년간소록도에머물던두수녀님이편지한통만남기고홀연고국으로돌아가자,두분의아름다운선행이세상에본격적으로알려졌다.주요일간지와TV에서는수녀님들의봉사와헌신에대해앞다퉈기사화했으며,몇몇일간지기자는오스트리아에가서직접취재를하기도했다.
힘들고어려운사람들을위해헌신과봉사한인물이야기를많이집필한글작가강무홍은마리안느와마가렛이야기를아이들에게꼭들려주고싶었다.그런마음은두수녀님의43년선행의발자취를조심스럽게따라가보게만들었다.소록도에가서한센인들의이야기를듣고,수녀님들과함께일했던의료진과병원관계자들을만나면서,두분의진정하고고결한사랑에감동하였다.작가가느낀그감동은어린이책에서한번도다뤄지지않았던,무겁고어두운‘한센병’과‘소록도’를아름답고문학적인글로고스란히전해지고있다.
이감동은사실적이면서도아름다운그림으로더해졌다.2009년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로선정된그림작가,장호는<소록도큰할매작은할매>에서최대한색을배제하고수백번반복된연필선으로,부드럽지만생명력과감정이느껴지는인물들을표현하였다.이는젊은시절부터소외받은사람들을위해그림을그렸던그럼작가의따뜻한시선이그림에담겨있기때문일것이다.일그러지고뭉개졌지만선하고편안한한센인의모습을마치두분수녀님의눈을통해보듯이따뜻하게그려냈다.
아이들에게인생의나침반이되어주는인물이야기
유아기에는점차특정한분야에흥미를느끼며,미래에무엇이되고싶다고꿈꾸기도한다.이때어떤역할모델을찾느냐에따라미래의청사진은변화무쌍하다.물질적인성공이나명예를따르는것이아니라,자신만의분야에서소신과열망으로최고가되고,그것이사회와타인에도움이되는사람들을통해올바른역할모델을찾을수있을것이다.유아들은인물그림책을보면서,올바른역할모델을찾을수있다.또한그시대를살아가는다양한사람들을경험하여,타인에대한이해와배려도배울수있다.사회의다양한모습과정보를보면서,국한된범위를넘어사회에대한폭넓은경험도쌓을수있다.
웅진주니어인물그림책은헐벗고버림받은어려운이웃을위해자신을희생하며아름다운인류애를실천하는사람들,어떤일에대한자신만의소신과열망으로그분야에서최고가되어새로운장을연사람들,어려운장애와불우한환경을딛고자신의목표를이루어사회에아름다운빛을발현한사람들의이야기를담고있다.인생의나침반이되어주고,참역할모델을제시할수있는사회,경제,문화·예술,학문등다양한분야의인물들을소개하고있다.지금까지아프리카를굶주림에서구한농학박사한상기이야기<까만나라노란추장>,소외된이웃을참사랑으로보살핀의사장기려이야기<선생님,바보의사선생님>,자신의꿈을포기하지않고마침내이룬화가윤석남이야기<나,화가가되고싶어!>가출간되었으며,앞으로도다양한인물이야기를출간할예정이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